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지냈던 나만의 보물을 찾아보자
이사를 앞두고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최소한의 물건만 두고 단조롭게 살자고 매번 다짐하지만, 어느새 짐들은 구석구석 몸집을 불려 놓았다. 이제는 비워내고 버려야 할 때인데 오히려 살림을 늘려왔으니 참 민망한 일이다.
서랍 정리를 하다 보니, 한쪽 구석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물건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참 반가웠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소중히 두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기억 저편으로 잊혀졌던 것이다.
어릴 때 다락방에 혼자 몰래 먹으려고 숨겨두었다가 잊어버리는 바람에, 결국 먹을 수 없게 되어 아까워했던 기억이 떠올라 씁쓸한 미소가 지어진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도 이와 닮아있다. "언제 한번 만나자"는 기약 없는 약속은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곤 한다. 얼마 전 평소 존경하던 분의 부고를 접하며 차마 찾아뵙지 못한 회한이 마음 한구석에 무겁게 남았다. 그래서 몇 년간 소식이 궁금했던 친구를 불쑥 만났다. 긴 세월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는데, 텅 비어 있던 마음의 한 자리가 따스하게 채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최근에는 일상의 작은 변화를 시도해 보기도 했다. 카카오톡 프로필에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조금 더 젊게 그려진 나의 모습과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가상의 사진 두 장을 올렸다. 평소 소식이 뜸하던 사람들이 보내온 다정한 반응을 보며, 새로운 변화에 공감해 주는 그들의 마음이 내심 나쁘지 않았다.
문득 '기타를 한번 배워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대 무렵부터 품어왔던 소망이지만, 바쁜 현실에 밀려 내면 한구석에 조용히 치워 두었던 오랜 꿈이다. 이제는 나의 '분실물 코너'에서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또 다른 꿈들을 하나둘 찾아보려고 한다. 잊고 지냈던 나만의 보물들을 다시 만날 생각에 벌써 가슴이 설렌다.
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