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어둠, 그리고 책임의 실종

학교폭력의 두 번째 가해자들

by 나팔수

교실의 어둠, 그리고 책임의 실종 ― 학교폭력의 두 번째 가해자들


문제의 본질은 폭력만이 아니다

우리는 학교폭력에 익숙한 세상에 살고 있다.


학교폭력은 단지 아이들 사이의 문제가 아니다. 더 깊은 원인은 어른들의 회피에 있다. 폭력을 알고도 모른 척한 교사,

문제를 축소 보고한 교감과 교장, ‘학교 이미지’를 이유로 사건을 덮는 교육청.

이 모두가 폭력의 공범이다. 가해 학생의 주먹보다 더 무서운 것은 그 뒤에서 침묵하거나 방관하는 제도적 무책임이다.


교사의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지금의 학교 현장은 교사가 폭력을 발견하고도 쉽게 개입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 교권이 약화되고, 학부모 민원은 폭력보다 더 큰 공포가 되었다.

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교사에게 법적 보호와 즉각적 개입 권한을 주어야 한다.

교사가 폭력을 은폐하거나 방관했을 경우에는 명확한 징계와 행정적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정당한 개입에 대해서는 절대 보호해야 한다. 교육은 권위가 아니라 신뢰 위에서 서야 하지만,

그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권위가 필요하다.


교감·교장·교육청의 책임 구조 재정립


학교 관리자는 더 이상 “중재자”가 아니라 “책임자”여야 한다.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교감이나 교장이 사건을 축소·은폐하거나 ‘학생 간 사소한 갈등’으로 처리하면 그 자체로 2차 가해가 된다. 학교폭력의 대응 과정에서 행정적 은폐나 지연이 드러나면, 해당 관리자에게는 직위 해제나 형사적 책임까지 명확히 물어야 한다. 교육청 또한 단순히 통계 관리나 지침 배포에 그치지 않고, 학교별 사건 처리 결과를 공개하고,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분리 조치의 적정성을 감사해야 한다.


학부모의 권한 남용과 책임


일부 학부모는 자녀의 폭력을 ‘감싸는 사랑’으로 착각한다. “우리 애가 그럴 리 없다”, “한 번 실수인데 왜 과하냐”는 말은

폭력을 합리화하는 2차 폭력이 된다.

학교에 대한 부당한 압력, 교사에 대한 인격적 비난, 무리한 민원 제기는 교사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을 방해한다. 학부모가 교사의 교육적 권위를 침해하거나 학교 폭력 조사에 부당하게 개입할 경우, 법적 제재와 손해배상 책임을 명문화해야 한다. 학교는 학부모의 감정이 아니라, 학생의 안전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가해 학생에 대한 단호한 원칙


“어려서 모르고 그랬다”, “한 번의 실수였다”는 변명은 폭력을 정당화한다.

가해 학생은 피해 학생으로부터 즉시 분리되어야 하며, 학교 내 징계뿐 아니라 전학·퇴학·대학 진학 제한 등의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가해 학생의 보호자 역시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

피해자의 고통이 일상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가해자는 사회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교육적 처벌’이다.


진정한 교육의 정의


학교폭력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제도의 무능과 사회의 타협이 만든 구조적 폭력이다. 교사에게 책임을 묻되, 동시에 권위를 지켜주고, 학부모에게 권리를 주되, 동시에 책임을 지우며, 가해자에게는 교훈이 아닌 결과를 경험하게 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원칙이 지켜질 때, 학교는 비로소 다시 ‘배움의 공간’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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