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도 석탄화력발전도 똑같이 소중하다
2022
매우 존경받던 정치인 메르겔 전 독일 총리가 퇴임 후에 우-러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정책의 실
패를 가져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러시아에 집중한 가스 조달, 탈원전 정책은 석탄 발전소 재
가동, 원전 추진 등으로 에너지 정책의 변화를 초래했다. 어떤 나라도 하나의 에너지에 몰입하다
시피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는다. 지하 자원이 별로 없는 한국은 Energy Mix(원전-석탄-가스-
자연 신재생 에너지 조합)를 조화롭게 이어 나왔는데, 이것은 한전이 수십년 간 쌓아온 ‘지혜’다.
Energy Mix는 생존전략이다
지난 5년 간 脫원전 정책 때문에 국론은 분열되었고, 원전 종사자와 지망생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다행히도 관련자들의 끈질긴 노력과 贊원전 정권 탄생으로 다시 활기를 찾았는데, 생각지도 않게 터진 우-러 전쟁은 전세계 에너지 위기를 우려하게 했고, 발전연료 가격은 마구 치솟아, 탈원전을 실행했던 독일은 급하니까 석탄발전을 다시 소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탈석탄을 주도해온 EU는 10억6000만t으로 석탄 소비 1위인 인도(11억7000만t)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됐다. 석탄은 그동안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며 골칫거리 취급을 받았지만, 러-우 전쟁으로 천연가스 수급이 어려워지자 탄소 중립에 가장 앞장서온 유럽에서 석탄 발전이 작년보다 1.8% 증가했다. 특히 탈석탄의 독일은 원전 10기에 해당하는 석탄화력발전 10GW를 당분간 재가동하기로 했고, 영국은 30여 년 만에 신규 탄광을 허가했다(조선 2022.12.24).
이렇게 해서 에너지 위협이 고조되거나,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거나, 에너지 조달 계통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 어떤 나라도 에너지를 한 곳에 몰빵하다시피 하는 것은 위험천만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었고, 그러므로 원전과 석탄화력발전, 자연에너지, 신재생에너지는 다 제각기 지닌 고유의 가치 때문에 모두 다 중요성이 부각된다.
석탄사용 증가는 잘 된 일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 석탄화력 발전이 없엇다면 유럽은 어떻게 이 겨울을 나겠는가? 발전용 에너지 자원은 모두-마카-다-all-전부 소중한 것이여.
아무튼 우리는 한전이 과거 수십년 간 시행해온 Energy Mix 정책이 제대로 된 정책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에너지 구입비가 턱없이 올라도 한전 마음대로는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하여, 전례 없는 연 30조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는데, 한전이 방만한 경영을 한다고 언론은 한전 때리기에 열중이고, 국민들은 잘 모르시니 덩달아 한전을 욕한다. 언론은 뭘 좀 제대로 알고 보도해야지, 한전 사장이 어디 전기요금 인상권이(경영자율권)이 있던가?
Energy Mix는 수십년 간 원전-석탄-가스-신재생에너지 간에 최적의 혼합을 유지해 온 슬기로운 국가전력정책이다. 한국과 비슷한 에너지 자원 빈국 일본도 Best Mix라는 용어로 한국과 똑같은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정부가 느닷없이 탈원전, 탈석탄이라니, 이 Energy Mix의 범주를 매우 벗어나는 일이라서, 문제가 뻔히 보였다. 이에 원전 관련자들은 결사항전(?)했지만, 석탄화력 종사자들은 미세먼지와 CO2에 대해 입도 벙긋하지 못하고 기가 죽어(?) 지내고 있다.
초초임계압 석탄화력발전 기술의 중요성
원전이 탈원전 정책으로 고통을 겪고, 원전 생태계 400여 업체가 줄도산 지경으로 망가지고 있고, 원전 엔지니어 유출이 심하던 시기에, 석탄화력발전도 미세먼지와 CO2를 많이 내뿜는다고 ‘국민의 공적’이 되었다. 이 분야에서 50년 넘게 일해온 나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다.
