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삐끗한 후 느낀 것들....

by 술대신차

어제 아침 화장실에서 핸드폰을 거치하려다가 놓쳐버렸습니다. 타고난 반사신경으로 허리를 굽혀 핸드폰을 받았습니다. 다행이긴 한데, 문제는 나이를 생각 안 하고 반사신경에 내 몸을 의지한 탓에 허리가 삐끗 한 겁니다. 괜찮겠거니 했는데 웬걸... 가면 갈수록 통증이 심해집니다.


안 되겠다 싶어 팀원들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병원에 갔습니다. 기나긴 대기 끝에 검사를 하고 진료방으로 들어갔는데, 의사 선생님은 노화로 인한 4~5번 디스크가 상당히 안 좋은 상태에서 근육이 경직돼어 통증을 유발한 것 같다며, 물리치료 후 근육완화제 등을 처방하였습니다.


그날은 허리가 아파 꼼짝도 못 했는데.. 그 와중에 스쳐 지나가듯이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핸드폰을 바꿨는데, 아무래도 핸드폰이 폴딩방식으로 바뀌다 보니 익숙지 않아서 떨어뜨렸는데, 핸드폰을 안 바꿨더라면 이런 사고는 없었을 수도 있겠다는 점, 평소에 휴지걸이 위 핸드폰 받침대에 핸드폰을 거치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냥 안 가져가는 습관을 들였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라는 생각 등


그러나, 오늘 좀 더 깊게 생각해 보니 사실 얻은 것이 더 많았습니다.

첫째, 요즘 집안일을 거의 제가 다하고 와이프는 거의 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기력증에 우울증 같은 것도 와서인지 침대에서 꼼짝을 안 하는 증상이 있었는데, 제가 허리를 다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요리도 하고 청소도 하는 등 무기력증에서 벗어는 모습을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아하, 배려한답시고 내가 집안일을 몽땅 다하는 게 꼭 와이프를 위하는 일은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하간 와이프의 무기력증이 잠시나마 해소가 되는 모습을 보이는 겁니다.


둘째, 4~5번 사이 디스크가 정말 안 좋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으므로 그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예전처럼 스트레칭, 걷기 운동 등 허리 좋은 운동을 계속하겠다는 다짐이 생김은 물론, 회사에서도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스탠딩 책상을 마련할 구실이 생긴 겁니다. 그전에는 혼자 덩그러니 서서 일하는 게 괜히 멋쩍을까 봐 시도를 못했었는데, 이제 자연스럽게 얘기하고 스탠딩 책상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셋째, 화장실에 갈 때는 온전히 몸만 가야지 스마트폰을 챙겨가거나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 섰습니다. 우리의 뇌와 눈은 휴식이 필요합니다. 끊임없이 정보, 영상을 주입시키다 보면 몸에 좋을 일이 없죠. 그 시간은 차라리 눈감고 명상을 하든지 멍 때리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허리 삐끗하고 디스크가 안 좋고 하는 것들 분명 삶에 좋은 일은 아니겠죠. 하지만, 조금만 방향을 바꿔 생각을 해보면 그래도 그로 인해서 생기는 다른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는 듯합니다. 이 모든 게 나이 들어감의 징조임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이 또한 새로운 경험 아닐까요? 몸과 나이가 변화함에 따라서 그에 맞게 태세를 전환하고 환경을 바꾸어가면 그래도 살만한 게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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