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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민 Dec 28. 2015

신규간호사, 일이 꽤 늘고있다.

입사한지 두달

입사한지 두달이 다 되어간다.


처음엔 스트레스도 진짜 많이 받아서, 더 잘하지 못하는 나를 스스로 더 괴롭히곤 했는데

지금은 약간은 좀 내려놓은 기분이다.

음, 반쯤은 포기한 느낌.


확실히 버티는게 답이라는게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일이 는다.

아직은 일이 는다고 표현하기엔 미숙하지만, 그래도 일이 늘고 있는게 느껴진다.

처음엔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지만 지금은 그정도까진 아니어도(사실 지금은 꽤 공부를 게을리하는 상태지만) 어느정도는 보이고 어느정도는 자연스레 습득이 된다.

죽을만큼 힘들어도 괜찮은 때가 있는걸 보면 이 시기도 이렇게 넘기는건가 싶기도 하다.


이번주는 내내 수술이 없다.

교수들이 다 휴가를 가신 관계로.. 예정된 수술은 없고 응급 수술만 하고 있다.

물론 우리과 수술이 아닌 것도 우리 방으로 오면 해야하지만.. 아직 신규인 관계로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시니까.

역시 정규 수술이 없으니까 아침에 준비물 안챙겨도 되는게 좋은 점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오니 응급수술이 떡!!!

준비물 안챙겨도 된다며 10분 늦게 출근했건만, 스케줄을 확인해보니 cystectomy가 떡하니!

그렇지만 예전보다 여유가 생겼다는걸 느끼는게,

스케줄을 확인하고서 '아- cystectomy쯤이야. 그냥 챙기면 되지.'하고 준비물을 챙기러 갔다는 것이다.

나 스스로가 조금 기특했던 경험이다.

예전엔 덜덜 떨었는데 말이지.

교수님들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선호하는 소모품도 다르기 때문에 조금 생소한 준비물이긴 했지만, 그래도 뭐! 잘 챙겼다.

완벽하진 않아도 '이러면서 배우는거지-'하고 조금은 능청스러워진게 또 달라진점이라면 달라진 점이다. 내 기준에선 나름 서큐도 잘 봤고, 무리없이 끝냈다고 생각한다. 예전엔 다루기 어려워했던 전표 작성하는것도 이젠 제법 척척.

다른 수술은 여전히 생소해서 어려워하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지금처럼 계속 반복하다보면 익숙해지겠지.


아침부터 시작해서 끝날때쯤 손을 바꾸고,

점심을 먹고오니 웬걸, 신경외과 수술이 우리 방에 와있다.

신경외과 수술을 보는건 처음이었는데 조금 무섭기도 했다.

개복해서 복강을 보는건 뭔가 좀 현실감이 없어서 별 느낌이 없는데,

직접 다리나 팔을 수술하는 정형외과 수술이나 머리쪽을 수술하는 신경외과 수술은 너무 현실감이 느껴져 무섭다.

너무 다루기 어려운 부분인 것 같은데..

척척 수술하시는 교수님과 손발 맞추는 스크럽 선생님... 대단해...



그렇지만 왜이리 기운이 없는걸까.

요즘은 더 힘내서, 돈도 벌고 커리어도 쌓고 이렇게 이야기로 담을 거리를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려고 하지만..

그래도 오늘 아침 출근은 너무 힘들었다.

병원에서도 계속 맹한 상태 ㅜㅜ

컨디션 좋을땐 참 좋은데..

이럴때가 있고 저럴때가 있는 것처럼 또 이것 역시 지나가려나.



어쨌든 내 꿈은 변하지 않는다.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내고, 그걸 나만의 컨텐츠로 승화시키는 것.

그리고 책을 써서 내 이야기와 나의 컨텐츠를 담는 것.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

내 컨텐츠를 다른 사람들을 돕는데 사용하는 것.

결론적으로는 정신적,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는 것.

나와 내 시간을 통제하에 두는 것.


조금씩 조금씩 해야지.

한번에 많이는 못한다.

느리지만 멈추지 않으면서 전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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