우리는 국책과제로 초초임계압 석탄화력발전소 기술을 개발하여, 여러 발전소에서 운전에 성공했으며, 두산중공업은 이 기술을 이용, 국내 설치는 물론 해외수출도 했다. 원전수출만 수출이 아니다. 이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면, 이 기술이 없던 때 우리는 똑 같은 용량의 화력발전소 2기 건설에 약 3천억원의 돈을 더 주고 일본제품을 도입했었다.
중국은 지금 우리 기술보다 훨씬 더 높은 석탄화력발전기술을 개발해서 수십 기를 운전하고 있는데, 미국-일본-독일을 뛰어넘는 전세계 톱 기술이다. 우리나라는 여기서 모든 석탄화력발전기술을 아예 접을 요량인지 모르겠다. 심히 미래가 걱정된다.
석탄화력은 몇 가지 기술에서는 매우 높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 보일러의 증기 온도와 압력은 원전보다 훨씬 높은 620℃에 265㎏/㎠의 USC(초초임계압) 발전방식이다.
이 증기 조건에 맞춰 모든 기기-펌프-튜브-배관-용접-철골 건축 등이 개발되었고, 이에 따른 금속재료-주조-단조-제작-가공-유압기기-측정-제어기술 등도 모두 획기적인 수준으로 이나라 산업기술을 일구며 이끌어 왔다.
이것을 더 높여서 750℃에 350㎏/㎠의 ASC(Advanced Super Critical 극초임계압)으로 높여서 발전효율을 높임은 물론, 공해물질 배출이 축소되게 하려는 것이 화력 발전 기술의 현재 목표인데, 선진국들이 맹렬하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증기 터빈도 고압-중압1,2-저압1,2터빈이 모두 1축선상에 있어 2축으로 구성된 것보다 정비비가 훨씬 적게 들고, 회전수는 대체로 원전의 1,800에 비해 두 배나 높은 3,600 RPM, 1,050MW 용량이다.
조금이라도 발전공학과 금속 재료 및 기계분야에 대해 아시는 분은 이 기술들이 국가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것이다. 이처럼 전체 산업분야의 매우 수준 높은 기술을 화력발전이 이끌고 있음을 국민 모두가 다같이 알아야 한다.
특히, 전력수요 변동에 Real Time으로 발전소가 ‘주파수조절운전’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원전이 하지 못하는 일을 화력발전이 수행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세계최고의 전기품질을 유지하여 반도체 수율 증대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원자력은 고정적으로 ‘기저부하’를 담당하기 때문에, 전기를 적게 쓰는 시간대에는 발전량을 줄여야 하는데도 이 일이 곤란한 점이 있어서 양수발전소라는 부가적인 발전소가 필요하여, 이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환경문제를 수반하게 되는 점도 간과할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평소에도 방사선 피폭량 측정 등을 하지 않는, 방사선 오염 우려가 아예 없는 안전한 전원기술로, 폐기물 처리 걱정도 없으며, 원자력 발전소보다 상당히 좁은 면적에서 매우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발전소 운영에 있어서도, 교대근무자는 원전의 6조3교대 근무에 비해 4조3교대로, 대단히 적은 인원으로 매우 효율적인 인력운영을 하고 있다.
몇 가지 화력발전의 장점들을 거론했는데, 이런 사실들을 알면 화력발전기술을 함부로 무시하거나 한 수 아래로 천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선진국이 이런 기술을 독점하려는 가운데, 우리가 석탄발전기술을 여기서 멈춰버린다면 어찌 되겠는가? 석탄화력기술은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가운데, 최근에 건설된 신규 발전소만 한 3,40년 더 운전 되다가 스러져버릴 위기에 처했다.
앞으로 만약, 미세먼지를 지금보다 현저히 더 적게 나오도록 하는 기술이 실용화되고, CO2를 잡아내거나, ‘대규모로 재활용’하는 새로운 기술이 생긴다 해도 가채량 200년인 값싼 석탄자원을 땅에 그냥 묻어놓고 파 쓰지 않겠다고?
