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먼 태평양 바다에서
태풍이 눈을 뜨면
미리부터 조심해야 해
태풍의 눈은 외눈이지만
한 눈만으로도
바다며 육지를
멀리서부터 노려보곤
바다를 달려와
온 나라를
제멋대로 들쑤시고
걷어차고 엎어 놓고
찢어놓고 부러뜨리고
마구 행패거든
기상청도 걱정 가득
태풍의 눈치를 보고
어느 나라로 가려는지
태풍의 마음을 알아내려 하지만
태풍의 마음은
알아내기 정말 어렵대
그러니
태풍이 외눈을 뜨면
그때부터 온 나라를
단단히 여며둬야 해
마찬가지야,
갱년기 여자의 분노를 보았거든
하고 싶은 말 다 꼭꼭 여며두고
입 꾹 다물어 죽어있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