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가

아가씨 그만 쫓아와요

by 유소이

통기타라이브가수로 오랜 세월을 살았다

25년 전쯤인가

롯데월드"에서 결식아동 돕기 공연을 매주 했었다

그 첫날인 걸로 기억된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길치인 나는 롯데월드 무지개분수 앞으로 모이라는 공연팀공지만 듣고 길을 나섰다

당시엔 내비게이션도 없었고 서울길은 정말 너무나 두려웠다

어찌어찌 도로로 들어선 나는 신호대기 중에 옆차선의 트럭운전사께 창을 내리고 도움을 청했다

" 아저씨~ 롯데월드로 가는데 어떻게 가야 할까요? "

아저씨는 흔쾌히 따라오라고 하셨다

마침 그쪽으로 가는 길이라고, 근처라고 하시고는 앞장서 출발해 주셨다


구세주를 만난 기분으로 열심히 따라갔다

쫓아가는 건 자신 있었다

옆도 뒤도 보지 않고 트럭의 뒤꽁무니만 보고 달렸다

얼마나 갔을까

트럭이 보도블록 위로 올라가 주차를 했다

나도 따라 올라갔다

그러자 창문을 내리고 운전하시던 아저씨가 소리를 치셨다

" 아가씨~ 그만 쫓아와요

나 밥 먹으러 오모리김치찌개집 온 건데 여기까지 오네?"

그... 그래요?

따라오라고 하셨잖아요

우물거리며 올려다보니 건너편에 높디높은 롯데월드가 보였다

지금은 네비언니를 따라다닌다

세상에 이런 고마운 언니가 어디 있을까 싶다

사방분간을 못하는 이 둔한 감각


나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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