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가정교사 제21교시

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지도자의 본질

by 나팔수

청와대 가정교사 제21교시

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지도자의 본질

— 평소의 능력과 위기의 리더십


평온한 시기에는 지도자의 능력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경제가 안정되고 사회가 비교적 평온한 시기에는 국가의 시스템이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한다. 행정은 관료들이 운영하고 정책은 기존 제도를 따라 움직인다. 이때 지도자의 역할은 때로 상징적인 존재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평온한 시대에는 많은 지도자들이 유능해 보인다.


그러나 국가에 위기가 닥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전쟁, 경제 붕괴, 사회적 갈등, 혹은 국가적 재난과 같은 위기는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지도자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낸다. 지도자가 어떤 판단을 하는지, 어떤 가치를 선택하는지, 그리고 어떤 책임을 감당하는지가 그 순간에 모두 드러난다.


그래서 역사 속에서 지도자의 평가는 대부분 위기의 순간에 결정된다.


미국의 대통령 Abraham Lincoln은 남북전쟁이라는 거대한 국가적 위기 속에서 지도자로서의 진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미국이라는 국가 자체가 분열될 위기 속에서 그는 단순히 정치적 계산을 하지 않았다. 그는 국가의 존속과 노예제 폐지라는 역사적 방향을 선택했고 그 결정은 결국 미국의 미래를 바꾸었다.


영국의 총리 Winston Churchill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 영국은 사실상 패배 직전의 상황에 놓여 있었다. 유럽은 이미 나치 독일에 의해 무너지고 있었고 영국 역시 침공의 공포 속에 있었다. 그때 처칠은 타협이 아니라 저항을 선택했다. 그의 연설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국민에게 국가의 운명을 함께 감당하자고 호소하는 메시지였다.


위기 속에서 지도자는 단순히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국민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사람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지도자 Nelson Mandela의 선택 역시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오랜 인종차별 체제가 무너진 뒤 남아공은 복수와 갈등으로 쉽게 무너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만델라는 복수가 아니라 화해를 선택했다. 그 결정은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 선택이었다.


이 사례들이 보여 주는 것은 단순하다.


위기는 지도자를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도자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평소에는 능력 있는 행정가처럼 보였던 사람이 위기 속에서는 아무 결정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반대로 평범해 보였던 정치인이 위기의 순간에 놀라운 결단력을 보여 주기도 한다.


그 이유는 위기가 지도자의 본질적인 가치와 판단 기준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위기 속에서는 정치적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지도자가 무엇을 위해 권력을 사용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권력을 사용하는 지도자와 국가를 지키기 위해 권력을 사용하는 지도자는 위기의 순간에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그래서 지도자의 진짜 능력은 평소에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위기의 순간에 드러난다.


평온한 시기에는 많은 사람이 지도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위기의 시기에는 소수의 지도자만이 국가를 이끌 수 있다.


역사는 수많은 지도자들의 이름을 기록하지만, 진정한 지도자의 이름은 대부분 위기의 순간에서 남는다.


그래서 지도자는 언제나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위기가 왔을 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는 아직 지도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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