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까요
매번 다양한 국가사람들과 일하고 전 세계에서 온 승객들을 태워서 다니는데 꼭 한국인 승객들만 하는 행동이 있다. 주로 먹을 것과 관련된 건데 혹시 감이 오시려나?
우리 회사는 유럽 항공사인지라 비행기 탑승 후 식사를 바로 나눠주는 게 아니라 아페리티프 = 아페레티보 = 식전주 서비스를 한다. 각종 주류, 차가운 음료와 함께 이코노미 클래스에는 작은 봉지에 들은 너트, 프렛첼, 크래커 등이 제공된다. 뭔지 아시죠 쪼끄맣게 포장된~
그 후 쓰레기를 한번 쫙 걷는데, 꼭 한국인들만 과자봉지를 야무지게 쪽지모양으로 접어서 주신다.
정말 드물게 그 모양으로 접어주는 외국인이 있어서 보면 옆자리에 한국인 파트너가 있다.
큰 차이는 없지만 개인적으론 쉽게 집어서 버리기도 편하고 기내 쓰레기통은 개수가 한정되어 있어 공간도 많이 안 차지 해서 좋군~ 생각하곤 한다. 꼬깃꼬깃 접어주시는 게 귀여워서 받을 때마다 혼자 피식 웃곤 한답니다.
또 하나
밥 언제 나와요?라는 질문. 이코노미에서 일하는 날엔 탑승하는 손님들 맞으며 “어서 오세요~” 인사할 때부터 종종 듣는다.
국적기는 식전주 없이 음료랑 밥 같이 나가니까 아페리피트 서비스 할 때도 밥은 언제 주세요?라고 많이들 물어보시고.
십 년 비행하면서 이 질문은 정말 한국인한테만 받았다. 기억을 더듬어보아도 외국인은 동서양을 불문하고 많아야 세 명 정도..? 그중 한 명은 본인 약 먹어야 할 시간이 있는데 밥이 언제 나오냐는 이유였고 한 명은 4살 애가 배고프면 찡찡댄다고 간식을 언제 줘야 하나 싶어서 물어본다고 했다.
한국인은 밥심이라고 하는 말이 절로 이해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