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비로소 시작된 새로운 나!
길가에 노란 민들레가 납작하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작년에는 듬성듬성 피어 있더니, 올해는 어찌 이리도 올망졸망 많이도 피어났는지. 돌 틈 사이, 잔디밭, 어디서든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모습이 대견하기만 하다. 작년 봄, 홀씨를 입으로 '후' 불어 날려주고 손으로 훑어 보내주었던 그 씨앗들이 생명의 꽃을 피워낸 모양이다.
이 작은 민들레는 그 추운 겨울을 어떻게 견뎌냈으며, 봄이 온 것은 또 어떻게 알았을까? 씨앗은 자신이 어디로 날아가는지도 모른 채 그저 바람에 몸을 맡기고 흘러갔을 것이다. 단단한 흙을 뚫고 어둠 속으로 들어갈 때, 그 막연한 두려움은 또 어찌 이겨냈을까.
어쩌면 다시 봄날에 피어날 것이라는 희망 하나로 견뎌냈을지도 모른다. 혹은 자신의 유전자가 명하는 대로 최선을 다하며, 제 안의 빛을 따라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냈을 터다.
민들레를 보며 오래전 나 자신에게 물었던 질문을 다시 꺼내 본다. 문을 똑똑 두드리며 '거기 존재하고 있나요?' 떨리는 작은 목소리가 대답한다. '예, 존재하고 있어요.' 어떤 꽃을 피우고 싶냐는 물음에 그 목소리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싶다'고 속삭였다.
그때의 나는 용기가 없었다. 아는데도 모르는 척 했다. 미움받을 용기도 거부할 용기도 없었다.
마음 깊은 곳에 뿌려진 그 씨앗을 품고 아리고 쓰린 고개, 때로는 기쁘고 신나는 아리랑 고개를 몇 번이나 넘으며 여기까지 왔다. 세월이 많이도 흘렀다. 하지만 나는 요즘의 내가 참 좋다. 온화하고 자연스러운 미소가 나에게 잘 어울린다. 천천히 걷는 무릎과 다리가 고맙고, 뚝딱뚝딱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주름진 거친 손도 예뻐 보인다.
내가 내 편이 되어주지 않으면 누가 되어 주겠는가. 죽을 때까지 함께할 친구는 결국 나뿐인데, 조금 마음에 덜 차더라도 안아주고 다독여줘야지. 그렇게 스스로를 '우쭈쭈' 해주며 여기까지 흘러왔다.
민들레가 제 안의 빛을 따라 꽃을 피워내듯, 나 또한 내 안의 신성을 따라 나만의 찬란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고 있다. 어둠을 뚫고 틔워낸 이 찬란한 생동감.
반갑다, 비로소 시작된 새로운 나!
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