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신약 개발 최신 동향

생성형 모델이 이끄는 혁신

by Biome


제약 산업에서 인공지능(AI) 은 최근 신약 개발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신약 후보를 발굴하고 최적화하는 전통적 과정은 평균 약 25억 달러의 비용과 12~15년의 시간을 필요로 할 정도로 비싸고 느린데, AI는 이러한 과정을 획기적으로 가속화할 수 있는 도구로 주목받는다. 특히 생성형 AI 모델(Generative AI)은 방대한 데이터로부터 새로운 분자 구조나 후보물을 직접 생성해낼 수 있어 신약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본 특집에서는 GAN(생성적 적대 신경망), VAE(변이형 오토인코더), Transformer(트랜스포머) 등 생성형 모델이 신약 개발 과정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단백질 구조 예측, 화합물 스크리닝, 멀티오믹스 데이터 통합 등 다양한 측면의 최신 동향과 사례를 과학적 근거와 함께 소개한다.


1. 생성형 AI 모델을 통한 신약 후보 물질 설계


신약 개발 초기 단계의 핵심은 약효를 가질 수 있는 새로운 화합물을 찾아내는 것이다. 생성형 AI는 이전까지 알려진 화합물 데이터로부터 완전히 새로운 구조의 분자를 만들어낼 수 있어, 전통적 방법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광대한 화학 공간의 탐색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변이형 오토인코더(VAE)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모델은 *디노보(de novo) 분자 설계에 활발히 사용된다.

*de novo: 라틴어로 "새로", "처음부터"를 뜻하는 구문으로, "신규로"라는 의미


VAE는 화합물의 latent space에 효율적으로 압축하고 복원하는 방식으로 동작하며, 학습된 잠재공간을 샘플링하여 훈련 데이터와 유사하면서도 새로운 분자를 생성한다. 초기 연구인 Gómez-Bombarelli 등의 VAE 모델 발표 이후, 분자생성 VAE 기법은 신약 후보 물질을 만들어내는 주요 방법론으로 자리잡았고, SMILES 문자열이나 그래프 표현을 활용한 다양한 변형(VAE 변종)들이 등장하여 새로운 약물-like 분자 구조들을 대량으로 생성 및 제안하고 있다.

GAN 기반 모델은 Generator(생성자)와 Discriminator(감별자) 두 신경망이 경쟁적으로 학습하여 현실성 있는 가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기술로, 분자 생성에도 응용되고 있다. MolGAN, ORGAN 등 분자 생성에 특화된 GAN 응용 연구들은 화학적으로 타당한 신규 분자 구조를 생성하여 후보군의 다양성을 크게 늘릴 수 있음을 보였다. GAN은 잠재적으로 기존 약물과 유사한 분자뿐 아니라 새로운 특징을 지닌 분자까지 만들어낼 수 있어, 개선된 약리 특성을 가진 신약 후보 설계에 활용되고 있다. 다만 GAN은 학습 불안정성과 모드 붕괴(mode collapse) 등의 한계가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법 연구도 병행되고 있다

트랜스포머(Transformer) 기반 생성 모델은 원래 자연어 처리에서 혁신을 일으킨 기법이지만, 화학 및 생물 서열 데이터에도 적용되어 강력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대규모 화학 언어 모델이나 약물 GPT가 개발되어, SMILES 분자식이나 단백질 서열을 문장처럼 다뤄서 새로운 구조를 생성하거나 화합물-표적 간 상호작용을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최근에는 GraphGPT와 같은 모델을 통해 조건부로 원하는 특성을 갖는 분자 구조를 대량 생성하고 가상 스크리닝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시도도 이루어졌다. 이러한 GPT계열 생성형 모델은 약물 재창출, 최적화, 약물-부작용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며 신약 개발의 난제 해결을 가속화하고 있다.

확산 모델(Diffusion model) 등 최신 생성 모델 또한 신약 개발에 도입되고 있다. 예컨대 2023년 MIT에서 발표된 DiffDock은 확산 확률모델을 기반으로 신약 후보 화합물과 단백질의 결합자세(docking pose)를 예측하는 모델로, 기존 방법보다 높은 성공률(전통적 도킹의 ~23% 대비 38% 수준)을 기록하여 화합물-단백질 결합 예측의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확산 모델은 분자 구조 생성 및 최적화에도 응용 가능하여, 생성형 AI의 레퍼토리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생성형 AI 기법들은 방대한 화학 공간을 탐색하고 새로운 약물 구조를 고안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AI 기반 접근법은 훈련 데이터 분포와 유사하면서도 새로운 구조의 화합물을 만들어내어 기존에 없던 신약 후보를 제시할 수 있으며, 실제 실험을 통해 유효성이 검증된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다.



