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한 생각
마지막은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
사람이라고 말할까
인간이라고 말할까
한참을 고민을 했다.
사람-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인간-고도의 지능을 가지고.....
고도의 지능... 모두가 짐승에 비하면 고도의 지능을 가진 거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런 인간의 마지막은 그리 숭고하지도 멋지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어쩌다 보니.....
그런 인간의 마지막을 나는 너무 일찍 보게 되었다.
털이 없는 동물의 마지막은 외관상으로는 별로 좋지가 않다.
초등학생일 때 어쩌다 보니 외할아버지의
마지막 관에 들어가기 전 유족들에게 보여주는 행위를 유리창 밖에서 지켜보게 되었다.
겉으로 용감한 척했지만 충격이었다.
내가 제일 사랑하던 할아버지가....
슬픔보다 충격이 커서 내 감정을 추스르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는 그냥 죽음은 끝이구나 생각을 정리한 것 같다.
중학교 시절 등굣길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가 오질 않아 연신 조바심을 내던 찰나 앞쪽 건널목에서 또래 여학생이 교복을 입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정말 한참 위를 솟구쳐 오르듯이 활처럼 흰 몸이 하늘을 날다 바닥에 떨어졌다.
금세 차량 운전자가 내려 아이를 안아 차에 싣고 가버렸다.
순간 내가 뭘 본 건지 꿈인지 생시인지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은 나뿐이었다.
한참을 지나고 나서야 어떡하지? 그렇게 태워가게 두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렇게 응급처치 없이 태우면 안 되는 거였는데....
아주 오랫동안 나는 꿈을 꾸었다.
내가 걸어가다 차에 부딪히는 꿈을
내 앞에서 급하게 멈춰서는 차의 브레이크 소리를
밤마다
밤마다 들어야 했다.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가 요로결석으로 내 곁은 떠났다. 고양이는 내 품을 떠나던 그날까지 너무 아름다웠다.
죽었다고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남편의 누나 나에게 형님이던 분이 최근에 돌아가셨다.
마지막 모습은 정말 보고 싶지 않았는데
그냥 그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문제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의 생전 아름다운 모습만 기억하고 싶었는데
정말 보고 싶지 않았는데
볼 수 있는 사람이 여자만이라고 하는 바람에
고인도 분명히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너무 잘 안다.
상상만 하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은 그 어떤 일상적인 경우라 하더라도 다르다.
사람의 생각에는 본인의 기억과 본인의 의지가 분명히 작용한다.
하지만 보는 것은 그 모든 것을 잊게 만든다.
고도의 지능을 가진 인간의 마지막 모습은 외관상
고도의 지능을 가지지 않은 짐승의 모습보다 좋지 않다.
마지막 그 순간까지 살아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짐승은
며칠을 지켜봐도 어떤 흔적도 남지 않았다.
인간의 마지막은 아니다.
많은 배설을 하고 남은 모든 걸 다 쏟아내고서야 이승을 떠난다.
가진 게 너무 많다.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버리는 일이다.
버리고 버려도 못다 버리고 떠날 일들로 가득하다.
죽음은 끝이다.
아무것도 없다.
후생도 혼령도 살아있는 인간이 필요에 의해 만들어 놓은 말일뿐
제사를 지낸다
조상에게 식사를 대접한다
내 마음 편하자고 산사람이 만들어낸 의식일 뿐 그 이상 어떤 의미도 없다.
제사상 앞에서 절을 한다.
건강하게 해 주세요. 돈 잘 벌게 해 주세요. 합격하게 해 주세요.
산자의 바람과 욕심일 뿐
그 어떤 의미도 결과도 없다.
하고 싶은 사람만 하면 된다.
내가 하고자 한다면 하면 된다.
하지만 남에게 강요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어린아이들에게 제사 예절을 제사 방법을 가르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마치 당연하듯 꼭 해야 하는 일인 것처럼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그런 의식들을 한다는 게 싫다.
종교도 믿고 싶은 사람들 만의 자유로운 의식 행위이다.
제사와 같은 행위도 그렇다.
내 나름 고인의 대한 생각과 마음을 그런 형식적인 의식으로 가두어 버리고 싶지 않다.
그리고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글로도 다 표현이 안될 만큼 어려운 감정이다.
나는...
내 마지막 모습은 아무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