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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우 Dec 13. 2021

시간이 상처를 치유하는 건 아니다

친정엄마가 원망스러울 때


시간이 모든 상처를 치유하는 건 아니다

모든 것을 묻어두고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상처 받은 어린 시절의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세월은 아물지 못한 고통을 은폐하고 더 깊은 내상을 만들어냅니다. 해결되지 못하고 숨겨진 상처들은 여러 가지 증상으로 어떤 식으로든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사실 고통에서 벗어나 온전하게 안정감을 느끼고 성장하고 싶어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배재현,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갈매나무, 2021, p.7



출처 : 핀터레스트


제목에 끌려 배재현 작가의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제가 친정엄마에 글을 쓰고 정신적으로 건강해진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아이 울음이 저를 분노로 이끌지 않게 됨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가 해결되지 못하고 억압되어 있을 때 이면에 있을 법한 대표적인 감정 중 하나가 강렬한 분노입니다. 분노가 자주 폭발하는 부모라면 아마도 그들의 어린 시절 화를 잘 표현하거나 적절하게 참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모델이 없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부모를 보며 자란 자녀는 닮지 않겠다고 수없이 다짐하며 분노의 감정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는 왜곡된 생각을 갖고 최대한 부정하려 애쓰곤 합니다. 불편한 감정을 가능한 부인하고 최소화하려는 것입니다. 또는 이런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여 그들을 탓하고 비난하며 자신을 보호하기도 합니다. p.153




글에서 얘기하는 '행복한 삶을 선택하기 위한 16가지 조언'을 요약해서 작성해 보았습니다.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배재현




행복한 삶을 선택하기 위한 16가지 조언




1. 변화를 원한다면 나를 인정해야 한다.

    변화는 나에게 이런 문제가 생겨났는지 스스로 이해하고 수용해 주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습니다.




2. 시간이 약이 안 되는 트라우마 상처

    과거의 고통스러운 감정이 날 것 그대로 남아 현재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것의 내 양분으로 통합하려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3. 증상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

   아무리 애쓰고 달아나려고 해도 과거의 감정이 올라오고 내 에너지가 소진되는 게 느껴진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들어다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4. 지금 느끼는 고통은 내가 이상한 탓이 아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모의 행동을 어떻게 해서든 이해해보려는 내면의 어린아이가 계속 애쓰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고통과 혼란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5, 어린 시절 상처 부인하지 않기

   이제 어른이 되었다면 두려워서 피하지 않아도 됩니다. 무섭고 두려웠던 과거의 감정을 안전하게 잘 느끼고 흘려보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6. 부모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

   생각의 초점은 '부모가 왜 나에게 이렇게 대했는지 아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때 그 아이의 경험을 이해하고 수용해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해를 통해 자신에 대한 비난과 자책의 목소리를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7. 바꿀 수 있다는 환상 바뀔 거라는 기대

   내가 원하는 만큼 돌아오지 않는 부모의 인정을 여전히 고대하며 나를 가두기보다  이제는 내가 나를 인정하고  격려해 주면 됩니다. 어른으로서 내가 내면의 어린아이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입니다.




8. 부모의 감정은 내 책임이 아니다.

  엄마가 힘들어 보이면 위로하고, 기쁘게 해 드리려 노력하고, 부모의 말에 귀를 기울여 조언하는 일은 더 이상 내 역할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부모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자 대신 뛰어드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놓아주어야 합니다.




9. 혼자 견디기보다 도움을 청해도 좋다

  어린 시절의 고통이 지금의 나에게 미치고 있는 영향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함께할 동반자를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것은 친구이거나 상담자일 수도 있고, 믿을 만한 또 다른 누군가일 수도 있습니다.




10. 변화의 시도, 하나의 실험과도 같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더 멀리 갈 수 있음을 체험할 때까지 기다려 주세요. 그럴 때 우리는 믿기 어려울 만큼 몸과 에너지를 새롭게 쓸 수 있고 자유롭게 멀리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11. 내가 새롭게 알게 된 것으로 과거를 들여다보다

   내 몸에 오랫동안 스며 있는 태도를 바꾸기란 쉽지 않습니다. 지금의 당신은 어린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당신의 부모보다 훨씬 더 많이 알 수도 있습니다.




12. 당신은 이미 부모 세대와 다르다

    자신의 고통이 어디에서 왔는지 내면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당신은 이미 부모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습니다.




13. 작은 것이라도 성취하는 경험

   과거와 다른 자신만의 성취 경험을 얻게 되면 이것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14. 운전석에는 어른이 된 내가 앉아 있다

   내 안에 고통스러운 감정의 응어리가 표현되지 못하고 눌려 있을 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시로 내면의 어린아이가 자동차의 운전석에 앉습니다. 어리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던 그 어린아이가 아니라,  이제는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15. 불행과 행복은 공존할 수 있다

   지금의 고통과 불행이 완전히 없어져야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자신의 부정적인 부분이나 문제에만 초점을 두고 주목한다면, 우리는 우울감에서 헤어 나올 수 없습니다.




16. 이미 당신 안에 있는 치유의 힘

   트라우마를 회복한다는 것은 치료자가 정한 답을 향해 내담자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들어맞는 정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친정엄마가 원망스러워 글을 썼습니다. 아버지가 바람이나 살림을 차리면서 억울한 이혼을 한 엄마는 한이 많습니다. 그런 엄마와의 대화는 아버지의 욕과 푸념이 대분분이었고,  과거에는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 듣고 있으면 삶이 힘겹기도 했습니다.


엄마와 통화는 제 일상을 헤치고 저는 점점 소멸되는 상실감을 느꼈습니다. 엄마의 불안에 제게 옮아 심리 상담을 받기도 했습니다. 친정엄마의 하소연 속에는 잊고 싶은 유년기 아픈 상처들이 자꾸 들춰져, 엄마가 더 원망스러웠습니다. 젤 힘든 건 고생해서 절 키워낸 엄마를 원망하는 제가  너무나 싫었습니다.


글을 쓰며  글 속에서 엄마를 맘 놓고 미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울고 있는 유년 시절의 내면 아이를 성인이 된 제가 보듬아 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변화했습니다.  


더 이상 엄마에게 인정받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됨을 알았습니다. 글을 쓰고 저는 친정엄마와 분리되어,  독립된 어른이 되었습니다. 엄마의 감정과 제 감정을 분리하면서 생긴 결과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저와 비슷한 나이였던 설익은 엄마를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친정엄마를 절대로 닮고 싶지 않거나, 아이의 울음을 참을 수 없거나, 유년기 상처를 많이 분노조절이 어렵다면, 한 번쯤 자신의 들추고 싶지 않은 과거와 대면해 볼 것을 조심스레 얘기해 봅니다. 나를 객관화해서 마주 본다는 건 참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내 몸에 깊이 새겨진 깊은 상처를 용기 있게, 내가 이해해줄 때 또 걸을 힘이 생깁니다.



저는 엄마를 생각하면 얼굴보다 등이 먼저 떠오릅니다. 엄마는 저를 등지고 있던 적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엄마의 등을 생각하며 떠오르는 사건들을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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