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필사

2021.02.04

by 애늙은이

사람의 마음속에는 하나의 진실한 경지가 있다. 그 경지를 얻은 사람은 거문고나 피리로 연주하는 음악이 없어도 마음이 절로 편안하고 유쾌하며, 향을 피우거나 차를 끓이지 않아도 마음은 절로 맑고 그윽한 향기로 가득한다. 모름지기 마음을 깨끗이 하고, 사물에 대한 집착을 비우며, 사리를 분별하는 생각을 없애고, 육체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그 오묘한 경지에서 자유롭게 소요할 수 있다.




금은 광석에서 나오고, 옥은 돌에서 나오니 변화를 거치지 않으면 참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 술 마시는 가운데 도를 깨닫고 복숭아 꽃 핀 곳에서 별천지를 만남은 비록 고아한 일이지만 세상일을 겪는 가운데서 얻어진 것이 아닌지라 속세를 벗어날 수 없다.




천지간에는 온갖 사물들이 있고, 인간 관계에는 온갖 감정들이 있으며, 세상에는 온갖 일들이 벌어진다. 이것들을 세속의 눈으로 바라보면 어지러이 흩어져 제각기 다르지만, 진리의 눈으로 바라보면 모두가 영원 불변하니, 어찌 구태여 제멋대로 판단하여 구별할 필요가 있겠으며, 굳이 좋은 것을 취하고 나쁜 것을 버릴 필요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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