2. AI로 가속화되는 단백질 구조 예측

신약 표적의 3차원 구조를 알아내는 것은 약물 설계에 필수적이다. 2020년대에 들어 딥러닝을 활용한 단백질 구조 예측은 커다란 혁신을 이루었는데, 그 중심에는 딥마인드(DeepMind)의 AlphaFold가 있다. AlphaFold는 진화정보와 신경망 기반 예측을 통해 단백질의 접힘 구조를 높은 정확도로 맞혀내며, 2021년에는 인간 단백질의 약 98%에 해당하는 35만 개 이상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해 공개했다. 이후 AlphaFold Protein Structure Database는 수백만 개의 단백질 구조로 확대되었고, 해결되지 않았던 다양한 단백질의 구조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에 혁명을 가져왔다. 실제로 AlphaFold가 제공하는 예측 구조는 많은 단백질 표적에 대한 구조 기반 약물 설계(structure-based drug design)를 가능하게 하여 신약 개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실험적으로 구조가 알려지지 않았던 G단백질 연결 수용체(GPCR)나 막단백질 등의 약물 표적에 대해 AlphaFold로 예측된 구조를 활용함으로써, 해당 표적에 적합한 리간드 설계나 가상 도킹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DeepMind의 AlphaFold 성공 이후, Meta의 ESMFold, 미국 정부기관들의 RoseTTAFold 등 유사한 AI 기반 구조예측 모델들도 잇달아 등장하여 단백질 구조 데이터베이스를 풍부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발전으로 연구자들은 기존에 규명되지 않은 단백질 구조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질병 관련 신규 표적 발굴이나 리간드 결합부위 예측 등의 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AlphaFold의 등장은 신약 개발 관점에서 볼 때 표적 지향 신약설계(targeted drug design)를 크게 앞당기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제약사들은 이제 실험적으로 구조를 규명하지 않은 단백질도 AlphaFold 등의 예측 구조를 바탕으로 가상 스크리닝과 리간드 도킹을 수행함으로써, 초기 후보물질을 더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한편으로 AI 모델이 예측한 구조는 정적인 단일 구조라는 한계가 있어, 단백질의 여러 동적 상태나 움직임까지 반영하지는 못한다는 점도 인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기반 구조예측은 신약 개발의 출발점을 크게 확장시켰으며, 이제 단백질-리간드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약물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3. 딥러닝을 활용한 화합물 스크리닝과 최적화

