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짐머는 시네필 필수 코스

영화 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

by 세컨즈 매거진

세컨즈 매거진은 문화예술계 속 무수히 많은 찰나의 순간을 만드는 사람들을 조명하는 메일레터입니다.

오늘 글을 통해, 저희와 함께 문화 예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해 보세요!


123829_2771179_1746709403006314367.png 출처: @hanszimmerlive


여러분은 5월 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봄, 꽃놀이, 피크닉… 그 중에서도 빠질 수 없는 건 공연이죠! 지금도 계속해서 여러 페스티벌의 개최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오는 5월 17일, 영화 음악의 거장인 한스 짐머의 내한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 인스파이어 아레나 최초 클래식 공연인 '한스 짐머 라이브 2025(Hans Zimmer Live 2025)'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시네필이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 영화 음악 작곡가 한스 짐머, 지금부터 세컨즈와 함께 빠져들어가~


[1] 독학으로 작곡가 데뷔 가능하다고? 몰랐어.

[2] 영화 음악의 마법사

[3] '한스 짐머'라는 장르는 오직 한스 짐머만!

[4] 거장과 거장이 만나면 생기는



[step 1] 독학으로 작곡가 데뷔 가능하다고? 몰랐어.

123829_2771179_1746709458707132756.jpg 출처: 프라이빗 커브


음악도 언어처럼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

<라이온 킹>, <다크 나이트>, <인셉션>, <듄> 등 독보적인 작품 활동을 펼쳐 온 한스 짐머. 그는 지금의 오리지널 스코어 스타일을 개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세계적인 작곡가인데요. 놀랍게도 한스 짐머는 정규 교육 없이 독학으로 음악을 시작했다고! 2주 간 피아노를 정식으로 배워보기도 했으나, 기계적인 교육 방식에 답답함을 느껴 결국 그만두었다고 해요. 그에게는 자연스럽게 음악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죠. 다행히도 그는 발명가 아버지와 클래식 피아니스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문화적 소양이 풍부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클래식 음악 연주를 직접 보거나 들으면서 마치 언어를 배우듯 음악을 배웠습니다.'고 말하기도 했죠. 어릴적부터 집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레코더에 녹음한 소리를 변형하고는 했었다고!


대중음악에 눈을 뜨다

10살에 시작한 유학 생활은 한스 짐머의 음악 세계에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다줍니다. 엄격한 독일 교육 방식에 적응하지 못했던 그는 영국 대안학교 '허트우드 하우스'에 입학하게 되는데요. 덕분에 유년기에 듣던 클래식 대신, 70년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록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드디어 한스 짐머의 본격적인 음악 활동이 시작되는데… 밴드 크라카토아에서 키보드와 신디사이저, 프로듀서로 활동했으며, 밴드 버글스의 히트곡 <Video Killed the Radio Star>에서 신디사이저, 프로듀서로 활동했다고! (뮤직비디오에서 그의 젊은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답니다) 이후에도 여러 밴드를 돌아다니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었어요.


세계적인 거장이 되기까지

사실 한스 짐머는 어린 시절부터 영화음악의 꿈을 품고 있었어요. 12살 때 영화관에서 세르조 레오네 감독의 영화 <Once Upon a time in America>를 보고, 영화 속 음악에 흠뻑 빠져버렸다고 해요. 그로 인해 '20세기의 독보적인 재능'이라고 말했을 만큼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를 깊이 존경했다고 하는데! 1982년 영화 <달빛 아래서>에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담당하며 음악감독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후 영화 <레인 맨>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하게 되는데요. 당시 흥행을 거둔 영화감독 배리 레빈슨이 음악감독 자리를 제안했을 때, 자신에게 온 결정적인 기회임을 느꼈다고 해요. 한스 짐머는 이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아카데미상에 후보로 오르게 됩니다. 한스 짐머는 이후 인터뷰에서 '음악을 정식으로 공부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매번 영화를 시작할 때마다 새로움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며 자유로운 태도를 드러냈어요.



[step 2] 영화 음악의 마법사

123829_2771179_1746750957681121382.jpeg 출처: 영화 <스코어:영화음악의 모든 것> 스틸 이미지 (네이버 영화)


클래식에 전자음을 더하다

한스 짐머가 할리우드에서 음악 감독으로 크게 인정 받을 수 있던 이유는 그의 실험정신에 있다고 볼 수 있어요. 특히 그는 클래식 음악에 전자음을 더하는 독특한 방식을 사용하는데요. 신디사이저 뮤지션 출신답게, 고전 음악과 전자음악을 적절히 활용하여 그 경계를 알 수 없는 모호한 음악을 만들어 내곤 합니다. 이를 통해 <인터스텔라> 속 우주의 광활감과 고독이나 <듄 시리즈> 속 사막 행성의 신비로움을 그려내기도 했죠. 그는 단순히 소리를 겹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관객들로 하여금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음악을 만들곤 해요. 월트 디즈니의 영화음악 부분 대표 미첼 랩은 그를 '아주 독특한 락 느낌을 영화 음악에 가미하는 음악가' 라고 표현하기도 했어요!


