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가 좋은 사람

by 새 봄

​많은 분들이 새로운 시작 앞에서 설렘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시작보다는 과정의 후반부를 선호하는 편이다. 나는 상반기보다 하반기를, 어떤 프로젝트든 중반을 넘어선 시점에 더 편안함을 느낀다. '처음', '시작', '초반'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부담과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시점은 나에게 가장 큰 심리적 부담을 준다. 언제 이 일을 다 끝낼 수 있을지,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크게 느껴져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는 시작하기 전부터 '언제 끝나나'를 먼저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일단 중반을 넘어서면 상황이 달라진다. 남은 과정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내가 이 상황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는 안정감이 생긴다. 이 시점부터는 시간이 초반보다 훨씬 빠르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끝이 보인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일이 가속화되는 것이 좋다.
​결국 끝이 다가오면 아쉽긴 하지만, 이 아쉬움은 시작할 때 느꼈던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훨씬 낫다. 과정을 잘 지나왔다는 안도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나는 다 지나온 후의 아쉬움을 더 좋아한다.

​많은 사람이 새해나 새로운 시작에 설레는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당장 다가올 2026년의 새로운 일들을 생각하면 부담이 되고, 그저 한 해가 무사히 잘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2025년을 큰 탈 없이 무난하게 잘 보낸 것처럼, 2026년에도 우리 가족이 평안하고 무탈하기를 조용히 기원해 본다.

이처럼 시작의 설렘보다는 과정의 안정과 무사한 마무리를 바라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분들의 2026년 무탈함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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