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하나의 생명으로 연결되어 있다.
버스를 탔는데 앞자리에 앉은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몸을 뒤로 돌린 채 무어라 소곤거리는 아이들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뒷자리에는 엄마와 돌잡이 막내 아이가 앉아 있었다. 그제야 그들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서로 단단히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고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 어릴 때는 역시 엄마가 세상의 전부이자 최고의 연결고리다.
그 다정한 모습을 보며 아주 오래전 보았던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E.T.>가 떠올랐다. 여러 장면 중에서도 아이와 외계인이 손가락 끝을 맞대며 대화하던 장면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굳이 말을 나누지 않아도 눈빛과 손끝만으로 서로의 진심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참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와 닮은 장면은 인류의 걸작 속에도 존재한다. 미켈란젤로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그린 <천지창조> 중 가장 유명한 '아담의 창조' 장면이다. 신과 아담의 손가락이 닿을 듯 말 듯 한 그 찰나의 순간, 거기서 느껴지는 팽팽한 전율은 생명의 에너지가 전달되는 경이로운 연결을 상징한다.
이러한 연결의 조화는 예술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어 있다. 악보 위의 음표와 음표가 연결되고 쉼표로 호흡을 고를 때, 비로소 선율이 태어난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지휘자의 손끝을 따라 하나로 연결되어 흐를 때, 세상에는 아름다운 음악이 울려 퍼진다.
화폭 위에서도 마찬가지다. 화가의 생명력은 물감과 물감의 만남을 통해 창조로 이어진다.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역시 강렬한 노란 꽃잎과 태양의 빛이 연결되었기에 그토록 아름다운 걸작으로 남을 수 있었다.
연결은 거창한 예술 작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길을 가다 마주친 아이의 똘망한 눈망울과 나의 자애로운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우리의 심장은 하나로 연결된다. 내가 씨익 웃어주면 아이는 멀어져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눈을 맞추려 한다. 집에 돌아와 눈을 감아도 그 아이의 눈빛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은 이미 마음이 맞닿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의 생명력 또한 연결의 힘이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은 모진 겨울을 견디며 땅속 뿌리와 미생물, 바람과 햇빛과 끊임없이 소통해 왔을 것이다. "이제 꽃 피울 때야. 레디 고, 액션!"이라는 뿌리의 명령에 일제히 한 목소리로 노래하듯 꽃망울을 터뜨리는 풍경은 거대한 연결의 합창과도 같다.
생명의 시작인 태아는 열 달 동안 자궁 속에서 탯줄로 연결되어 자란다. 배꼽은 그 강렬했던 연결의 흔적이다. 세상 밖으로 나와 탯줄이 끊겨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이가 아프면 엄마도 아픈 이유, 그것은 우리가 여전히 하나의 생명 안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매일 아침, 거대한 우주와 내 안의 하늘이 커넥트하며 눈을 뜬다. 그리고 고단한 하루 끝에 "이제 쉬어야지" 하며 다시 세상과 연결된 스위치를 끄고 잠자리에 든다. 나를 둘러싼 모든 존재와 숨 쉬듯 연결되어 있기에, 오늘도 함께할 수 있음에 깊이 감사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