소리도 음악으로 만드는 마법

한스 짐머는 음악이 아닌 소리마저도 음악의 일부로 만들곤 합니다. 이것은 그가 이론에서 찾을 수 없는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을 작업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데요!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죠. 영화 <덩케르크>를 보신 분들이라면 시계 초침 소리를 다들 기억하실텐데요. 이 소리는 한스 짐머가 당시 놀란 감독이 차고 있던 시계 초침을 직접 녹음하여 사용했다고 해요. '째깍째깍' 하는 소리 덕분에 관객들은 시간에 쫓기는 공포감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죠. 실제로 이 사운드에 소름 돋았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해요. 시계 초침 소리를 이렇게 영화의 주요 사운드로 활용하다니.. 그는 정말 실험적인 사운드를 구현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는 감독인 것 같아요.


심플 이즈 베스트의 정석!

한스 짐머의 음악을 듣다 보면, 비슷한 리듬이나 멜로디가 반복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지루하기 보다는 들을 수록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곤 해요. 그 이유는, 한스 짐머가 미니멀리즘의 작곡 방식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음악에서 미니멀리즘은 최소한의 악기나 음계로 단순하고 일정한 패턴의 음악을 만드는 것이에요. 짐머 또한, 미니멀리즘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충분히 웅장한 음악을 만들어내곤 합니다. 이러한 특징은 영화 <죠스>의 메인 테마 음악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요. 한스 짐머는 '<죠스> 음악에 대해 모두가 <죠스> 음악에는 2개의 음밖에 없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웅장한 오케스트라 교향곡입니다. 단지 2개의 음으로 시작할 뿐이죠.' 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거대한 오케스트라가 아닌 작은 반복이 만들어내는 압도감이 어마어마하지 않나요?



[step 3] '한스 짐머'라는 오직 한스 짐머만!

123829_2771179_1746713722178943689.jpg 출처: BMW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거장

한스 짐머가 '영화 음악의 거장'으로 흔히 불리는 이유는 영화마다 찰떡인 음악을 만든다는 점인데요. 장르가 달라도 매번 그 영화에 잘 녹아드는 음악을 선보이기 때문에 그는 명확한 스타일이 있기보다는 여러 장르를 넘나든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실제로 그는 '복잡한 음악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음악 철학을 바탕으로, 여러 분석과 함께 다양한 스타일을 도전하죠. 그가 음악 감독을 맡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작품 <글래디에이터><델마와 루이스>만 보아도 두 영화 속 음악의 분위기는 전혀 다른데요. 이처럼 한스 짐머는 한 가지 스타일을 고수하지 않고, 여러 장르의 음악을 섞는 사람이라 할 수 있어요.


이야기 전달이야말로 진정한 영화 음악의 역할!

특히 그는 '영화 음악에 정말 중요한 건 이야기 전달이다'라고 인터뷰집에서 밝힌 적이 있는데요. 영상이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영화 음악이 대신 전달한다고 보고, 훌륭한 영화 음악은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건데요. 영화 음악의 역할이 이야기 전달에 있다고 보는 한스 짐머의 철학을 이해한다면, 왜 그의 음악이 영화마다 다른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마다 감독이 담아낸 주제가 다르듯, 한스 짐머는 그저 영화가 담아낸 이야기에 충실히 음악에 담아냈을 뿐이라는 거겠죠? 그가 음악 작업 때 공들이는 부분도 바로 이야기에 집중해서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을 생각하고 연구하면서 곡을 만든다고 하니, 앞으로 한스 짐머가 참여한 작품에는 이야기를 생각하며 유심히 들으면 더 좋겠죠?


