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가정교사 제5교시

사람을 쓰는 능력이 리더십이다

by 나팔수

제5교시

사람을 쓰는 능력이 리더십이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능력은 수없이 많다.

국정을 이해하는 지식, 위기 상황을 돌파하는 결단, 국민을 설득하는 언어, 국제 정세를 읽는 감각. 그러나 이 모든 것 위에 더 근본적인 능력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을 쓰는 능력이다. 결국 국정이란 대통령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국정은 언제나 ‘사람들의 집합’이며, 대통령이 어떤 사람을 곁에 두느냐에 따라 국가의 방향이 바뀐다.


대통령이 외로워지는 이유를 우리는 제4교시에서 살펴보았다.

그 외로움은 감정이 아니라 구조였고, 그 구조는 진실을 차단하며 권력을 고립시킨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대통령이 고립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권력의 중심에서 진실을 붙잡으려면, 결국 사람을 제대로 써야 한다.

사람을 쓰는 능력은 단순한 인사 기술이 아니다.

요즘 말로는 ‘인재관리’라고도 하고, 옛말로는 ‘용병술’이라 불렀다.

하지만 이 용병술의 진짜 뜻은 단순히 유능한 사람을 뽑아 쓰는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유능한 사람을 곁에 둘 수 있는 리더의 그릇이다.


1. 인재의 폭(幅)은 리더의 그릇이다


인재가 모이는 조직과 인재가 사라지는 조직은 겉으로 보면 비슷해 보인다.

두 조직 모두 능력 있는 사람을 데려오겠다고 말하고, 개혁을 하겠다고 외치며, 최고의 팀을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결과는 달라진다. 어떤 곳은 점점 더 단단해지고, 어떤 곳은 내부에서부터 무너진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수준’이 아니라 ‘리더의 그릇’이다.


리더의 그릇이 크면 인재는 살아남는다.

실력 있는 사람이 들어와서 제 역할을 하고, 국가의 복잡한 문제를 전문적으로 풀어낸다.

반대로 리더의 그릇이 작으면 인재는 견디지 못한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빠르게 떠난다. 단지 돈이 적어서가 아니다. 권력 주변에서 진짜 인재는 오히려 “가장 먼저 불편해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재는 진실을 말한다.

인재는 문제를 본다.

인재는 기존의 방식이 틀렸다고 말한다.

그 말이 리더에게 불편하게 들리는 순간, 인재는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위험한 사람’이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국정은 무너진다.

인재가 떠난 자리에는 아첨이 남고, 전문이 사라진 자리에 충성이 남는다.

대통령이 점점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는 이유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능력이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내 말을 잘 듣는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듣기 싫은 말을 해도 그 사람을 쓸 수 있는 그릇이다.

인재를 포기하는 리더는 결국 국가를 포기하게 된다.


2. 나와 다른 사람을 쓸 수 있는가


대통령이 사람을 쓸 때 가장 흔히 빠지는 함정이 있다.

그것은 ‘나와 같은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다.

나와 비슷한 언어를 쓰는 사람,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

나와 비슷한 분노와 비슷한 확신을 공유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회의를 해도 갈등이 적고, 결정도 빠르고, 박자가 맞는다.


그러나 그렇게 편안한 조직이 오히려 가장 위험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현실이 바뀌었는데도 조직의 생각이 바뀌지 않을 때다.

국정은 교과서가 아니라 현실이다.

현실은 늘 예외로 움직이고, 위기는 늘 예상 밖에서 터진다.

그런데 ‘나와 같은 사람’만으로 구성된 조직은, 위기 앞에서 더 쉽게 무너진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관점이 없으면 다른 길도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일사불란’이 아니라 견제와 균형이다.

국정은 군대가 아니다.

한 명령이 곧장 실행되도록 만드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국가를 살리는 결정은 늘 “다른 목소리가 충돌한 끝에” 나온다.

대통령이 나와 다른 사람을 쓸 수 있다는 것은

단지 포용력이 넓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대통령이 자기감정보다 국가의 생존을 앞에 둔다는 뜻이다.


나와 다른 사람을 쓸 수 없는 대통령은 결국 자기와 닮은 현실만 보게 되고,

그런 국정은 국민 전체를 대표하지 못한 채 특정 집단의 거울로 전락한다.


3. 인재를 쓰는 범위를 넓힌다는 것


대통령이 사람을 잘 쓴다는 말은, ‘유명한 사람을 데려왔다’는 뜻이 아니다.

학벌이 좋고 경력이 화려한 사람을 불러오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진짜는 그다음이다.

그 사람을 실제로 쓰느냐.

그 사람이 말을 할 수 있느냐.

그 사람이 정책으로 책임을 질 수 있느냐.

인재를 쓰는 범위를 넓힌다는 것은 결국 기준을 넓히는 일이다.


정치권 내부만 바라보지 않고, 관료만 의지하지 않고, 특정 지역과 계파에 갇히지 않고, 학연과 지연을 넘어 “국가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그 사람의 말이 나와 다르고, 출신이 다르고, 나를 곤란하게 만들어도, 국가에 필요하다면 쓰는 결단. 이것이 인재의 범위를 넓히는 진짜 의미다.


그런데 대통령이 이런 결단을 내릴 때 반드시 마주치는 벽이 있다.

바로 ‘내 사람’의 반발이다.

기득권은 인재를 싫어한다.

새로 들어오는 사람은 기존의 자리를 흔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재의 범위를 넓힌다는 것은 단지 인사 정책이 아니라,

국정을 ‘사유화’하려는 내부의 욕망과 싸우는 일이기도 하다.


대통령이 인재를 넓게 쓰면 국정은 살아난다.

정책이 살아나고, 토론이 살아나고, 문제 해결의 속도가 달라진다.

반대로 인재를 좁게 쓰면 국정은 망가진다.

결정은 빨라질지 몰라도, 그 결정은 현실과 멀어지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4. 사람을 쓰는 능력은 ‘인사’가 아니라 ‘국정 철학’이다


많은 리더가 착각한다.

사람을 쓰는 문제를 단지 인사권의 영역으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국가에서 인사는 곧 철학이다.

대통령이 어떤 사람을 쓰느냐는

대통령이 어떤 나라를 만들고 싶은지를 드러낸다.

공정과 정의를 말하면서 측근을 쓰는 대통령은

그 순간 공정과 정의를 버린다.

국민 통합을 말하면서 특정 집단만 쓰는 대통령은

그 순간 통합을 포기한다.

능력을 말하면서 충성만 쓰는 대통령은

그 순간 국정의 전문성을 죽인다.


대통령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은

사람을 ‘도구’로 보는 순간이다.

인재를 움직이는 말이 아니라, 인재를 조종하는 눈빛이 등장할 때다.

그 순간부터 인재는 떠나기 시작하고, 진실은 멀어지며, 대통령은 다시 고립된다.


리더십은 결국 사람으로 드러난다.

대통령은 혼자서 국가를 운영할 수 없다.

그러나 대통령이 어떤 사람을 쓰느냐에 따라 국가는 완전히 달라진다.

결국 리더십은 말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다.

인재는 정책을 만들고, 구조를 바꾸고, 위기를 막는다.

그리고 인재를 쓰는 그릇이 곧 대통령의 크기다.


권력은 대통령을 고독하게 만든다.

하지만 사람을 쓰는 능력은 그 고독을 고립으로 굳어지지 않게 막는 마지막 장치다.

인재를 포기하는 순간, 대통령은 진실을 포기한다.

진실을 포기하는 순간, 국정은 현실을 잊는다.


그래서 결론은 간단하다.

사람을 쓰는 능력이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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