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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 May 29. 2023

일곱 번째 생각풀이

행복은 조건 충족을 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꿈속에서 나는 하늘을 날고 있었다. 분명히 기억난다. 내 옆에서 날고 있는 누군가에게 

나 이렇게 날아본 적 없지?라고 하며 자신 있게 말하던 나의 시점. 이렇게 새처럼 날아본 적 없지. 자, 별로 어렵지 않아.



 그러고 눈을 떴다. 밖에서 새소리가 들렸다. 새가 지저귀고 주말 동안의 장마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은 이슬을 머금은 상태로 가라앉아 있었다. 눈을 뜨고 나서 나는 아직 날고 있었다. 아직 그 상태에서는 내 안에 무언가가 들어오기 전이었다. 내가 요즘에 하던 생각들 말이다. 그러고 핸드폰 화면을 보니 나 자신이 누군지 기억이 났다. 나는 새가 아니었다. 내가 하고 있던 공부, 내가 하던 고민들, 내가 어제까지 힘들어했던 것들, 내가 하고 있는 일 등 나의 생활들이 천천히 내 안에 쌓이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기억이 파이처럼 한 겹씩 쌓아지는 순간 사이사이로 들려오는 새소리와 차의 경적 소리, 그리고 차가우면서도 촉촉한 공기가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했다. 저마다 ' 아아 이런 때야'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 나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 소중해서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글로 쓰고 있다. 




 문득 아침 공기를 느끼면서 입시 시절 내가 다녔던 기숙 학원에 온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는데 이상하게도 그것을 생각하자 ' 행복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나는 행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했을까. 나를 둘러싸고 있는 많은 구성 요소들 중에서 나의 행복을 가로막는 존재가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그것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나는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지저귀는 새소리 하나에도 이렇게 행복해할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의 가치를 아는 대단한 사람인데 지금까지 나는 자신을 자책하고 폄하하였다. 어쩌면 나는 나 스스로 행복해질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가 노력도 안 하고 가로막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행복하 가치가 없는 사람이니까, 행복할 자격을 갖출 수 있는 조건이 없으니까 애초에 그런 노력을 하고 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모든 것은 누가 정한 것일까. 


 그것도 나이다. 타인이 정한 기준에 맞추기 싫다고 하였지만 타인이 정했다고 생각한 주체 또한 나 자신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행복하려면 이것을 만족해야 하고 저것을 만족해야 하고 이것저것을 따지기에 바빴다. 그러나 행복은 생각해 보면 조건을 충족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것을 통해 얻어야겠다는 압박감을 가질 필요도 없는 것 같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지금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향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예쁜 추억들이다. 요즘에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면서 삶의 끈을 놓아버릴까 한참을 생각했는데 이 모든 것들을 두고 죽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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