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받아쓰기
코로나가 온 세상을 덮치고 우울하고 슬픈 일이 많은 그때도 시간은 흐르고 아이는 2학년이 되었다
아들의 첫 받아쓰기를 앞두고 등교 전 걱정스러운 맘에 한번 연습시켜 본다고 공책을 펼쳐서 앉혔다
근데 이상한 행동을 하네 잘 모르겠다고 엉덩이를 들썩이는데 바르게 앉아서 쓰라고 다그쳤다
노트에 받아 쓰는 것도 아니라 줄도 칸도 모두 무시한 조합도 안 되는 글자를 쓰기 시작했다
장난이겠지 저 녀석이 꾀부린다고 하기 싫어서 저런다고 여기기엔 노트에 써 내려가는 몇 줄에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진짜 이상하다
뭐지 이건 한글을 쓴 것도 아니 그린 것도 아닌 낙서 같은 행위자체에 너무 놀랬지만 아이가 움츠러들지 않게 등교시키면서 틀려도 좋으니 아는 만큼 써도 된다고 해주었다 그러고 나서 나는 병원으로 가야 된다라고.. 생각하고 별일 아니겠지 아닐 거야 그래야만 해...
세 살 터울 누나는 말하는 것도 글도 그림도 일찍 한편이라
아들은 너무 느려서 좀 다른 성향을 그저 받아들이며 숫자는 잘하니 그걸로 되었다고 칭찬해 주었다
하나만 잘하는 것도 대견한 탈 많은 아들이었으니깐
그깟 한글 조금 느리게 대수랴~때가 되면 다 뗄 거라고 코로나 시국이니깐~~ 두 아이가 잘 자고 잘 놀고 잘 먹는 것만으로 매일 집콕이래도 즐거웠다
글을 늦게 떼니 책을 읽어 주다 보면 누나처럼 곧잘 하겠지
그림이 느려도 좀 더 자라면 잘하겠지
나는 아이들의 요구를 잘 받아주는 엄마~자유로운 행동을 허락하게 하는 엄마 이면서 아이들이 그저 행복하기만 바랬는데
그때 나는 정말 바보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