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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라워수 Jul 20. 2024

[비행일기] 승객들은 모르는 조종실 이야기

칵핏에서 일어나는 일들


 승무원 특권? 중 하나 조종실 출입! 일반 승객들은 절대 갈 수 없는 그곳, 나는 비행할 때 서비스 끝나고 조종실 구경도 가는 것도 좋아하고, 가끔 이착륙할 때 칵핏에 있는 여분 좌석에 앉아 랜딩 하는 것도 요청해서 자주 들어가는 편이다. 승객들은 잘 모를 조종실에서 생기는 일들을 모아봤다.



랜덤 음주 측정

승객들 타기 전 기장, 승무원들이 먼저 비행기에 타는데 재작년쯤 처음 보는 사람들 세 명이 조종실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고서는 하시는 말씀 “음주 측정 하겠습니다~”. 기장 세명 다 검사를 했다. 전원 무사통과!

인천공항 관계자분께 들은 얘기로는 걸리는 순간 그 자리에서 직위 해제 및 해고 처리 된다 한다. 세컨 찬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항공사마다 다른데 특히 중동 모 항공사는 매 비행마다 검사한다고도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컵홀더

커피 머그, 작은 물병들을 놓을 수 있는 컵 홀더가 있다. 근데 자동차와는 달리 운전자 손 바로 닿는 데가 아니라 사이드 쪽에 꽤 멀리 놓여있다. 아무래도 계기판 같은데 물 흘리면 안 되니까 그렇겠죠?


저기 앞에 동그라미


여자 기장

여성 조종사가 제일 많은 회사는 놀랍게도 인도 항공사인 에어 인디아. 아일랜드, 남아공, 호주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우리 회사 여자 기장들과 이 주제로 몇 번 얘기해봤는데 우리 회사는 전체 파일럿의 5-10%가량이 여자고,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 세계적인 비율로 보면 4-6% 가 여자 기장이고 숫자 자체는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초라한 편이라고 하는 기사들을 찾아볼 수 있다.


외항사의 동양인 기장

우리 회사는 유럽 국적기! 이민자 국가인 미국이나 다인종 회사인 에미레이츠 등과는 다르게 우리 회사에는 토탈 열명 남짓의 아시안/아시안 혼혈 기장이 있다. 다들 2세고요~ 우리 회사 교육은 다 독일어로 진행되는데 그 언어 장벽이 높은 게 아무래도 한몫할 듯.. 영어가 공식 언어인 항공사에서는 인종/국적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동남아 모 항공사 한국인 기장과 잠깐 대화 나눈 적이 있는데 그 회사는 한국인 파일럿이 다수라고 말씀하셨었다.



선팅

조종석 창문은 살짝 선팅이 되어있고, 새로운 기종일수록 자외선 차단이 더 잘된다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라고 저번 비행 기장이 말해줬다. 하지만 13시간 장거리 낮 비행 하면 아무리 창문 선팅이 잘 되어있어도 자외선 노출되는 건 매한가지 일거라며, 일 년 내내 긴 팔 셔츠만 입는 기장들도 있다.

밤 비행엔 상관 없겠죠



버드 스트라이크

승무원 교육받을 때 처음 듣고 깜짝 놀랐던 버드 스트라이크! 말 그대로 이착륙/낮은 고도에서 운항 시 새(떼) 랑 비행기가 부딪히는 걸 말한다. 자동차와 다르게 비행기를 휙 꺾을 수 없기 때문에 그냥 어쩔 수 없는.. 새가 그냥 부딪히기만 한다면 비행기 자체에 큰 문제는 없는데 (물론 새는 죽겠지만..) 새가 엔진에 빨려 들어간다던가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 십 년 비행하면서 딱 한번 버드 스트라이크가 있었는데 새 사체가 엔진으로 들어가 버려 다 꺼내고 다시 수리하느라 그날 비행이 취소 됐었다.

위키피디아 찾아보니 “인천국제공항 노동자들의 소식지인 《사람과 하늘》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조류충돌사고를 막기 위해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조류를 활주로 주변에서 내쫓고, 10년 동안 관찰한 새들의 활동을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하는 노동을 하고 있다.”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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