환경도 좋은 줄 다 안다. 그러나 전기는 현실의 삶의 문제이고, 석탄화력기술은 미래의 우리 산업의 심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온실가스 내뿜는다고 덤터기 쓴 화력발전
얼마전에 빌 게이츠가 왜 육식을 하지 않는지 기사가 나왔고, ‘쇠고기-20억 마리 넘는 가축의 똥-목장’이라는 연결고리에서, 전세계 CO2 발생의 51%사 배출된다는 놀라운 기사도 나왔다.
이산화탄소보다 대기 중 농도는 적지만 86배 더 센 초강력 온실가스인 메탄을 전세계 20억 마리의 가축이 상당수 내뿜는다는 사실. 목축에서 60%, 화석연료에서 40% 발생한다니….
2009년 세계 환경전문 연구기관 월드워치연구소는 축산업이 전체 온실가스의 ‘51% 이상’까지 방출한다고 내다봤다. 이거 그냥 지나칠 얘기가 아니다. 지금까지는 과학적으로 측정을 하지 못해서 통계에 못 넣었던 것을, 이제 측정기술이 많이 발달했기 때문에 가축의 영향에 대한 통계가 가능했을 것이다.
그 말은, 그동안 화력발전과 제철소 등 산업시설이 CO2의 덤터기를 써 온 꼴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 보도에 화가 치밀었다. 억울하다.
여기에 아직도 현재 기술로는 측정이 어려워 제대로 양을 잴 수 없는 CO2 Source는 또 얼마나 더 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발전용 화석연료가 대부분의 수치를 떠맡은 꼴이 속 쓰리다. 가령, 바다 속에서 화산 활동 등으로 뿜어지는 CO2는 얼마인지 잴 수가 있는가? 바다가 증발해서 올리는 수증기의 영향은 따질 수 있는가?
나는 지금 화력발전소에서 CO2 배출을 옹호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CO2와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자는데 동의하고, 함께 노력하지만, 그러나 줄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기술과 국력에 따라 공해방지설비가 점차 좋아진다
과거 50년 전에는 시멘트회사 굴뚝에서 돌가루를 그냥 뿜어내던 것과 똑같이, 석탄발전소에서도 석탄을 땐 탄재가 걸러지지 않고 굴뚝으로 그대로 뿜어졌다. 그러다가 집진효율이 높지 못한 기계식 집진장치를 설치했는데,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집진효율이 높은 전기 집진기가 놓이고, 또 시간이 흘러 탈황설비를 설치하더니, 후에 탈질설비까지 설치되었다.
이런 과정은 선진국들도 마찬가지다.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인데, 집진하는 기술이 개발되어야 집진효율이 높아지는 것이고, 국력이 높아져야 고효율 공해방지 설비를 설치할 수 있으며, 앞으로는 미세먼지 포집도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전세계 여기 저기서 Carbon Recycle기술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CO2 처리도 가능해질 것이다. 미세먼지 포집 또한 더 많은 설비 투자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 몸의 암은 왜 여태 퇴치되지 못하는가?
원전에서 방사선 폐기물을 지하에 쌓아 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재처리하는 기술이 높아지고 비용이 적게 들면 다 꺼내서 처리하지 않을까? 그 기술이 언제 개발되느냐가 문제다. 그런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사이에 사람들은 그 단새를 못 참고 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와 CO2를 빌미로 안전하고 값싼 석탄화력의 명줄을 끊어 놓으려 하고 있다.
너무 심한 에너지 낭비
우리는 다들 전기를 불편없이 쓰고 있다. 전기가 가진 세 가지 큰 기능 즉, 빛(光)-열(熱)-힘(力)을 맘껏 누리고 있다. 밤에 한강 다리도 휘황하게 조명하고-버스 정류장에도 에어컨으로 냉난방을 하고-가정집은 인덕션으로 조리하고, 이제 전기자동차는 대세이고, KTX-전기자동차-휴대폰도, 모든 생활이 전기 없이는 이뤄지지 못한다. 심지어 서울의 건널목에는 휴대폰을 보며 걷는 위험한 사람들을 위해 길바닥에도 빨간 불이 들어오는 신호선이 매설되었다.
여기에 쇠고기-양 꼬치구이-닭고기 치킨은 또 얼마나 많이 먹고 있는가!
