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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링 Aug 27. 2020

2. 삼프로TV: 주식정보 플랫폼

https://www.youtube.com/channel/UChlv4GSd7OQl3js-jkLOnFA

'삼프로TV_경제의신과함께'라는 Youtube 채널이 있다. 2020.8 구독자수가 60만을 넘어선 이미 메이저 채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삼프로TV 채널에서 과거 영상을 찾아보면 2019년 초에 첫 영상이 게시되어 있다. 원래는 그전부터 팟캐스트를 통해 주식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는데, 2019년부터 그때 한창 주류 매체로 부상하던 Youtube에 올라탄 것이다. 삼프로TV에게는 매우 현명한 선택이었다. 삼프로TV는 유튜브 시대의 바람을 타고 이륙을 했다면, 2020년 코로나 충격과 그 반작용으로 인한 대주식 시대의 제트기류에 올라탈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른 주식 유튜브도 많았던 상황에서 유독 삼 프로 TV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건 첫째로 그들이 초빙하는 게스트들의 수준이 매우 높아 내용의 질이 높고, 둘째로 메인 사회자 세 명의 균형이 절묘해 재미와 정보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볼 수 있으며, 셋째로 거의 매일 두세 편씩 방송을 하는 물량공세까지 펴기 때문이다.

 

양질의 게스트

한국은행 이코노미스트를 초빙하여 거시경제에 대한 전망과 분석을 들려주고, 유명 투자은행의 탑 수준의 애널리스트를 초빙하여 국내외 채권과 주식에 대해 분석을 해준다거나, 특정 기업이나 기술이 이슈가 될 때는 그 기술에 대한 전문가(바이오 관련 학과의 교수 등) 혹은 그 기업의 담당자(가령 현대차 간부)를 초청하여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해 준다거나, 주식 관련 제도개선의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의원까지 초빙을 하고, 미중 갈등에 대해서는 관련 전문가를 초빙하는 등으로 삼프로TV가 초빙하는 게스트들의 폭과 수준이 상당하다. 그래서 최소한 삼프로TV만이라도 들어두면 현재 이슈가 되는, 특히 주식시장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아니 과거에는 특정 계층이나 집단만 알 수 있었던 사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의도 금융권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김동환 씨의 인맥이 이뤄낸 성과인 걸로 보이는데, 삼프로가 수 십만의 구독자를 가지게 되면서, 초빙할 수 있는 그리고 초빙에 응하는 게스트들의 폭과 수준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삼프로를 통해 나름의 인지도를 가진 애널리스트나 출연자들이 독자적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여 꽤 성공을 거둔다거나, 그들이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을 정도다.


지식과 재미의 균형

그런데 사실 아무리 주식방송이라고 해도 경제 이야기가 재미있기는 쉽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채권을 직매입하기 보다는 수익률 곡선을 조정하는 것이 세계 경제에, 특히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50분 내내 칠판과 표를 동원해서 설명하는 방송이 있다면 사실 대체 몇 명이나 관심을 두고 볼 것인가. 그냥 지루한 경제학 방송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이게 사실 재미있다.


세 명의 사회자가 질문을 아주 맛깔나게 하기 때문이다. 게스트의 이야기에서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있거나, 혹은 그 내용을 통해 시청자들이 떠올릴만한 질문을 세 명의 사회자가 각각의 역할에 맞게 질문을 던지고 게스트와 대화를 한다. 가령 정영진 프로(삼프로의 사회자들은 자신들을 서로 프로라고 부른다)가 일반 시청자의 수준에 맞는 질문을 던지는 역할이다. 이진우 프로는 기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적어도 신문을 열심히 읽는 사람들의 수준에 맞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김동한 프로는 금융인 출신답게 게스트도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수준 높은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맡는다. 이 세 명이 각자의 수준에 맞는 질문을 하고 게스트가 대답을 하는 대화식으로 방송을 진행하다 보니, 방송이 단순하고 지루한 강의가 아닌 살아 있는 강의가 된다. 그리고 실시간 방송의 경우 채팅창에서 제시하는 질문을 게스트에게 전달하여 양방형 진행을 하기도 한다.


또한 한 이슈에 대해 여러 의견을 가진 전문가를 부르는 균형을 맞추기도 한다. 가령 부동산 규제에 대해 긍정적인 전문가를 부른 후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전문가를 불러 의견을 듣는가 하면, 주식거래세 폐지에 대해서도 찬반의 의견을 가진 전문가를 차례로 불러서 의견을 듣는 자리를 가지기도 한다. 논쟁적인 이슈에 대해서 찬반 모두의 의견을 깊이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기에 방송은 더 다채로워진다.


물량공세

삼프로TV는 아침 7시 반에 라이브를 시작하여 주식시장이 시작하는 9시 10분 정도에 아침방송을 끝낸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시간에 맞춰 세 가지 중요한 뉴스를 전달하는 코너, 밤새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의 상황을 전달하는 코너, 그리고 현재 이슈가 되는 사안에 대해 30분 정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코너, 그리고 오늘의 주식시장에 대한 예측과 분석을 들려주는 코너가 대략 100분 정도 이어진다. 이 정도만 들어도 사실 주식시장의 트렌드를 쫓아가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오후 6시가 되면 다시 라이브가 시작된다. 그날의 주식시장을 분석하는 코너를 시작으로 오전보다는 좀 더 깊게 이슈를 다뤄보는 코너가 진행이 된다. 대략 90분 정도 진행이 되는데, 이게 끝이 아니다. 8시 근처에서 끝난 방송은 9시에 다시 라이브를 시작한다. 9시에서 10시 반 그러니까 미국 뉴욕의 주식시장이 개장하는 시간까지는 미국 시장과 해외시장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하는 시간이다.


하루에 족히 잡아도 4시간 정도의 방송 분량이 쏟아진다. 그냥 웬만한 주식 방송국이 하나 생겼다고 생각해도 좋다. 한국에서 주식을 한다고 한다면 삼프로TV만 들어도 지금의 트렌드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해서 삼프로TV는 이제 주식정보 플랫폼이 되었다. 최소한 한국의 주식업계나 주식시장에서는 여기에 나오면 유명해지고 여기에 나오면 이슈가 된다.


삼프로TV가 존재하기 전에도 국내에 주식 전문가, 경제전문가는 많았다. 산업별로 그리고 거시경제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보고서의 내용을 대중이 접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삼프로TV를 통하면 그런 양질의 정보들이, 공기업과 사기업들이 많은 돈을 투자해서 만들어내는(탑 애널리스트의 연봉은 수 억을 넘고, 삼프로에 간혹 등장하는 투자은행이나 금융기관의 간부들의 수입은 수 십억을 넘는다) 정보들을 삼프로를 통해 일반 대중도 손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한국 주식시장에 팽배했던 기관과 개인투자자들 간의 정보격차는 삼프로TV로 인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삼프로TV만 열심히 봐도 지금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게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알게 된다. 그런데 딱 그 정도다. 애초에 이 방송은 Youtube에 넘쳐나는 특정 종목을 찍어주는 그런 방송이 아니다. 물론 간혹 가다가 이 기업이 유망하다, 이 주식이 오를 것 같다, 이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식의 말은 언급은 있지만, 다른 방송들처럼 이것을 반드시 사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주식정보 플랫폼으로서의 품위를 지킨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개개의 투자자들은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특정 기업에 대한 정보, 특정 산업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다음에는 그런 채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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