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언어(연재)

선택의 언어 – 8화: 갈라진 울림

by Leo Song

선택의 언어 – 8화: 갈라진 울림


인트로


모든 선택은 두 개의 울림을 남긴다.

하나는 생명을 살리고,

하나는 피로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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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엘은 도시의 ‘두 개의 심장’—빛과 피—가 충돌하는 중심에 서게 된다.

엘라는 도시의 심장 속에 갇혀 점점 침묵 속으로 사라져 가고,

케르벤은 자신의 야망을 위해 이 충돌을 지켜본다.

마지막 순간, 라엘은 두 언어를 동시에 해방시키며 세상은 다시 갈라졌다.






1. 두 갈래의 빛


세상은 완전히 두 색으로 갈라졌다.

한쪽은 눈부신 빛,
다른 한쪽은 끈적하게 번지는 붉은 어둠.

라엘은 중심에 서서 두 손을 뻗었다.
그의 왼손은 빛을, 오른손은 피를 쥐고 있었다.
그리고 두 힘이 서로 밀어내며
라엘의 몸을 찢어버리려 하고 있었다.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지?

엘라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라엘, 두 개의 심장을 동시에 품으면…

둘 다 사라져 버려.”

라엘은 눈을 질끈 감았다.



“나는… 너도, 도시도… 절대 잃지 않겠어!”






2. 침묵의 균열


그 순간, 공기가 갈라지며
수많은 문장들이 비명처럼 쏟아져 나왔다.



“빛은 언어의 시작…”

“피는 언어의 끝…”


문장들이 서로 부딪히며
도시의 하늘이 산산이 조각났다.

금지된 단어들이 빛처럼 흩날리자,
도시 사람들은 공포와 혼란에 빠져
스스로의 입술을 움켜쥐었다.

케르벤은 탑 꼭대기에서 그 장면을 차갑게 내려다봤다.

“드디어 때가 왔다.

라엘의 선택이 도시를 갈라놓고 있군.”






3. 케르벤의 그림자


케르벤은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탑 아래로 내려왔다.
그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글씨가 사라졌다.


“빛과 피가 충돌할수록, 침묵은 강해진다.

그리고 그 침묵이 완성될 때… 나는 이 도시의 언어가 될 것이다.”


그는 손에 쥔 흑백의 종이를 조심스럽게 펼쳤다.
종이 위의 단어가 붉게 빛났다.

“침묵”


“라엘, 너는 나의 가장 완벽한 도구다.”






4. 엘라의 눈물


빛의 세계 속에서, 엘라는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서서히 투명해지고 있었다.



“라엘…”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당신이 두 언어를 동시에 사용하면…

나는 이 도시와 함께 사라질 거야.”


그녀의 눈가에서 한 줄기 눈물이 떨어졌다.

그 눈물이 땅에 닿자, 작은 푸른 글씨가 피어났다.

“희망”

엘라는 그 글씨를 꼭 움켜쥐며 눈을 감았다.






5. 라엘의 절규


라엘은 자신의 몸을 찢어내는 두 힘을 억누르며 절규했다.



“빛과 피,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건가?

그렇다면 내가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왔는데!”


그의 절규가 울리자,

도시 전체가 진동하며 수많은 문장들이 공중에 떠올랐다.


‘남겨진 자’가 멀리서 그 장면을 지켜보며 속삭였다.



“라엘의 언어가 도시의 근원을 흔들고 있어.

이제 그의 선택이 도시의 운명을 결정짓게 될 거야.”






6. 첫 번째 희생


붉은 그림자가 라엘의 뒤에서 몰려왔다.
그것은 도시 사람들의 두려움이 모여 만들어진 형상이었다.


라엘이 몸을 돌리자,
그 그림자는 인간의 형상을 한 채
단 하나의 단어만을 외쳤다.

“피…”

순간, 라엘의 오른손이 스스로 움직였다.
붉은 파동이 그림자를 갈라버렸다.

그 붉은 파동은 단순한 공격이 아니라
한 생명을 지우는 소멸의 언어였다.

라엘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내가… 방금 사람을…!”

‘남겨진 자’가 이를 악물며 외쳤다.



“라엘, 멈춰!

너의 빛과 피가 모두 사람들을 삼키고 있어!”






7. 두 개의 울림


라엘의 심장에서 두 개의 울림이 동시에 터졌다.

빛의 울림은 도시의 남은 희망을 깨웠지만,

피의 울림은 두려움과 분노를 더욱 키웠다.


도시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며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침묵의 경찰들이 그 혼란을 틈타
사람들의 입술을 봉하기 시작했다.


케르벤의 목소리가 도시 전체에 울려 퍼졌다.


“선택하라.

누구의 언어를 믿을 것인가.”






8. 라엘의 선택


라엘은 무너진 광장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그의 양손에서 빛과 피가 번갈아가며 터져 나왔다.



“엘라… 도시…

나는 둘 다 지키고 싶었어.”


그의 눈가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술이 떨리며 하나의 단어가 발화되었다.

“침묵을… 깨겠다.”


순간, 두 힘이 동시에 폭발하며
도시 전체가 눈부신 빛 속으로 삼켜졌다.






마지막 장면 – 클리프행어


빛이 사라지고 난 뒤,
라엘의 앞에는 낯선 문 하나가 나타나 있었다.

문 위에는 두 개의 단어가 새겨져 있었다.

“빛”“피”

그리고 문 너머에서 엘라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라엘… 늦기 전에 나를 찾아와.”






다음 화 예고


라엘은 문 앞에서 첫 번째 진짜 선택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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