문명의 이기를 누리지 말자는 게 아니다. 삶의 풍요를 조금은 억제하자는 것이다.
한전의 캐치프레이즈처럼, ‘값싸고-품질 좋고-풍부하며-편리하고-안전한’ 전기가 공급되어 농업은 물론 산업제품 가격경쟁력도 높아지고, 반도체를 위시한 제품품질 또한 좋아져 수출도 잘 되고, 이런 식으로 생활에 온갖 편리한 것은 다 누리다가, 원전과 석탄발전소에 ‘환경문제와 기후변화의 주범’이라 몰아 대며 퇴출시키려 하고 있다.
유럽 선진국들은 우리처럼 뜨신 방에서 살지 못한다. 전기요금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집안에서도 두꺼운 옷을 몇 겹 껴입고, 양말도 이중으로 신고 산다. 우리는 에너지를 펑펑쓰니까 발전소 가동율을 높여야 하고, 그러니까 미세먼지도 CO2도, 폐기물도 많이 나오는 것이다.
중국이 미세먼지에 대해 한국에게 “집집마다 가정용 보일러를 쓰지 않느냐”며 반격한다는 뉴스도 들리는 판국이다.
우리도 찔리는 데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어이없는 환경운동가들
신문 전면광고를 보니, 내가 평생을 ‘더러운’ 석탄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어 이 나라 전력의 약 40%를 차지하게 만든 꼴이 되었다. 전세계 발전량의 약 40%가 더러운 석탄으로 만드니, 그 종사자들도 다 ‘더러운’ 것을 주무르는 꼴이다.
석유와 가스 값이 비싸서 전기요금이 비싸니, 원전과 석탄발전으로 싼 전기를 만들어 나라가 산업화한 것이고, 그 덕분에 生長된 민주화 운동도 환경운동도 큰 목소리를 내게 되었으니, 올챙이 적 생각해서 고마워하지는 못하고….
그렇게 어렵던 시절에, 석탄 광부로 일해서 가난한 가족들을 먹여 살렸고, 눈부신 경제성장동력도 석탄이 받
침이었고, 독일 광부파견도 다른아닌 석탄을 캐러 간 것.
그래도 더러운가? 세상에 깨끗한 공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나? 누구는 몰라서 말 안 하는가?
그럼 왜 ‘안 더러운’ 원전은 기를 쓰고 반대하나? 국력에 따라 석탄도 쓰고, 원자력도 쓰고, 가스도 함께 쓰는 것. 돈 없으면 석탄을 써야지 왜 안 써는데?
개발도상국의 초초임계압 석탄화력 건설은 국제적으로 인정한 일인데, 잘사는 한국 환경단체가 무슨 권리로 ‘석탄매장량은 많으면서 가난한 나라’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자하는 한국기업을 막으려 하는가? 한전은 국내에서의 적자를 메우려고 투자하려 한 것이다.
지구환경보전의 취지는 이해하나, 기후변화는 선진국들이 내뿜었던 것이 큰 원인이고, 값싼 전기생산은 못사는 나라의 치열한 생존수단이고, 우리는 그토록 막중한 책임을 떠맡은 정도의 공해물질 배출을 한 나라가 아니다.
환경운동가들이 중국에서 어마어마하게 불어오던 황사에 어떤 불평을 제시하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수증기가 나가는 굴뚝 사진을 역광으로 촬영하여 시커멓게 나타내어, 산업시설과 발전소에 대해서 아주 나쁜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는 나쁜 홍보를 자행하고 있다.
다 죽어가는 줄 아는 북금곰은 수십만 년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가 하면, CO2가 지구온난화의 주 요인이라는 것은 아직 현대과학으로도 증명을 하지 못했는데도, ‘주범’이라고 확신하는 듯 범죄시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지구 온도가 지금보다 더 높았던 시절도 있었는데도, 지금을 기후이변으로 화석연료 발전에 대해 너무 야단을 친다.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 후에 왜 기후환경문제에 대해서 국제사회에 반기를 들었던가? 그는 ‘무조건 또라이’여서 그랬다고 말할 것인가? 미국에선 요즘 공화당을 중심으로 ESG 비판이 커지고 있단다. 그렇다면 공화당은 트럼프 같은 또라이들이 모였다는 건가?
