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나는 꼭 내 나이를 적어본다.
그리고 몇 번이고 되뇌어본다.
올해, 예전 나이로 49.
이렇게 의식적으로 적어두지 않으면
내가 몇 살인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채
그냥 지나가버릴 것 같아서.
생각 속의 나는
아직도 서른 후반? 마흔 초반? 쯤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거울 속 얼굴과
조금씩 달라지는 신체 기능은
분명 지금의 나이를 말해준다.
그래서 나는
생각과 실제의 싱크를 맞추는 작업을 한다.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어떤 속도로 살아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의식 같은 것.
젊게 생각하며 사는 것도
분명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방향은
내 나이를 인식하며 사는 삶이다.
가끔은 이런 틀에서 벗어나는 것도 필요하고
너무 나이에 순응하려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전체적인 가이드는 이쪽이다.
어디가 조금씩 아파져도
생각이 예전과 달라져도
나이를 떠올리면
‘그럴 수 있지’ 하고 납득이 간다.
조금 답답해 보일지도 모르고
고루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누구에게 공감받기 위한 생각도 아니고
누군가를 설득하려는 태도도 아니다.
그저
내가 나를 편안하게 이해하기 위한 방식일 뿐.
그리고
그 정도의 선택은
내가 해도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