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중독자
유튜브 숏츠와 책 읽는 횟수, 양극단의 상관성
요즘 유튜브를 보면서 내가 생각해도 경악스러운 습관이 하나 생겼다. 바로 ‘2배속 하며 영상 보는 습관’이다. 영상에서 말하고 있는 사람이 너무 느리게 말하거나, 행동이 느리다면 어김없이 2배속을 돌리며 본다. 2배속이 너무 빠르면 1.5배속이라도 하여 어떻게든 영상을 빨리 보려 노력한다. 악랄한 회사인 구글은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더 해보라고 저번 업데이트에서 영상을 지그시 누르고 있으면 2배속이 나가기로 바꾸기도 하였다.
아무 곳이나 터치하면 영상이 2배속 재생된다또한, 작년부터 올해까지의 영상 형태를 생각했을 때 가장 성장하고 시간을 빼앗는 것은 ‘숏폼’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브의 ‘숏츠’뿐만 아니라, 인스타의 ‘릴스’, 틱톡, 최근에는 네이버까지 이런 숏폼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사용 시간을 보면 성과도 많이 내는 편이고, 나도 이 숏폼에 중독되어 하루 1-2시간은 꾸준히 숏폼에 절여지게 되는 것 같다.
저번에 친구를 만났을 때 서로의 일상을 물어보다 나와 같은 증상을 겪는 것을 발견했다. 그 친구와 자세히 이야기해 보니 나보다 더 심했다. 친구는 영상을 배속으로 보는 것은 기본이고 더 나아가 요즘에는 드라마와 영화까지 배속으로 보게 되었다고 한다. 배속으로 보면 그 영화나 드라마의 러닝타임에 담긴 의미를 모른다고 생각하고, 스쳐 지나가는 장면 또한 천천히 눈에 담고 싶은 나 같은 경우는 친구가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또, 한편으론 나는 그 정도는 아니지.. 라며 안심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나도 그렇게 될 것 같은 불안감에 두렵기도 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왜 이런 자극적이고 빨라지는 것에 중독되어만 가는 것일까?
제일 큰 이유는 사람들이 많이 언급하는 '도파민' 때문이다라고 많이들 알고 있다. 사실 정확히는 '도파민'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도파민은 뉴런의 수용체에 붙는 분자인 신경전달물질의 한 종류이고, 이는 우리가 흔히 들어본 아드레날린이나 세로토닌 같은 계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도파민이 분비되면 성취감과 쾌락을 느끼며 의욕과 흥미를 주는 것은 맞지만, "이 도파민이 많으면 도파민 중독이 되어 너의 뇌를 망가지게 된다!"라는 점은 아직 학술적으로는 충분히 연구가 되지 않았다. '자극적인 쾌락에 중독되어 간다'라는 점을 통용하는 말로 도파민 중독을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되고 그래서 나도 제목에 '도파민 중독자'라는 말을 붙였다.
귀엽게 그려낸 도파민 중독자들이러한 과학적 원리는 둘째 치고, 사실 나는 이번 글에서 도파민 중독과 관련된 좋지 않은 사회 현상을 말해보고자 한다. 바로 "책을 읽지 않는 현상"이다.
숏폼에 중독되고, 스크롤만 하고 있으면 자동으로 도파민이 나와 채워주는 사회에서 '독서'란 되게 효율성 떨어지는 취미임이 분명하다. 3줄도 읽기 힘든 글을 몇천 줄을 읽어야 하고, 한곳에 집중하고 있으면 눈도 아프고, 쾌락이 확실하게 오던 숏폼과는 달리 언제 올지도 모를 쾌락을 찾고 있어야 하고 어느 소설 같은 경우는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실제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1년에 책 1권을 읽는 사람은 10명 중에 4명 꼴로, 13년에 73%였던 것이 43%로 10년 만에 총 30%가 줄었다고 한다. 이런 책을 읽지 않는 현상 때문에 우리 사회가 10년 동안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이를 3가지로 정리한다.
성인 10명 중 4명만이 1년에 책 1권을 읽는 시대(1) 사람들이 사건의 큰 틀을 파악하지 못해 확실한 3줄 요약만을 바라니 상황을 단면적으로만 바라보게 되고, 그로 인해 양극으로 사람들이 나눠지게 되었다. (어떤 사건을 3줄로 표현한다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2) 간간히 올라오는 여러 가지 면을 보여주는 글도 문해력이 뛰어나지 않아 정확히 이해하지도 못하고, 애초에 글을 다 읽지도 못해 읽는 것을 그만두게 된다.
(3) 또, 막상 자기 의견을 주장하려고 하면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확히 파악이 되지 않았고, 말을 하더라도 어휘력이 부족해 듣는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 3가지가 최근 숏폼으로 인해 도파민 중독이 발생하면서, 책을 읽지 않는 현상이 계속되어 나타나게 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래서 너는 '책을 정말 많이 읽어 사건의 큰 틀을 파악할 수 있고, 문해력과 어휘력이 뛰어나며, 너의 의견을 확실하게 피력할 수 있느냐?'라고 물어보면 대답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내가 저 3가지를 다 겪어보았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책을 많이 읽었지만, 초중고의 강제적인 책 읽기 생활을 끝내고 어른이 되어 자발적으로 책을 읽지 않다 보니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독서가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부터 반성하고 싶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실제로 나도 최근에 항상 쓰던 단어만 쓰는 것 같아 '어른의 어휘 공부'라는 책을 사서 어휘력을 키워보려 공부 중이다.
책을 한 번에 많이 읽는 것은 부족하겠지만, 최대한 한 달에 한 권 못해도 두 달에 한 권을 읽을 것을 다짐한다. 또한 독서는 다른 사람과 나와의 격차를 내는 중요한 기회이고, 이게 잘 보이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더욱 시간을 쪼개 독서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이 글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