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3단계 인간의 탄생
창조의 이중성(표현 + 합일 + 범죄)을 인식하고, 존재론적 죄책감과 퇴폐적 아름다움을 수용한 인간은 새로운 존재 양식, 즉 3단계 인간(Third Stage Human) 으로 이행한다.
3단계 인간이란
고정된 신화나 목적에 의존하지 않고,
무의미를 수용하면서도 창조를 포기하지 않으며,
존재 자체를 흐름과 변주의 장으로 살아가는 인간을 뜻한다.
그는 더 이상
구원의 신화를 좇지도 않고,
절대적 의미를 고집하지도 않는다.
그는 단순히, 존재한다. 그리고 창조한다.
7.2 3단계 인간의 기본 태도
3단계 인간은 다음과 같은 기본 태도를 지닌다.
비극성의 수용: 삶은 필연적으로 무의미하고 부조리하지만, 이를 두려워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
창조적 유희: 무의미 속에서도 끊임없이 의미를 발명하고, 창조적 흐름 속에 자신을 맡긴다.
퇴폐적 아름다움의 포용: 실패, 붕괴, 부패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완전성을 강박적으로 추구하지 않는다.
존재론적 죄책감 감내: 자신의 창조가 장차 억압을 초래할 수 있음을 자각하면서도, 창조를 멈추지 않는다.
7.3 목적 없는 자유
3단계 인간의 자유는 특정 목적이나 완성을 목표로 하지 않는 자유이다.
그는 어떤 궁극적 목표(구원, 성공, 완성)를 위해 살지 않는다.
그는 살아가는 행위 자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창조한다.
자유는 어디로 가는가가 아니라, 가는 그 자체에 있다.
요컨대, 3단계 인간은 ‘목적 없는 자유(Purpose-less Freedom)’를 살아간다.
7.4 시간성과 순간성
3단계 인간은 시간을 직선적 진보나 구원의 역사로 보지 않는다.
그에게 시간은 연속적 서사이기보다는, 매 순간 순간이 새롭게 열리는 장이다.
그는 과거에 집착하거나 미래에 매달리지 않고, 현재 순간의 창조와 표현에 몰두한다. 이는 하이데거가 말한 “순간(Augenvblick)”의 철학적 심화로 볼 수 있다.
7.5 공동체와의 관계
3단계 인간은 공동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공동체를 절대화하지도 않고, 구원의 대상처럼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는 공동체와 끊임없이 부딪치고, 때로는 상처 입고, 때로는 엮이면서 살아간다. 그는 공동체와의 관계에서도 창조적 유희를 지속한다.
7.6 존재 방식: 무고하지 않지만 진실하다
3단계 인간은 무고하지 않다.
그는 자신의 창조가 미래에 규범을 만들고,
그 규범이 타인을 억압할 수 있음을 안다.
그러나 그는
그 죄책감에 짓눌려 창조를 포기하지도 않고,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지도 않는다.
그는 무고하지 않지만, 진실하다.
그의 삶은 깨끗하거나 완벽하진 않지만, 진실하고 창조적인 흐름이다.
7.7 요약
3단계 인간은 고정된 신화나 목적을 버리고,
무의미를 수용한 채 창조적 흐름 속에서 살아간다.
그는 목적 없는 자유를 살고,
시간과 공동체를 유동적 흐름으로 받아들이며,
존재론적 죄책감을 끌어안고도 창조를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