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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바웃스윔 May 23. 2024

천천히 우아하게

느리게 해야 잡힌다



운동을 배울 때에는 영법을 교정하기 위한 다양한 '드릴' 훈련들이 있다.

목적에 따라 각각의 움직임에 대해 디테일하게 교정하며 전체 영법을 수정할 있도록 돕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배울 때에 하나하나 <분절학습>을 통해 단계들을 깨우치고, 영법을 모두 배운 후에도 더 디테일하고 효율적인 영법 완성을 위해 분절하며 디테일을 강화시킨다. 

이렇게 드릴을 연습할 때에는 더욱 천천히 하면서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초보 스위머들은 수영을 천천히 하는 것을 특히 어색해한다.

급하게 팔을 젓고 호흡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아마 물에 몸이 가라앉거나 빠질까 봐,

쉽게 말해서 살기 위해서(?) 급하게 동작들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재미있는 점은 물은 급하게 잡으려고 할수록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영장에 서서 손을 슬렁슬렁 천천히 움직이면서 물을 잡아보자.

생각보다 부드럽고 여유 있게 잡아도 물이 걸리며 물살이 살랑살랑 느껴진다.

고로 수영은 전혀 급하게 할 필요가 없다.


천천히 여유 있게 할 줄 알수록 수영하는 법을 느낄 수 있고,

천천히 할수록 실력이 는다는 것이다.

길게 길게 천천히 하고 나서야 빠르게 하는 법도 익히기 쉽다.


느린 속도로 하나씩 차분하게 수영하다 보면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위에 언급한 'Drill' 훈련들은 보통 천천히 동작들을 분절하거나 변형하여 특정 디테일을 잡고자 하는 것인데, 특정 감각을 살리기 위해서 하기도 하고 불필요한 동작을 제거하기 위해서도 사용한다.


<천천히 드릴을 하다 보면 느낄 수 있는 것>

1) 수영을 하며 놓치고 있던 것들을 파악할 수 있다. 

    -> Ex) 빠르게 하면서 놓치고 있던 부분들(물을 잡는 감각 이라던가.. 리듬이라던가..)

2) 내가 생각하던 것 외에 하고 있던 것을 파악할 수 있다. 

   -> Ex) 모르고 있던 불필요한 습관들(손목을 돌린다거나, 팔꿈치를 과하게 세운다거나)

: 전자는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실제로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고, 후자는 수영의 효율을 방해하는 동작들이 없는지 점검하며 제거하기 위함이다. 생각보다 불필요한 동작들이 습관이 되어 영법을 방해하는 경우도 많다.




어느 정도 실력이 좋아진 후에도 천천히 해보면서 나의 영법을 점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반면에 초보 때부터도 너무 급하지 않게 동작 하나하나를 여유 있게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천천히 할 줄 알아야 빠르게 하는 것도 더 쉽게 된다.


자유형을 배우고 있는 초보 스위머 A와 배영을 배우는 초보 스위머 B의 예시를 보자.


A 

킥판 없이 자유형을 할 때마다 팔을 허우적 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킥판을 잡고 수영을 할 때처럼 한 팔씩 천천히 여유롭게 하자.

오른팔이 물을 거르고 돌아올 때쯤(리커버리) 왼팔이 물을 거르기 시작해도 늦지 않다.

오른쪽과 왼쪽을 끊김 없이 계속 돌리려 하다 보면 오히려 물은 제대로 걸리지 않고 정신만 없어진다.

한쪽이 스트록을 하는 동안 반대 팔은 뻗은 채로 생각보다 길게 유지해야 한다!

*팔을 길게 길게 써보자!


배영을 배우는 중 팔을 저을 때마다 몸이 균형을 잃고 휘청거린다.

수면 위에 잘 누운 유선형 자세가 잘 유지되어야 함을 잊지 말자.

*배영의 기본자세는 누운 유선형 자세(수면 위에 몸을 가지런히 하고 팔은 위로 쭉)이다. 차렷하고 누운 자세가 아님을 기억하자.

균형을 잡기 어렵다면 한 팔씩 천천히 해보는 것이 좋다. 

한 팔씩 해보면 균형을 잡는 것이 더 어려운 쪽이 있을 것이다.

균형 잡기 어려운 쪽의 스트록을 연습하면서 

킥은 잘 차고 있는지, 팔을 구부리며 올리진 않는지, 몸은 일자로 잘 누워있는지 등을 점검하며 

몸의 안정성을 잡을 수 있도록 연습한다. 

이때에도 중요한 것은 팔을 휙! 돌려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본자세에서 한쪽 팔을 내리며 천천히 물을 거르고 몸의 균형을 잡으며 손을 제자리로 돌리는 것이다.

*배영 리커버리를 할 때에는 얼굴이 물에 잠길 수도 있으니 반드시 코로 숨을 내쉰다. 



영법을 익혀야 되는 단계일수록, 서두르면 물이 도망가버린다.

발차기는 발등과 발바닥으로 물을 부드럽게 계속 거르고,

천천히 손바닥에 느껴지는 물을 충분히 이용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신경 쓰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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