가상 스크리닝(virtual screening)은 방대한 화합물 라이브러리에서 유망한 약물 후보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걸러내는 과정으로, AI의 도움이 특히 주목받는 영역이다. 전통적으로 수백만 개의 화합물을 일일이 평가하는 것은 계산적으로도 막대한 시간이 들었지만, 병렬처리 최적화와 딥러닝 예측 모델의 도입으로 수백만~수억 종 화합물에 대한 초대규모 가상 스크리닝이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제약 업계에서는 수십억 개에 달하는 Giga-scale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AI 기반 가상스크리닝 기법으로 걸러내어, 상위 수십~수백 개의 후보만 선별한 후 실험 검증하는 접근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사람이 설계한 규칙이나 전통적 도킹 알고리즘만으로 선별할 때보다 훨씬 광범위한 화합물 공간을 탐색할 수 있게 해주며, 놓치기 쉬운 독특한 구조의 히트(hit) 화합물도 발견할 기회를 높여준다. 특히 딥러닝 예측 모델은 화합물의 활성, 독성, 물리화학적 특성 등을 빠르게 예측함으로써 스크리닝 효율을 높인다. 예를 들어 양자역학 계산이나 리간드-단백질 결합에 대한 딥러닝 모델은 후보 물질이 표적에 결합하는 가능성을 점수화해주며, 최근에는 앞서 언급한 DiffDock처럼 확산 모델을 응용한 딥러닝 도킹 기법이 전통적 도킹 대비 월등한 성능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그래프 신경망(Graph Neural Network) 기반 모델은 분자의 그래프 구조로부터 생체내 활성이나 약대사특성(ADME) 등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해줄 수 있어, 약물로서 적합한 후보를 조기에 걸러내는 데 활용된다. 이런 기법을 통해 유망하지 않은 다수의 후보들을 초기에 배제하고 가장 가능성 높은 소수 후보에 연구 자원을 집중할 수 있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신약 개발의 초기 성공률을 높이고 개발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한편, 생성형 AI와 스크리닝의 결합도 중요한 추세이다. 앞 절에서 살펴본 GAN이나 VAE로 새로운 화합물을 만들어낸 뒤, 그 화합물들을 다시 예측 모델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생성-평가 루프를 구축하면, 지능형 탐색(인공지능 최적화) 과정이 구현된다. 예를 들어 Insilico Medicine사의 Chemistry42 플랫폼은 500개의 예측 모델(트랜스포머, GAN, 유전 알고리즘 등)로 구성된 엔진을 활용해, 생성된 분자들이 표적 결합력, 대사 안정성, 세포투과성 등 조건을 만족하는지 실시간 피드백을 주며 최적화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렇게 하면 다중 목표 최적화가 자동화되어, 사람이 일일이 조정하지 않아도 AI가 약물로 적합한 방향으로 분자 구조를 진화시킬 수 있다. 실제 Chemistry42를 이용한 연구에서 수십 개의 생성 화합물 중 최적 후보를 선별해 동물실험까지 연결한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이런 AI 주도 설계는 신약 후보 도출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있다.

요약하면, 딥러닝 기반 예측 모델과 생성형 모델의 도입으로 화합물 스크리닝은 속도와 규모 면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루었다. AI는 단순히 후보를 걸러낼 뿐 아니라 새로운 후보를 제안하고 다각도로 평가함으로써, 과거보다 높은 성공 확률로 초기 후보물질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임상 단계로 갈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조기에 발굴함으로써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전체의 효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4. 멀티오믹스 데이터 통합을 통한 표적 발굴과 정밀의학

현대 생물학 연구에서는 게놈,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등에 걸친 방대한 오믹스(omics) 데이터를 한데 통합하여 질병을 이해하고 약물 표적을 찾는 멀티오믹스 접근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는 규모와 복잡성이 워낙 커서 인간이 일일이 패턴을 찾기 어려운데, AI (특히 머신러닝/딥러닝) 기술이 멀티오믹스 데이터의 통합 분석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AI는 대용량 데이터에서 숨겨진 상관관계를 학습하여 질병의 분자 기전 규명, 새로운 표적 후보 제시, 바이오마커 발굴 등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여러 층위의 오믹스 데이터를 통합하면 특정 질병에서 유전자 변이 -> 발현 변화 -> 단백질 상호작용 -> 대사 산물 변화로 이어지는 전체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데, 딥러닝은 이러한 다층적 패턴을 자동으로 인식하여 질병에 관여하는 핵심 노드(유전자나 단백질)를 찾아낼 수 있다. 또한 AI는 이렇게 도출된 표적 후보들의 "약물적 타당성(druggability)"이나 안전성까지 예측해볼 수 있어, 가장 유망한 표적을 우선순위화하는 데도 기여한다.

Insilico Medicine의 PandaOmics 플랫폼은 이러한 접근의 대표적 예로, 다중 오믹스 및 임상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질병 관련 표적을 발굴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시스템이다. PandaOmics네트워크 분석과 딥러닝을 통해 겉보기엔 관련 없어 보이는 유전자들도 숨은 경로로 연결지어 질병에 중요한 생물학적 경로를 밝혀낸다. 이를 통해 특정 질환(또는 환자 아형)에 대한 표적 후보 목록을 산출하고, 기존에 약물 표적으로 시도되지 않은 참신성, 소분자나 항체로 접근 가능한지, 안전성 정보 등을 고려해 종합 점수를 매긴다. 실제로 PandaOmics는 섬유화증 질환에서 완전히 새로운 표적(일명 'Target X')을 발굴해내고, 그 표적에 대해 AI로 설계한 신약 후보(INS018_055)를 도출하여 전임상 실험까지 연결한 사례를 남겼다. 이처럼 멀티오믹스+AI 전략은 복잡한 난치질환에서 기존에 간과되었던 표적을 찾아내고, 나아가 개인별 맞춤 표적을 제안함으로써 정밀의학과 신약 개발의 접목을 이끌고 있다. 또한 멀티오믹스 데이터 통합은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이나 복합 요법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예컨대 AI가 질병 간 분자 프로파일 유사성을 학습하여, 한 질병에서 효과를 보인 약물이 다른 질병의 분자경로도 교정할 수 있음을 발견해내는 식이다. 실제 COVID-19 유행 당시 이러한 AI 기반 네트워크 분석으로 기존 약물 중 바리시티닙 등의 재창출 약물을 빠르게 찾아낸 바 있으며, 이는 멀티오믹스+AI의 임상적 가치를 방증한다.