감정을 설계하는 디자이너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것은 곧 관객의 정서적 체험을 돕는다고 보아도 될 것 같은데요. 그런 면에서 한스 짐머의 영화 음악은 관객에게 감정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주인공의 감정을 그대로 전달해 주죠. 이런 그의 음악에 한 음악 이론가는 '단순히 특정 인물이나 집단과 연관되기보다는, 영화의 여러 지점에서 특정 인물이나 집단이 느끼는 감정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이런 그의 특징이 제일 잘 드러난 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 속 영화 음악인데요. 한스 짐머는 영화의 장르, 제목, 줄거리를 하나도 모른 채, 이야기의 핵심과 관련한 우화가 적힌 한 페이지 분량의 편지를 보고 작업했다고 하죠. 덕분에 등장인물의 감정, 즉 사랑, 상실, 죽음을 담은 음악을 완성하며, 일반적으로 SF 영화에서 시각적인 효과를 강조하는 음악과는 전혀 다른 음악이 탄생하게 되었어요.


전통을 깨부수다, 투철한 실험 정신

'제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는 장난스러운 요소와 이전에 해본 적 없는 것들을 시도할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 한스 짐머답게 그는 영화 음악에서 실험 정신에 투철한 시도를 하곤 하는데요. 가령 SF 영화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파이프오르간을 사용하거나 악기를 개량하는 등 심지어 없는 소리는 직접 채집한다고도 하죠. 영화 <듄>의 음악을 작곡할 당시에는 이전에 전혀 들어본 적 없는 사운드를 만들고자 새로운 악기를 만들거나 사막에서 일주일을 보내는 노력까지 했다고 하죠. 사실 그의 이런 실험 정신은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바이올린 현을 커터 칼로 긁는 기법을 사용했을 때부터 이미 업계에서는 유명할 정도니 말 다했죠?



[step 4] 거장과 거장이 만나면 생기는

123829_2771179_1746767485982836181.jpg 출처: 인스타그램 @filmthusiast


한스 짐머 X 크리스토퍼 놀란

<다크 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이 빵빵한 라인업의 영화들은 모두 한스 짐머와 크리스토퍼 놀란의 협업에서 탄생한 걸작들이죠. 이 두 거장의 콜라보는 익히 잘 알려진 것처럼 단순히 영화 감독x작곡가의 관계를 넘어 특별한 '예술적 동행'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이번 챕터에서는 이들의 끈끈한 파트너십과 관계성에 대해 간단히 알아봐요!


이것이 리터럴리 '협업'이다.

'그는 3년 전 연주에서 내가 아주 미세하게 바꾼 부분까지 기억해요. 무슨 음이었는지도 다 알아요.'라는 한스 짐머의 증언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놀라운 '음향 기억력'을 증명하고 있어요. 덕분에 짐머는 놀란과의 협업에서 더욱 자유롭게 음악적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실패를 감수하며 혁신적인 사운드를 탐구할 수 있다고 하죠.

일반적으로 영화 제작 과정에서 음악 작곡은 감독의 직접적인 통제 영역 밖에 있는, '통제 불가능한 요소'로 여겨지곤 해요. 감독이 대본을 쓰고 카메라를 움직이는 것과는 달리, 음악은 또다른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스 짐머와 크리스토퍼 놀란의 관계는 예외! 그들의 작업은 '끊임없는 대화'와 '실험', '동시 진행'방식을 통해 음악 작업의 구조를 함께 짜는 것부터 시작해 진정한 의미의 '협업'을 실현하고 있어요. 그렇기에 한스 짐머는 놀란을 자신의 '밴드의 일원'이자 '음악의 공동 창작자'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어떤가요? 두 거장의 깊은 신뢰와 예술적 공감대의 깊이가 조금이나마 느껴지지 않나요?


둘의 만남 계속되길...

크리스토퍼 놀란은 한스 짐머에게 'This is no time for caution(지금은 신중을 기할 시간이 아니다)'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시계를 선물했다고 알려져 있죠! 바로 두 사람의 좌우명이자 작업 방식의 모토라고 해요. 이를 따라 '늘 예상치 못한 시도를 통해 매번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한스 짐머의 다짐은 그의 신선한 충격이 가득한 작품을 통해 늘 증명되고 있어요. 또한 한스 짐머에 따르면 영화 제작에 몰입할수록 크리스토퍼 놀란이 음악에 대해, 한스 짐머가 스토리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하며 마치 두 사람의 역할이 뒤바뀐 같은 순간도 존재한다고 해요.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은 끊임없이 질문을 주고받으며 작품을 완성해 나가고 있죠. 이렇게 두 거장의 머릿속에 있는 수많은 날것의 아이디어들은 그들의 모토를 따른 거침 없는 대화를 통해 정제되어 영화와 음악이라는 작품의 형식으로 우리에게 선보여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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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2025년 5월 13일, 세컨즈 메일 레터 구독자분들께 먼저 전달되었던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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