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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독기 Sep 03. 2021

괜히 합격했나?...

직장인이 자격증 취득 후 겪는 현실적인 고민

앞선 글에서는 직장인이 자격증을 취득하면 좋은 점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일단 자격증을 갖게 되면 이후 직장에서 느끼는 크고 작은 고민들도 적지 않다는 점도 아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직장인이 자격증을 취득한 후 겪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드리려고 합니다.


자격증은 내가 어떤 분야에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 지식,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표입니다. 일반 직원들 보다는 그 분야에 있어서 나라가 인정하는 권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회사도 자격증이 있는 직원을 다른 직원들과는 다르게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업무와 관련 있는 자격증을 보유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수당이나, 처우를 통해 해당 역량에 대해 보상하는 회사도 많이 있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한 직장인의 고민은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아니, 회사가 나를 특별하게 생각한다는데 그게 무슨 문제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직장이 특별하게 자격증을 가진 직원을 바라본다는 것은 그 분야의 업무에 대해 특별한 기대를 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즉 일반 직원들보다 훨씬 탁월한 성과를 낼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회사에 알려지면, 이제는 더 이상 일반 직원들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받는 것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도 자격증 취득 후 오히려 회사에서의 고과가 낮아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회사가 기대하는 수준을 상회하는 성과를 발휘해야만 직장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은 개인에게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아마추어 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돌연 프로구단에 입단해서 겪는 심리적 스트레스와 거의 같은 수준일 것입니다.



여기서 이어지는 문제가 바로 끊임없는 자기계발의 노력입니다.


자격증을 취득한 분들이라면 이해하시겠지만, 자격증 공부를 통해 습득한 지식과 그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그 깊이가 너무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필드에서 개업하여 일을 한다 하더라도 매년 협회나 기관에서 실시하는 보수교육을 통해 자신의 지식을 끊임없이 업데이트를 해야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직장에서 전문가로서 대우를 받고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서의 전문지식을 함양하는 것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여야 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직장에서 나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로서의 위상은 높아질 수 있겠지만, 회사에서의 입지는 이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다시말해 내가 활약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가령 내가 공인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면, 회사로서는 인사팀이나 노무팀 또는 법무팀에 소속시켜 해당 업무에서 시너지를 내도록 하려 할 것입니다.


세무사 자격증이 있다면 재무팀, 재경팀, 회계팀으로 소속시키려 하겠지요.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자격증이 있는 직원을 생산직이나 영업직으로 보내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입니다. 따라서 그만큼 자격증을 보유한 분은 회사에서 더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물론 그 부서의 업무가 나의 적성과 맞고, 그 분야 업무만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큰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했음에도 인사팀, 노무팀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거나 힘들어 하는 경우에는 큰 문제가 됩니다. 타 부서로의 변경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격증이 내 적성, 내 능력과 맞지 않는 일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자격증을 공부하고자 할 때에는 그 분야에 내 적성이 맞는지, 그 업무의 난이도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를 미리 가늠하고 시작하셔야 할 것입니다.

무턱대고 나에게 쉬워보이는 자격증을 일단 따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가는 자격증 시험에서 합격한 이후에 더 큰 문제를 만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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