정리하면, 멀티오믹스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에 대응하여 AI는 빅데이터 속 유의미한 생물의학적 인사이트를 자동 추출함으로써 신약 개발의 초기 단계(표적 발견, 기전 규명)를 근본적으로 돕고 있다. 복잡 질환의 다중 표적을 이해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 표적을 선정하는 데에도 AI 통합 분석은 필수 도구로 부상 중이다. 이는 결국 더 정확한 표적 설정환자 맞춤 신약 개발로 이어져, 성공률 높은 신약 개발과 의료 혁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AI 신약 개발의 실제 성과와 사례

AI 기술의 발전으로 신약 후보 발굴에서 임상 단계 진입까지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단축되고 있으며, 이미 가시적인 성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세계 최초의 AI 설계 신약 후보로 알려진 것은 엑스사이엔티아(Exscientia)스미토모(DSP) 제약이 2020년 발표한 DSP-1181로, AI가 설계한 serotoin 5-HT1a 수용체 작용제이며 강박증(OCD) 치료제로 일본에서 임상 1상을 시작하였다. 이 일은 AI 신약 설계의 가능성을 입증한 획기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Exscientia는 자체 플랫폼으로 설계한 EXS21546 (adenosine A2a 길항제, 항암제 후보) 등 3개의 AI 신약 후보를 임상에 진입시켰다고 보고했으며, 영국에서는 이를 포함한 여러 AI 설계 약물들이 임상 단계에 진입하면서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중국계 기업 Insilico Medicine 또한 AI 신약 개발의 대표적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Insilico는 2021년 자사가 개발한 AI 플랫폼으로 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최초 설계하고 전임상을 거쳐, 2022년 해당 후보(INS018_055)로 호주에서 임상 1상을 개시하였다. 그리고 불과 1년여만인 2023년 7월, 이 후보물질이 세계 최초의 '생성형 AI 설계 약물'로 환자 대상 임상 2상에 진입했다고 발표하였다. 해당 약물은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으며, Insilico는 AI가 처음 발굴한 새로운 표적에 대해 18개월 만에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30개월 만에 임상 진입시켰다고 밝혀 전통적 개발 대비 약 50% 이상의 시간 단축을 실현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Boston Consulting Group 등의 분석에 따르면 AI 활용으로 신약 개발 비용과 기간이 25~50% 절감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Insilico 사례는 이를 현실로 입증한 셈이다.


이 밖에도 Recursion, BenevolentAI, Atomwise, 딥젠트 등 다수의 AI 신약개발 전문 기업들이 설립되어 활발히 활동 중이며, Nature 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60여 개의 AI 신약 파이프라인 프로그램 중 15개 이상이 임상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실제로 Recursion사의 REC-2282 (신경섬유종증2 치료제, AI로 설계된 HDAC 저해제)는 임상 2/3상까지 진입했고, BenevolentAI사의 BEN-8744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PDE10 저해제)는 임상 1상을 진행하는 등, AI 설계 약물이 초기 임상을 넘어 중기 임상 단계에서도 활약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성과들은 AI가 제시한 후보물질이 실제 환자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받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하며, 향후 AI 신약이 시판 허가에 도달하는 사례도 머지않았음을 시사한다.



