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는 왜 현실을 보지 못하는가
청와대 가정교사 제19교시
지도자는 왜 현실을 보지 못하는가
— 권력 주변에 모이는 사람들
권력을 가진 사람은 많은 정보를 듣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는 점점 더 적은 진실을 듣게 된다.
이것은 권력의 세계에서 반복되는 오래된 현상이다.
지도자가 권력을 잡는 순간 그의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그들은 조언자이기도 하고 참모이기도 하며 때로는 충성스러운 동료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들 가운데 상당수는 지도자를 돕는 사람이 아니라 권력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된다.
그들은 지도자에게 불편한 말을 하기보다 지도자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선택한다.
아첨은 권력 주변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식물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정치사상가 Niccolò Machiavelli는 『군주론』에서 이 문제를 매우 현실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군주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적이 아니라 아첨꾼이라고 경고했다. 군주가 스스로 진실을 듣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아첨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결국 현실을 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오늘날의 정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권력 주변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모인다.
하나는 진실을 말하려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권력을 유지하려는 사람이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두 번째 부류의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점이다.
권력에 가까운 사람일수록 권력의 기분을 읽는 데 능숙해진다. 지도자가 어떤 말을 좋아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불편해하는지, 어떤 정보를 듣고 싶어 하는지를 누구보다 빨리 알아차린다. 그리고 그들은 지도자의 판단을 돕기보다 지도자의 기분을 관리하는 사람이 된다.
그 순간부터 권력 주변의 공기는 바뀌기 시작한다.
회의에서는 반대 의견이 줄어들고, 보고서에서는 불편한 사실이 사라진다. 문제는 축소되고 성공은 과장된다. 지도자는 여전히 많은 보고를 받지만 실제로는 점점 더 제한된 현실만 접하게 된다.
그래서 지도자는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정보의 거울 속에 갇힌 사람이 된다.
이 현상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권력의 구조가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결과이기도 하다.
정치철학자 Hannah Arendt는 권력과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권력이 현실과 분리되는 순간 정치가 위험해진다고 보았다. 권력은 사람들의 현실 속에서 작동해야 하지만, 권력자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면 정치 역시 현실과 멀어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많은 지도자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그들은 권력을 잃어서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잃어서 실패한다.
지도자가 현실을 보지 못하는 순간, 정책은 방향을 잃고 국가는 점점 더 불안해진다.
그래서 지도자에게 필요한 것은 충성스러운 사람들만이 아니다.
오히려 지도자에게 더 필요한 것은 불편한 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아첨은 지도자를 기분 좋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진실은 지도자를 안전하게 만든다.
권력의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서 있는지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지도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사람은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사람은
언제나 “옳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