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십,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

by 지혜란

인턴, 그 소중한 시작점에서 피어날 가능성들에게

전문 면접관으로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인턴이라는 소중한 경험의 문턱에 선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가능성을 어떻게 하면 잘 알아볼 수 있을까 하는 깊은 고민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마주할 인턴십이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경험이 아니라, 여러분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제 이야기를 통해 나누고 싶습니다. 그때는 인턴십이 흔치 않아서, 제가 겪었던 경험이 인턴십에서 얻을 수 있는 것과 비슷할 거예요.

나의 미약한 시작, 그리고 두 번의 기적 같은 제안

제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1990년대 중반은 컴퓨터라는 것이 막 보급되던 시기였습니다. 운이 좋게도 저는 전공과 상관없이 IT 회사에 발을 들였고,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사가 되려던 소규모 회사에서 MCP 자격증을 따오면 취업을 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Windows 3.1 MCP 자격증을 위한 문서 복사본을 가지고 빌린 컴퓨터 한 대로 독학을 시작했고, 한 달 후 제가 MCP 자격증을 따게 되어 그 회사는 Microsoft의 협력사 되었습니다.

1. 벤더 직원, Microsoft 정직원이 되다.

협력 업체 직원으로서 Microsoft에 파견 나가 일했던 그때, 회사에서는 저에게 급여를 더 주거나 인센티브를 주지 않았지만,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고객의 질문을 분석하고 기술 문서를 만들며 몰두했습니다. 저는 그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고객분들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이때 벤더 소속으로 일할 때 저의 관리자이셨던 Microsoft 과장님으로부터 개발팀에서 정직원을 뽑는다며 저를 추천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의 추천 덕에 그렇게 저는 여러 번의 면접을 통해 Microsoft 개발팀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묵묵히 저의 역할을 다했을 때, 저에게는 정직원이 될 수 있는 기회, 심지어 Microsoft에 직접 입사할 수 있는 기회까지 찾아왔습니다.

2. 임시직 직원, 다시 Microsoft 정직원이 되다.

7년간 개발팀에서 일을 했지만 결혼과 함께 2세를 갖기 위해 2003년 Microsoft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개발팀 동료분 소개로 2003년부터 저는 번역 업무 아르바이트를 하며 3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동료분께서는 저에게 먼저 백서(White Paper) 번역/리뷰를 제안해 주셨고, 심지어 번역업체 섭외까지 도맡아주시며 저에게 귀한 기회를 안겨주셨습니다. 저는 제가 참 인덕이 많은 사람이라고 감사하며 살았는데, 이제와 생각해 보니 아마도 저의 성실한 모습이 그분께 좋은 인상을 심어주어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게 지내던 중, 2006년에 개발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직장 동료가 마이크로소프트 고객지원센터에서 근무하시면서 저에게 번역 일을 부탁하셨습니다. 회사 비용이 부족하니 아주 저렴한 가격에 번역을 해줄 수 있느냐는 요청이었습니다. 고객 상담사들이 봐야 할 기술 문서였는데, 저는 금액에 상관없이 저를 좋게 보시고 제안해 주신 것에 감사하며 300페이지에 가까운 기술 문서를 번역해 드렸습니다. 실제 번역 단가 대비 3분의 1 정도의 수고료만 받지 았지만, 놀랍게도 그 기회가 제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하는 계기로 연결되었습니다.

번역 수준이 괜찮았던 데다 제가 매우 적은 금액으로 번역을 해드린 덕분이었는지, 저에게 또 다른 임시직 자리를 제안해 주셨습니다. 당시 3년간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재취업을 생각하던 차였습니다. 저는 금액에 얽매이지 않고 제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임시직 직원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재입사 후 6개월 만에 오퍼레이션 매니저님께서 저에게 정직원 자리를 제안해 주셨습니다. 그 당시 제가 맡았던 임시직 업무는 기술 문서 번역이었는데, 저는 단순히 번역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상담사들이 어떻게 하면 내용을 빠르게 이해하고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임시직으로서 시키는 일만 하면 되었지만, 저는 ‘이렇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는데’ 하는 생각에 멈출 수 없었습니다. 개발팀에서 7년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번역용어 통일화와 번역 기준을 세웠고, 이를 적용하여 Knowledge Base를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상담사들이 빠르게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핵심 키워드를 작성하여 넣었고, 키워드 교육까지 진행하여 상담사들이 원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물론 제가 이런 일을 한다고 해서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업무를 개선하고, 고객에게 빠르게 올바른 기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더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저에게는 큰 보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업무를 체계적으로 만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오퍼레이션 매니저님께서 저에게 새로운 정직원 자리를 제안해 주셨고, 세 차례에 걸친 외국 동료와 매니저의 면접을 거쳐 다시 Microsoft의 정직원이 되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수많은 협력사 직원들이 있었지만, 정직원이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하더군요. 대부분 1년은 열심히 일하지만, 2년 차부터는 '내가 받은 만큼만 일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이직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직책이나 소속에 상관없이 어떻게든 더 나은 개선점이 있으면 바꾸려 노력하는 자세와 꾸준함과 끈기를 가졌다고 평가받았습니다. 저에게 찾아온 두 번의 정직원 제안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제 성실함과 문제 해결에 대한 진정성이 만들어낸 기회였음을 지금은 확신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인턴십이 바로 그 '꾸준함과 끈기'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귀하고 소중한 기회라고 믿습니다. 인턴십은 단순히 직무 경험을 쌓는 시간을 넘어,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때로는 바로 정직원으로 채용되기보다 인턴십을 통해 차근차근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직원은 이미 회사에서 기대하는 바가 명확합니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신입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의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인턴에게는 처음부터 큰 기대를 걸기보다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봅니다. 바로 이 지점이 인턴에게 기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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