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나면 빡빡하게 산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점심시간에 운동을 한다니 경악을 하는 포인트다.
하지만 점심에 헬스장에 가면 웬걸 운동하는 사람 천지다. 그동안 나만 빼놓고 운동을 했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많다는 걸, 한 번도 와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보건대학원에, 그것도 의료경영학을 전공한다고 했을 때의 반응도 비슷했던 것 같다. 간호산데 왜 간호학 석사를 하지 않는 건지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대학원에 가보니 웬걸 또 간호사가 천지였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또 다른 곳에서 모인 게 아닐까우물 밖을 벗어난 순간,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간호학이 아닌 의료경영학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이유는 다른 글에서 언급했듯이, 의사와 간호사의 갈등 속에 뛰어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석사학위를 가진 전문 간호사가 임상에서의 업무에 관해 역량을 더 펼칠 수 있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는PA(physicianassistant, 진료보조인력)가 따로 있어 갈등의 요소가 된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는 연차가 점차 쌓이며 눈앞의 환자 바깥의 일들에 의문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불과 십여 년 만에 스마트폰을 쓰며 우리의 일상이 완전히 달라진 것처럼 신의료기기/신의료기술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도입이 쉽지 않은 것이 이상했다.
마지막으로는 간호학 바깥의 일들이 궁금했다. 우선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먼저 찾아보기 시작했다. 일반법학대학원을 다니며 공공기관에서 산재와 관련된 업무를 하거나, 디자인을 공부해 간호 용품을 제작하는 분이 있었고,그저 취미로 예체능계 대학원을 다니며 일상을 다채롭게 보내는 분도 있었다. 간호사는 병원에서 환자만 봐야 하나? 그렇지 않다는 답을 찾았던 것 같다.
지금은 대학원을 통해 디지털헬스케어라는 큰 사회흐름을 배우게 되고, 경영자의 입장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시야가 넓어진 것은 당연, 매번 새롭고, 색다르다.
한번 그릇이 깨져야 지경이 넓어진다는 목사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새로운 것을 경험해 보니 생각보다 별거 아니거나, 아주 동떨어져 있을 줄 알았던 일을 그동안 해왔던 것들과 연계시킬 방법들이 있었다. 새 우물을 파는 게 아니라 내 우물을 확장시키는 셈이다. 배워둔 것은 어떻게든 다 쓸모가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