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언어(연재)

선택의 언어 – 7화: 두 개의 심장

by Leo Song

선택의 언어 – 7화: 두 개의 심장





인트로

선택은 빛을 낳고,
빛은 피를 요구한다.






이전 이야기


라엘은 붉은 괴물과의 대결에서 자신의 언어를 처음으로 통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빛을 해방시키는 순간,
괴물의 언어와 충돌하며 세상은 다시 완전한 어둠 속으로 삼켜졌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피로써 지불하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1. 침묵 속의 눈동자


어둠은 라엘의 몸을 삼켜버릴 듯 깊었다.
그 속에서 단 하나의 소리, 심장 박동만이 메아리쳤다.



쿵…

쿵…

쿵…

라엘은 숨을 몰아쉬며 손끝의 빛을 더듬었다.
하지만 그 빛조차 이제 그의 것이 아닌 듯
낯설고 차가운 감각으로 느껴졌다.



내 심장은 두 개다… 하나는 나를 위해,

그리고 하나는… 엘라를 위해.


라엘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때, 그의 귓가에서 낮은 속삭임이 들려왔다.



“피를 내놓아라.

네가 선택한 그 단어의 대가를.”






2. 라엘의 각성


라엘은 흔들리는 몸을 일으켰다.


“아니… 나는 아직 선택하지 않았어.”

그러나 그의 발밑에는 붉은 글씨가 서서히 퍼지고 있었다.


그 글씨들은 살아 움직이며
라엘의 발목을 붙잡으려 했다.



“도망쳐!”
소녀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라엘은 손끝의 빛을 모아 붉은 글씨를 밀어냈다.


그 순간, 어둠이 갈라지며
낯선 문장 하나가 떠올랐다.



“피는 언어의 마지막 형식이다.”

라엘의 심장이 차갑게 멎었다.






3. 케르벤의 움직임


지상 도시.
케르벤은 탑 꼭대기에서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광장은 여전히 침묵 속에서 떨리고 있었고,
사람들은 서로의 눈을 피하며 입술을 꼭 다물었다.

한 부하가 다가와 보고했다.


“케르벤 경, 붉은 괴물이 다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시 전체의 글씨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케르벤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드디어 시작되는군.

라엘, 너의 언어가 이 도시의 심장을 깨우고 있어.”


그는 손에 쥔 오래된 흑백의 종이를 펼쳤다.
그 종이 위에는 단 하나의 단어가 적혀 있었다.



“침묵”


“빛과 피, 두 심장은 반드시 충돌한다.
그리고 그 끝에서 나는… 완전한 침묵을 얻을 것이다.”







4. 엘라의 흔적


라엘은 어둠 속에서 한 걸음씩 나아갔다.
그의 발밑에는 붉은 글씨와 빛의 글씨가 뒤엉켜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작은 목걸이가 놓여 있었다.



“엘라…”
라엘은 그 목걸이를 움켜쥐었다.
순간, 목걸이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라엘, 내가 보이나요?”
엘라의 목소리였다.


“나는 지금 이 도시의 심장 속에 있어.

네가 언어의 근원을 깨닫지 못하면…

나는 점점 침묵 속으로 사라질 거야.”


라엘의 눈빛이 흔들렸다.



“기다려, 엘라. 내가 반드시 널 찾아낼 거야.”






5. 남겨진 자의 경고


멀리서 ‘남겨진 자’가 나타났다.
그녀의 얼굴은 피로 물든 듯 창백했다.



“라엘, 이 도시에는 두 개의 심장이 있다.”
그녀는 낮게 속삭였다.


“하나는 빛, 그리고 하나는 피.

네가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도시는 깨어나거나 완전히 죽게 될 것이다.”


라엘은 주먹을 꽉 쥐었다.


“나는 둘 다 지킬 거야.

엘라와 도시, 그 누구도 잃지 않겠어.”

소녀의 눈빛이 슬프게 흔들렸다.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

네 말은… 두 개의 심장을 동시에 찢는 길이다.”






6. 첫 번째 피


갑자기 어둠 속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울렸다.

라엘이 뒤를 돌아보자,
붉은 글씨가 사람의 형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건… 도시 사람들의 두려움이 모인 거야.”
소녀가 경악하며 속삭였다.

붉은 형상은 라엘을 향해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그리고 단 하나의 단어를 반복했다.



“피…”

라엘은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다.

빛이 그의 손끝에서 터져 나왔지만,
붉은 형상은 오히려 그 빛을 삼키며 더 강해졌다.



“라엘! 네 빛이 그들을 자극하고 있어!”
소녀의 절규가 울렸다.






7. 심장의 울림


라엘의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두 개의 박동이 서로 엇갈리며
그의 몸을 안에서부터 찢어내고 있었다.



“그만해, 라엘! 아니면 네가 먼저 무너질 거야!”

소녀가 그를 붙잡았지만,
라엘은 이를 악물고 속삭였다.



“빛은… 내가 선택한 언어다.

그리고 피는… 내가 감당할 대가다.”

그의 두 손에서 동시에 빛과 붉은 파동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세상은 또다시 두 가지 색으로 갈라졌다.






마지막 장면 – 클리프행어

빛과 피가 충돌하는 한가운데,
엘라의 목소리가 마지막으로 들려왔다.



“라엘… 두 개의 심장을 동시에 가질 수는 없어.”




다음 화 예고


라엘은 빛의 언어와 피의 언어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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