환경운동가들은 한국보다 엄청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는 미국과 유럽, 중국 인도 등 강대국에게 석탄 적게 쓰라고 무슨 요구를 하고 있는가? 천연가스조차 발전용으로 쓰지 말라고 요구할 것인가? Shale Gas도 캐지 말아? 앞으로 우리는 독도 해저에 무진장 매장되어 있다는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도 화석연료이니 캐면 안 된다는 건가?
환경운동가들이 사용하는 저 사진은 냉각탑에서 냉각수를 냉각하는 과정에 나오는 ‘수증기’이지 매연이 아
닌데, 모르는 사람들이 착각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다.
석탄발전을 많이 하는 강대국의 실상
중국의 2022년 여름 최대전력은 12억6000만 ㎾h.
그것도 1만 6천 500개 공장을 정지시킨 게 그렇다. 한국은 1억㎾h에 약간 못 미쳤다. 우리보다 13배 더 많다. 일본도 우리보다 훨씬 많다.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발전량의 약 40% 정도는 석탄에너지가 차지한다. 아마도 70% 정도로 추정되는 중국 석탄발전에 석탄을 쓰지 말라고 할 수 있을까?
선진국들이 내뿜어 문제시된 CO2 때문에, 그리고 중국 인도가 포함되어 어마어마한 양의 석탄이 에너지로 사용되면서 CO2를 배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왜 깃발을 높이 들고 석탄화력 발전을 어디로 내 몰고 있는가?
석탄화력은 이제 위축이 아니라, 한 40년 후에는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연관산업, 연관기술 모두 죽어가고 있다.
원전과 화전은 서로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원자력발전이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아이템에 핵심으로 자리잡았고, UAE에 수출했고, 또 이제 다른 나라에도 수출가능성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과 국무총리 그리고, 원전수출에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지만 국방장관까지도 나서서 UAE 원전수출에 힘을 보태던 다부진(?) 외교 노력을 보면서, 석탄화력 엔지니어인 우리는 이를 반가우면서도 부러웠다.
이런 가운데, 원전 홍보는 “독도가 물에 잠기지 않으려면 원전을 해야 한다”는 등, 원전에 유리한 항목만 가지고 직접적으로 화력 발전을 궁지에 모는 일을 하고 있어 섭섭했다.
원전과 화력은 ‘발전’이라는 한 어버이 핏줄로 태어난 형제다. 나는 지금 무슨 情에 호소하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자원 빈국에서 발전연료는 다양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반복하지만, Energy Mix, 즉, 즉, 연료원의 적절한 배합으로 상호 존중해야 한다.
독도 침수 얘기를 하면, 우리 나라 ‘좁은’ 나라에서 “앞으로 원전은 몇 기나 더 지을 건지, 대책은 무엇인?”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
한수원이라는 ‘하나의 회사’에 뭉쳐있는 힘 센 원전이, 다섯 개로 쪼개서 힘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발전회사를 난처하게 만드는 일도 하면 안 된다.
사실 말이지 한국은 한 회사에 원전이 뭉쳐 있지만, 일본만 해도 원전은 여러 회사에 나눠져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그것도 일본은 공기업이 아닌 민간 전력회사 아닌가?
외람되지만, 우리도 발전회사를 네 게로 조정하여, 원전 단지를 하나씩 분배하자고 주장하면 말이 안 될까? 원폭 피해를 본 첫 번째 나라이고, 쓰나미 때문이지만 아무튼 원전 사고를 크게 당한 일본조차도 원자력 발전소 소속을 분할했는데, 우리라고 못 할 것 없지 않은가?
세상에 영향력이 매우 작은 내가 이 아이디어를 낸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할 일 아닌가?
원전과 화전은 사용하는 연료가 다르듯, 서로 소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서, 원전이 가진 약점을 화력발전이 보충해주고, 화력이 가진 약점은 원전이 메워주고 있다. 모두 존재이유가 분명하다.
