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필사

2021.02.25

by 애늙은이

숲속의 솔바람소리, 바위에 흐르는 물소리를 가만히 귀기울여 들으면, 이것이 천지자연의 오묘한 음악임을 알게 되고, 풀숲에 피어오른 안개의 풍경, 수면에 드리워진 구름의 그림자를 유유히 바라보면, 이것이 천지간의 가장 아름다운 무늬임을 알게 된다.




영화와 굴욕에 놀라지 않음이 마치 뜰 앞에 피었다 지는 꽃을 한가하게 바라보는 것과 같고, 관직에 나아감과 물러남에 마음을 두지 않음이 마치 하늘 위에 펼쳐졌다 걷히는 구름을 무심히 좇는 것과 같구나.




뗏목을 타고 건너자마자 뗏목을 버릴 것을 생각하면, 이는 어떤 것에도 구애되지 않는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다. 만약 나귀를 타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나귀를 찾아 헤맨다면, 결국 진리를 깨닫지 못한 선사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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