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하나이지만, 널 향한 사랑은 가득해
오늘도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아기를 혼자 돌보다 보면 집안일도, 육아도 놓치는 부분이 많이 생긴다. 그러다 설거지를 하던 중, 아기가 머리를 바닥에 쿵 부딪혔다. 그 작은 머리를 부여잡고 한참 서럽게 울던 아기를 나는 안고, 또 안았다.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그 순간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빨래거리가 널브러져 있어도, 싱크대에 설거지가 쌓여 있어도 다 제쳐두고 아기부터 봤어야 했다. 그 단순한 진리를 알면서도 한순간의 우선순위가 엇갈려 버렸다. 그리고 나는 또 깊은 후회 속에 빠졌다.
‘설거지를 나중에 할걸’
‘잠시 한눈팔지 말걸’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엄마의 하루는 늘 동시에 여러 개의 일을 안고 달리는 열차 같다. 기저귀 갈다 말고 빨래를 널고, 젖병을 씻다 말고 울음을 달래고, 겨우 잠든 아이를 재우며 회사 업무를 체크해 본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몸이 여러 개였으면 좋겠다.
하나는 아이만을 위해,
또 하나는 나 자신을 위해,
마지막 하나는 밀린 집안일을 하기 위해.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상상만으로 ‘피식’웃어보며 아기를 토닥여 준다. 나는 여전히 하나뿐인 몸으로 아이와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도 실수했고, 오늘도 후회했고, 오늘도 아이의 울음 앞에 가슴이 무너졌다. 이 감정은 언제쯤 무뎌지며 괜찮아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가 내 품 안겨서 울음을 멈출 때, 그리고 내 눈을 보며 웃어줄 때, 그 작고 따뜻한 온기가 느껴질 때 나는 또 다짐한다.
내일은 더 잘해보자고.
내일은 좀 더 힘을 내보자고.
비록 몸은 하나라도 마음만은 우리 아기 곁에 함께 하겠다고.
오늘도 나는 엄마로 살아낸 하루를 조용히 껴안고 아기 옆에 누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