그러니 서로 존중해야지, 카타르월드컵에서도 보았지만, 자기가 헤딩하려고 상대팀 선수 어깨를 팍 짓누르면 Yellow Card 다.
정부의 역할
정부는 발전회사를 5개로 쪼갠 만큼 미래가 보이지 않는 화력발전기술의 장래도 책임져야 한다. 만약 화력발전회사들을 하나의 회사에 집합시킨다면, 화력분야도 원전처럼 똘똘 뭉쳐 힘이 커질 것이다.
정부는 지금, 발전5사가 선진국에 뒤처지지 않을 새로운 화력기술을 개발하게 하고, 개발한 기술을 군말없이 적용하게 하고, 적용에 대한 보상도, Risk Hedging까지도 담당하게 하고, 이 모두를 잘 조율하는 ‘발전기술정책 사령탑’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발전소 사고의 ‘4오(誤)’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원전이 깊은 수렁에 빠졌다가 이제 수렁에서 헤어나온 것을 축하한다. 5년 동안 원자력계가 힘을 합쳐 애쓴 결과다. 물론 양식있는 국민들의 성원과, 한전 적자 즉,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도와주었을 것이다.
아무튼 원전과 자연에너지 만으로 세상을 돌아가게 할 수는 없어서, 석탄화력은 축소된 범위에서 운영되고 있기는 해도, 국민들은 엄청난 공해 덩어리라고 인식하고 있다.
여기서, 석탄화력발전소의 처장이었던 내가 발전회사 은퇴 후에도 화력발전분야에 종사하면서 평소에 가장 우려하며 사고에 대비하기를 부탁드리는 네 가지를 말하고 싶다. '네 오(誤)'다.
원전도 화전과 같은 원리이기 때문에, 발전소 Trip(불시정지)과 사고를 막는 데에는 이 네가지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첫째는 Operator의 오조작(誤操作)이고-----운전부서 사람들
둘째는 Equipment의 오동작(誤動作)이고----설계부서 사람들
셋째는 Leader의 오지시(誤指示)이며-------지휘자와 경영자
넷째는 Company의 오판단(誤判斷)이다-----전문가와 경영자
誤操作에 대해, 우리 Operator는 과연 위기 시에 제대로 조작할 수 있을까? Procedure가 완벽하면 괜찮을까? 절차서나 매뉴얼은 믿을 만 한가?
6조3교대를 한다고 오조작을 막는 게 아니고, 평소의 가상고장 모의 훈련이 약이 된다. 말도 안 되는 오조작을 막을 방법에 대해 훈련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誤動作에 대해, 발전소를 이루는 수많은 Equipment의 오동작을 막기 위해 원전은 높은 품질관리를 하는데, 공연히 비싼 부품을 쓰는 건 아닌지? 과연 비싼 가격에 걸맞은 성능을 발휘할 제품인지, 기능을 잘 발휘할 수 있을지, 정확하게 검사하고 시험하는 일을 계속 잘 해야 한다.
誤指示에 대해, 발전소 사람들은 승진과 순환보직 등으로 보직이 너무 자주 바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를 수습할 지휘자는 정말로 역량을 갖춘 사람인 것이 확실하며, 그런 사람이 24시간 현장에 (교대로) 주재한다고 보는가?
발전소에서 닥치는 ‘작은 지시’보다 더 큰 ‘정책 지시’는 바르게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일본 후쿠시마 사고발생 후에, 동경전력 사람이나 원전계의 전문가보다 총리대신이 더 오지랖을 떨었던(?)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내가 잘 못 본 건가?
誤判斷에 대해서, “원전은 6중 7중 보호장치가 되어 있어서 안전하고, 한국에서는 한 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다”고만 말하면 끝인가? 이런 것을 Meme이라고 말한다. Meme이 로마제국을 위시해 저 강성했던 제국들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지금 경계선에서』에서 레베카 코스트가 말했다.
한전이 롤 모델로 삼았던 동경전력이 후쿠시마 사태로 하루 아침에 무너지던 것을 10년 전에 보았다.
당시에 그 발전소 설계에 참여했던 오구라씨는 “설계 때에는 거대 지진과 해일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는 의식이 결여되었다”고 말했다.