+ 남은 과제와 미래 전망

AI 기반 신약 개발의 잠재력은 무궁무진 하지만, 동시에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존재한다. 첫째, 데이터 품질과 편향 문제이다. 생성형 모델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결국 훈련 데이터에 의존하는데, 만약 데이터에 편향이나 오류가 있다면 AI도 그릇된 분자 설계를 제안할 위험이 있다. 충분한 검증과정 없이 AI가 생성한 후보를 곧바로 실험에 투입할 경우 예상치 못한 독성이나 실효성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철저한 검증과 후속 실험이 필수적이다. 둘째, 재현성과 검증의 문제이다. AI 모델 특히 딥러닝의 내부 의사결정은 블랙박스에 가까워 왜 그런 분자를 제안했는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결과를 재현하거나 해석하기 어려워 신뢰성 확보에 도전이 따른다. 이러한 신뢰성 위기(reproducibility crisis)는 표적 발굴에도 영향이 있어서, AI가 도출한 표적이 정작 재현 실험에서 일관되지 않을 위험도 지적되고 있다.

또한 생물학적 복잡성은 여전히 큰 걸림돌이다. AI가 단백질의 정적 구조는 예측할 수 있어도 생체 내 동적 변화나 다중 표적 상호작용까지 완벽히 모델링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AlphaFold는 단일 안정 상태의 구조만 제공하기 때문에, 단백질의 활성/비활성 상태 전환이나 유연한 영역은 반영되지 않는다. 약물 설계 시 이러한 동적 특성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 추가적인 시뮬레이션이나 실험적 보완이 필요하다. 대형 언어 모델(LLM) 등 GPT 계열 AI의 활용도 늘고 있지만, 이들 역시 환각(hallucination)이라고 불리는 근거 없는 정보 생성 문제를 안고 있어 약물 개발 지식에 적용할 때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AI의 도움으로 발굴된 신약 후보 중에는 임상 후기 단계에서 실패한 사례도 존재한다. 2023년에는 한 AI 지원 신약 후보(ulotaront)가 정신분열증 임상 3상에서 위약 대비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실패하는 일이 발생하여 업계에 경각심을 준 바 있다. 이는 AI가 아무리 유망한 분자를 제시해도 인체에서의 복잡한 약리 효과는 결국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규제 및 윤리 측면에서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규제기관(FDA 등)은 AI가 적용된 신약 개발의 증가 추세를 인지하고, 이에 대한 평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미국 FDA 산하 CDER은 최근 신약 개발에서의 AI 활용에 관한 가이드라인(2025년 초안)을 공개하여, AI를 통한 증거 생성과 규제 의사결정 활용에 대한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AI로 도출된 데이터나 후보물질을 신약 허가 심사에 활용할 때 필요한 투명성, 검증자료, 품질관리 기준 등을 산업계에 권고하는 내용으로, 규제 측면에서도 AI 신약 개발이 제도권 안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지고 있다. 더불어 세계보건기구(WHO)도 AI의 약품 개발 활용에 따른 공중보건상의 이익과 위험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WHO는 “앞으로 시판되는 거의 모든 의약품은 개발, 승인, 유통의 어느 단계에서든 AI의 손길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AI 활용이 상업적 효율성뿐 아니라 공중보건에 실질적 이익을 주도록 적절한 거버넌스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는 AI 신약 개발이 피할 수 없는 시대 흐름이 된 만큼, 윤리적 사용원칙과 투명한 검증 체계를 갖추어 사회적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전망은 밝다. 업계에서는 AI를 통한 신약 개발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스타트업과 협업하거나 독자적으로 AI 연구팀을 꾸려 이 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AI는 이제 표적 발굴 → 후보물질 생성 → 최적화 → 전임상 평가 등 신약 개발 전 과정에 스며들어 혁신을 일으키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AI에 의해 설계된 신약이 공식 승인을 받고 환자 치료에 사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인공지능과 인간 과학자의 협업이 신약 개발의 새로운 표준이 되어, 현재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성공률 높은 신약 개발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제약 기업과 연구자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며, 데이터 축적과 알고리즘 개선을 통해 AI 신약 개발의 정확도와 신뢰성이 계속 향상된다면, 인류는 난치병 정복에 한층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 문헌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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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gwal A. et al. (2024).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in drug discovery: recent advances,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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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lico Medicine (2023). First Generative AI Drug Begins Phase II Trials

Buntz B. (2023). A year in review: AI’s evolving role in drug discovery in 2023

Bilous I. (2023). How AI-driven multi-omics is reshaping drug discovery

WHO (2024). Benefits and risks of using AI for pharmaceutical development

FDA CDER (2023). Artificial Intelligence for Drug Develop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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