마당에 살고 싶어 하는 개는 없다
마당개… 말 그대로 마당에 사는 개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선 마당개가 너무나 익숙하다. 나도 어릴 땐 ‘마당 있는 집을 사서 개를 키워야지’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토종개 진돗개는 여전히 마당에 짧은 줄에 묶여 있는 모습이 더 익숙하다. 50대만 넘어가도 개를 어떻게 집안에서 키우냐고 이해할 수 없다며 승을 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선 개를 마당에서 키우는 게 당연시되었다. 실제로 개라는 동물은 역사적으로도 인간에게 길들여져 같이 살게 된 이유도 낯선 침입자에게 짖는 본능 때문이다. 그 때문에 개는 항상 무언갈 ’ 지키는’ 존재가 되었다.
이젠 시대가 바뀌었다. 적의 침입을 당해 생명이 위협받을 상황이 현시대 우리나라에선 거의 없어졌다. 마당이 있는 주택에 사는 사람보다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사람이 월등히 많아졌다. 그로 인해 이제 개는 반려견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불리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구시대적 인식을 버리지 못하고 마당에서, 밭에서 지킴이 역할로 개를 키운다. 그리고 그런 개를 1미터가 채 안 되는 짧은 줄에 묶어놓는다. 현실적으로 도둑이 들어도 그렇게 짧은 줄에 묶여 있으면 침입자를 쫓아낼 수 있을까? 밭을 털어가는 도둑에겐 개의 짖는 소리가 응원가처럼 들릴 것이다.
마당에서 개를 키운다. 개는 낯선 무언가(사람, 개, 자동차 등)로부터 집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짖는다. 그럼 견주는 나와서 조용히 하라며 소리 지르고 혼낸다. 그래도 개는 여전히 짖는다. 이웃집에서 항의가 들어온다. 개가 짖지 못하게 쇼크칼라(전기충격을 가하는 목줄)를 채우거나 심한 경우 성대 수술을 한다.
“왜 개를 마당에서 키우세요?? 안에서 키우면 짖지 않을 겁니다”
“개를 어떻게 실내에서 키워요!! 얘도 밖에서 햇빛도 쬐고 지나가는 사람도 구경하고 지내는 게 더 행복해요”
“얘는 계속 마당에 있으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예민해질 겁니다”
“우리 어릴 땐 다 그렇게 키웠어요”
이렇게 말하는 견주들은 참 야비하고 비겁하다. 어릴 땐 그랬다는 말로 핑계를 대지만 어릴 땐 없던 핸드폰, 인터넷, 에어컨 등은 받아들이고 사용하고 있다. 본인이 편한 건 받아들이고 불편한 건 원래 그랬다는 핑계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개는 생명체다. 집과 밭을 지키는 장비가 아니다. 이젠 개가 아니어도 집과 밭을 지킬 수 있는 훨씬 효과가 좋은 최첨단의 장비들이 많다. 심지어 밥도 안 줘도 되고, 산책도 안 시켜도 되고, 병에 걸리지도 않고, 동물단체와 싸우지 않아도 된다.
단독주택이 다 사라져야 마당개가 사라질까? 기성 시대가 다 죽음을 맞이해야 마당개가 사라질까??
그건 너무 극단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마당개, 밭 지킴이 개는 사라질 수 있다. 법이 그걸 훨씬 쉽게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