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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찌 Jan 02. 2022

Risk free 선택지

가장 Safe 한 선택지가 되면 필히 승진한다

눈을 감고 생각해보자. 드디어 내가 팀장이 되었다. 

그리고 벌써 여러 해가 흘렀다. 뽑아놓은 신입들도 이제 나름 제 몫을 해주고 있고, 

대리들은 팀의 중추로써 굵직한 건들을 맡기고 내가 정기적으로 체크/조언만 해주면 될듯하다.  

이제 연말 즈음, 인사고과의 시즌이 오고 있다. 올해도 승진 TO가 넉넉지는 못하다.


신입 A, B와 C 중 누구를 대리로 승진시켜야 할까? 일단 A, B, C가 대리로 승진시키는 게 합당할까?

그게 아니라면 대리 TO를 다른 팀에 양보하고, 차장 TO를 한 개에서 두 개로 늘릴까? 그럼 대리 D, E를 둘 다 차장으로 승진이 가능하다. 

이번에 승진 못 시킨 친구들은 실망감에 다른 팀이나 퇴사할 가능성도 있을까? 그렇다면 누가를 잃었을 때 팀에 가장 많은 손해일까?  


아직 난 매니저가 돼보지 못했지만, 충분히 합리적인 팀장들이 할 의문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다른 팀이나 퇴사를 하면 팀에 손해가 막심하면서, 타 경쟁자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면 된다.


팀장이 가진 궁극적인 리스크는 결국 '이 친구를 어렵게 대리로 진급시켰는데, 대리역할을 충분히 못해주면 어쩌지'가 될 것이다. 내린 결론은 '내가 이미 대리역할을 하고 있으면 된다.'였다. 마찬가지로 대리 때는 이미 내가 차장 역할을 하고 있다면, 팀장은 상무님 앞에서 타 팀의 다른 차장 경쟁자들을 두고 나를 선택하게 될 확률이 가장 높을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하는가는 업무 편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짧게 말하자면 주변의 대리, 차장들이 하는 역할과 능력을 참고하면 된다. 그 포지션으로 이미 인정받은 사람들의 일처리 속도, 방법, 보고 등을 참고하면서, 내가 만약 저 사람의 업무를 대체하면 펑크 없이 내가 해낼 수 있을까?라고 자문했을 때, 가능하다(여기서 '하고 싶다'와 '할 수 있다'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해봐야 한다.)라는 결론이 나온다면, 승진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 간단히 그려본 비교표. 옵션 1이 제일 risk가 적은 선택으로 보인다 >


어떤 사람들은 승진이 되면 그때부터 능력을 보여주려 한다.  

That's not how it works!


하느님 제가 농사 진짜 잘할 자신 있거든요. 지금 보시기에는 아직 모르시겠지만, 

일단 이번 가을에 추수를 하게 해 주시면, 

제가 내년부터 어떤 다른 농사꾼보다 성실히! 잘 재배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라고 말하는 농사꾼이 말이 안 되듯이.


봄부터 부단히 노력해야, 가을에 추수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추수할 기회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순서이다.

농사꾼도, 본인 노력에 상관없는 천재지변으로 추수를 못할 수도 있다. 우리도 부조리, 사내정치 등으로 이번에 승진을 못할 수도 있다. 나 역시 자세한 이유는 모르지만, 두어 번 놓친 적이 있다. 하지만, 내가 실망치 않도록 적절한 다른 보상을 주시려고 노력하신 티가 났다. 


확실한 것은 실력으로 팀의 주요 자산이 되면, 상사라도 나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고, 

연봉과 직급은 결국 실력에 맞게 수렴하고, 

좋은 기회도 여럿 찾아온다(이것 또한 기회 편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직장인에게 역시 가장 보람 있는 것은 승진이다. 그 확률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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