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마시는 한잔의 茶

"오늘 마실 茶, 정수리에서부터 마시는 茶"

오늘 마실 茶, 정수리에서부터 마시는 茶

​나의 기도는 정수리에서 발끝까지 흐른다

​사람들은 흔히 명당을 찾거나 불상 앞에서

그저 손을 모으는 것만을 기도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기도는 차 한 잔을 마주하고

앉은 이 자리입니다

적막도 고요도 아닌 실제 일상이 다 기도이며

꼭 관음정근을 읊어야만 기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도처에 앉은자리가 바로 부처의 자리입니다

茶를 마시는 이 시간 비로소 일신(一身)이

편안해짐을 느낍니다

찻사발을 들어 한 모금 머금으면 따스함이

나의 머리 천공(天空)에서부터 시작되어 타고 내려와

​그 온기는 발끝까지 닿는 혈액의 연결성을 깨우고 막혔던 혈관을 자르르 뚫어주는 듯한 동공(瞳孔)의 확장성 열림으로 이어집니다

몸 안으로 온기가 흘러들어오는 이 감각이야말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가장 고요한 기도입니다

삶의 질의응답을 확연히 얻을 수 있고

요즘 현시대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茶로서도

해결할 수가 있다

왜냐하면. 혈액을 맑게 하는 효과가 있으니까

또 ㆍ기도하는 번뇌를 일깨워 줍니다


​봄에는 마시는 차의 종류가 참 많습니다.
특히 매화의 특색을 살려 찻잔에 꽃 한 송이 띄우면,
나는 어느새 노 저어 가는 뱃사공이 되어봅니다.
​작은 찻잔 속에서 우주 만물의 풍상을 그려보다가,
문득 매화 향기에 취해 머리가 맑아오는
그 환희심도 곁들여 맛볼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