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 시작으로 바쁜 요즘이다. 겨우 유월 말에 이 정돈데 방학과 본격 휴가철, 파리 올림픽까지 겹칠 7, 8월을 생각하면 벌써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 건강 챙겨 멘탈 챙겨 하려고 비행 때 짐 야무지게 싸 들고 다니는데, 동료들이 내 한국 브랜드 아이템 몇 개를 유난히 부러워하길래 써본다.
먼저 손풍기!
아직도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에는 손풍기를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아마존에서 팔긴 하던데 오프라인 매장에선 본 적이 없는 것 같고, 인터넷에서 파는 제품도 한국처럼 귀엽고 예쁜 건 하나도 없다.
독일은 원래 여름이 길지 않고, 무더위 기간도 굉장히 짧은 편 (1-2주 정도?)이었던 나라라 일반 가정집은 물론 식당, 가게, 카페 등에 에어컨이 설치된 곳이 아직도 많지 않다. 한국인들은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지하철 역시 에어컨이 있는 전차가 있고 아닌 것도 있다는 것..
그런데 최근 몇 년간 기상 이변으로 독일답지 않게 폭염이 길어지고 있다.
이런 날 지하철 타서 손풍기 키면 남녀노소 국적 불문 다들 부러운 눈초리로 쳐다본다.
출근 후 비행기 안에서 손님들 타기 전에 점검&체크할 때, 비행기 전원이 꺼져있어 에어컨을 못 틀 때도 있는데 이럴 때도 완전 꿀!
어제 비행할 때도 브리핑 룸에서 기다리면서 손풍기 쓰니깐 다들 „oh mein gott das brauche ich jetzt” 하며 어디서 샀어?? 당연히 한국이지?? 빨리 한국 비행 가야겠다 이러더라고요 ㅋ
도시락통
전에도 쓴 적 있는데 비행한 지 10년 되다 보니 기내식에 대한 큰 감흥이 없다. 비행기에서 제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비행기 바깥 음식입니다… 아무튼 거의 매 비행 도시락을 싸가는데 유리로 된 통에 들고 다닌다. 한국인에겐 익숙한 밥 + 반찬 넣을 수 있게 칸막이가 있어 나눠져 있는 구조인데 독일엔 이런 제품이 많이 없는지 우와 두 개/세 개를 넣을 수 있네 좋다! 유리라 비행기 오븐에 바로 넣어도 되네!라고 신기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다른 크루들 어떻게 하나 보니까 그냥 샐러드나 파스타 같이 일품요리? 한 종류만 담을 수 있난 그릇에 넣어다니긴 한다.
나는 두 종류 넣을 수 있으니까 저번에는 엽떡이랑 스크램블 에그 담아 오고 현미밥에 두부조림 호박나물 가져오고~
풀리오
저의 비행 인생 십 년… 풀리오를 만나기 전 후로 나뉩니다… 광고 아님 내 돈 내산이라는 것!
종아리 근육에 오히려 안 좋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 나는 원체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이라 걱정 없이 샀다.
장거리 비행 승객으로 탈 때도, 긴 비행 중 크루 레스트에 잠자러 들어가서 누워있을 때, 비행 끝나고 호텔 도착해 잘 때 양다리에 마사지기 돌리고 있자니 천국이 따로 없다. 부기가 완전히 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손도 까딱하기 싫을 정도로 피곤할 때 이만한 제품이 없다. 비행 때마다 들고 다니면서 Korean living in 2050 이러고 자랑하는데 다들 사진 찍어가고 한국 비행 가서 꼭 사야겠다며 난리도 아니다.
나의 인생도 편하게 만들어주고 국뽕도 채워주는 한국 제품들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