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생각을 하면 행복한 결과가 온다고요?
언제나 세상의 어두운 면이 먼저 보였다.
뭔가를 해내어도 앞으로 해내야 하는 것들에 숨이 막혔고,
뭔가를 실패하면 타인에게 내색은 잘 안 했지만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조금씩 깎여갔다.
막힌 현실 때문에 유튜브 알고리즘에 빠져 살고 있던 시절.
몇 시간째 유튜브에 심리에 관한 영상을 보고 있자니 전 세계 전문가들의 말 중엔 공통점이 있었다.
"행복한 생각을 하면 행복한 일이 벌어진다"
나에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딜레마로 느껴졌다.
행복한 일이 있어야 행복한 생각을 할 수 있지 않나? 행복한 일이 없는데 사고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하지?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두 "긍정적인 생각을 먼저 해도 긍정적인 일들이 벌어진다"며 입을 모았다.
그래서 반신반의 믿어보기로 했다.
적어도 3개월은 꾸준히 노력해야 '그딴 거 전혀 안 통하더라'라고 근거 있게 말할 수 있지 않겠나.
그렇게 지극히 평범한 회의주의자의 행복일기가 시작된다.
2025.04.07 (월)
1. 일이 하루 종일 많아서 업무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2. 먹을 복이 있는 날이었다. 육아휴직을 낸 직원분이 회사에 오셔서 커피와 빵을 사주셨고, 한국에 다녀온 직원분이 앙금 든 경주빵을 3개나 주셨다. 덕분에 아침에 배고프지 않았다.
3. 마사지를 예약한 Ruth에게 받지 못했는데, 덕분에 우연히 나와 잘 맞는 마사지사를 발견하게 된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거꾸로 알게 되었다.
(찍은 사진 없음)
2025.04.08 (화)
1. 회사 직원분이 선물 받은 우베 아이스크림을 점심 후 후식으로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2. 평소에 잠에 쉽게 못 드는데, 오늘 아파서 한 시간 일찍 집에 온 뒤 스르륵 잠들어서 2시간 정도를 꿈도 안 꾸고 잘 잤다.
3. 아픈 와중에도 유튜브 자막편집을 5분 분량 해냈다.
2025.04.09 (수)
1. 장염 때문에 너무 힘들었던 하루였는데, 운이 좋게도 회사 휴무일이라서 집에서 쉴 수 있었다.
2. 아픈 와중에도 유튜브 편집을 끝내고 업로드해서 뿌듯하다. 말레이시아 회사 서류 합격소식도 들려왔다.
3. “faraway village”라는 유튜브 채널을 알게 되었는데 취향저격이다. 아제르바이잔 시골 부부가 식사를 차려먹는 영상인데, 꿈에 그리던 삶이기도 하고 보면 마음이 평온해져서 계속 보게 된다.
2025.04.10(목)
1. 아파도 크게 관심 안 가지는 것 같던 회사 직원이 아파서 점심을 거른 나를 보고 곤지 (중국식 죽)를 사 오셨다. 정말 뜻밖의 호의라 참 감사했다.
2. 배는 계속 아프도 머리도 아프지만 어제보단 낫다.
3. 아직 수면제가 두 알 남아서 오늘도 꽤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다.
2025.04.11(금)
1. 어제보다 상태가 나아져서 오늘 저녁에는 어제 몇 숟갈 못 먹은 죽을 다 먹을 수 있었다.
2. 남에게 관심 없는 상사분이 내 상태를 보시고는 집에 얼른 가라고 격려해 주셨다. 그래도 나는 정시 퇴근했지만 신경 써주셔서 감사했다.
3. 지인이 내 유튜브 영상이 재밌다고 해줬다. 오늘 들은 말 중에 제일 듣기 좋은 말이었다.
2025.04.12(토)
1. 오늘 오후가 되니 배가 조금씩 덜 아프기 시작해서, 5시쯤 햇반 반쪽에 김을 싸 먹었다. 4일 만의 일반식이라 이것조차 맛있고 기뻤다. 장염 5일 만에 드디어 조금 살 것 같아서 좋았다.
2. 한국 갈 짐을 싸기 전 물건 정리를 좀 했다. 짐도 건강만 회복하면 금방 쌀 수 있을 것 같다.
3. 오늘 업로드한 릴스 영상이 조회수 3천이 넘었다. 팔로워가 아닌 사람들이 많이 시청해서 뿌듯했다. 이렇게 내가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아도 내가 만든 것을 눈여겨 봐주는 사람들이 있을 때 행복하다.
2025.04.13(일)
1. 오늘 5일 만에 일반식을 먹었더니 음식의 맛들이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회복한 스스로에게 감사했다.
2. 세부에서의 마지막 휴일을 영상으로 찍어 남기면서 알찬 하루를 보냈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안심이 마음을 안정되게 만들어줬다.
3. 카페에서 집중해서 3시간을 작업하니 밀렸던 일을 해내기도 했고, 생각도 정리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