그것을 수십년 동안 고치지 못하고 그냥 놔둔 것이 바로 meme이다. 구식 설비를 개선하지 못한 것이다.
2022년 말에 벌어진 북한 무인기가 서울 상공을 7시간 동안 진입했다가 돌아간 사건이 딱 meme의 하나다. 무인기 공격이라는 수단이 언제 개발된 것인데 무방비는 무엇이며, 격추 못한 것은 무엇인가? 몇 년 전에 동력이 소진되어 산에 떨어진 무인기 사건을 보지 않았는가?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은 탓이다. 우리 陸上-海上-空中-海底-地下-宇宙-大氣-水質-毒藥-細菌-가스-通信-電子-電氣-交通에 대한 국방의 허술함이 우-러 전쟁의 러시아 군사력 꼬라지가 아닌가 우려한다. 회사는 이런 점을 제대로 짚어내야 한다. 화력도 원전도 똑같다. 회사 정책 수립자나 전문가 브레인들은 늘 전쟁터에 나선 전사처럼 긴장해야 한다.
그 긴장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어떤 긴장이냐가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수십년 동안 우리 주변에 몸을 웅크리고 붙어서 사고를 칠 찬스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는 meme을 찾아내, 그것을 철저하게 색출해서 완벽하게 제거할 과학적인 수단과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오조작-오동작-오지시를 포함하여, 그 외에도 생각도 못할 사고를 상정하고 그에 대해 처리수단을 과학적으로 세워 두어야 한다. 아주 기본적인 이 일은 과연 (누가) 하고 있는가?
신재생발전 강력히 추진해야
태양광 발전 문제.
중국제품 독식-특정집단 독점-산사태-수상 태양광 패널 위 새 똥-폐기비용-전력계통 연계 등 문제들은 문제임이 틀림없고, 그러니 고치고 개선해야 할 일이지, 태양광을 중단해야 하는 사유는 아니다. 문제의 제기는 적극적으로 하더라도, 이 문제들을 어떻게 풀면 태양광을 많이 이용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매우 적극적으로, 과학기술적으로 강구하여야 한다.
이미 원전 설비용량을 초과한 자연에너지 발전용량이다. 빨리 문제점을 잘 극복해서 자연에너지 이용을 늘려야 한다.
풍력발전에 우호적인 의견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술 국산화는? 소음문제는?
그 해결방법을 국가차원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나는 적극적인 석탄화력주의자이지만, 원전을 반대하지 않으며, 신재생 에너지 확충을 또한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에너지 약소국의 지혜
지하 자원도 자연자원도 빈약한 우리는 슬기롭게 발전연료를 구하며 살아야 한다. 조선이 국권을 유지하면서 수백 년 존속한 것은 약소국의 지혜였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세계 10위의 전력 대국이 된 것은 참 경하할 일인데, 세계10위권의 전기 소비국이 되었다. 우-러 전쟁 말고도, 에너지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줄 요인이 어디에 또 도사리고 있는지 제대로 잘 살펴야 한다. 자원보유국이나 특정 강대국들이 지들끼리 작당하면, 발전용 에너지를 포함해서, 제철용, 화공용 등 산업용은 물론, 가정용 생활 에너지 확보는 정말 어렵게 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에너지 때문에 국가 산업의 존립을 위한 소리소문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이미 호주와 중국이 석탄으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던 차에, 러시아는 유럽에 공급하는 가스 밸브를 조이고, 사우디는 미국의 제안에 콧방귀 뀌면서 석유 주권을 매우 독립적으로 증감산을 ‘엿장수 맘대로’ 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의 탈원전-탈석탄은 에너지 약소국의 치명적인 패전 전략이었다. Energy Mix는 한전의 오랜 지혜이고, 또한 ‘국가 산업 존립의 지혜’다. 원전-석탄-가스-태양광-풍력이 各自圖生을 하면 안 되고, 전략적으로 조율이 되어야 한다.
특히, 모든 전원이 나름의 필요성이 있음을, 원전주의자를 포함한 전체 발전업계부터 인정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