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 – 3화: 이름 없는 거리 ― “두 번째 파편의 기억”
9개의 문
시즌 2 – 3화: 이름 없는 거리 ― “두 번째 파편의 기억”
인트로
도시는 여전히 회색빛이었다.
시간은 흘러가지만, 아무도 그 흐름을 느끼지 못했다.
하민은 첫 번째 파편의 문을 통과한 후,
자신의 이름이 절반만 남은 채로 깨어났다.
그의 앞에는 ‘이름 없는 거리’라 불리는 구역이 펼쳐져 있었다.
그곳은, 도시에서 이름이 지워진 이들이 사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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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은 첫 번째 파편의 문에서 ‘민하’와 맞섰다.
그림자는 사라졌지만, 그의 이름은 완전하지 않았다.
심문관은 말했다.
“증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두 번째 파편의 문이 열렸다.
도시의 잊힌 거리에서, 그는 또 다른 시험을 맞이한다.
1. 잃어버린 이름들
거리에는 간판이 없었다.
모든 문에는 번호만 붙어 있었다.
누군가를 부르려 해도,
그 누구도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여기가… 이름 없는 거리인가.”
하민은 낮게 중얼거렸다.
길가에 앉은 노인이 중얼거렸다.
“우리는 이름을 잃고, 기억을 얻었다.
도시는 우리를 버렸지만,
우리는 도시의 진실을 알고 있지.”
하민이 물었다.
“진실이라니요?”
노인은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이름이란… 주어진 게 아니라, 지불된 것이다.”
2. 기억의 대가
노인은 하민의 손에 작은 조각을 쥐여주었다.
투명한 수정 같은 그 조각 안에는
희미하게 빛나는 글자가 떠올랐다.
[도윤]
하민의 눈이 커졌다.
“이건… 도윤의 이름이잖아요.”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포기할 때,
그 기억은 거리로 흘러온다.
그 이름이 네 기억과 닿아 있었던 모양이야.”
하민은 조각을 꼭 쥐었다.
“그럼, 도윤은 아직 이 도시에 있는 건가요?”
노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손끝으로 공중에 글자를 썼다.
[기억의 파편을 세 개 모아라.
그것이 두 번째 문을 여는 열쇠다.]
3. 기억의 첫 조각
하민은 거리 끝에서 낡은 시계탑을 발견했다.
시간은 여전히 08:11이었다.
그 시계탑 안에는 잃어버린 이름의 메아리가 울리고 있었다.
“하…민…”
“도…윤…”
“민…하…”
소리들은 서로 뒤엉켜,
누구의 이름도 아닌 음으로 변했다.
하민은 시계탑 안으로 들어갔다.
벽면마다 이름들이 새겨져 있었지만,
모두 희미하게 지워지고 있었다.
그때, 천장의 틈에서 한 줄기 빛이 떨어졌다.
그 빛 속에는 두 번째 조각이 떠 있었다.
그 안에는 한 단어가 새겨져 있었다.
[죄(罪)]
하민은 손을 뻗으며 속삭였다.
“이건… 도윤의 기억?”
4. 그림자의 속삭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죄를 기억하려는 자여, 너는 누구인가.”
하민이 돌아보자, 그림자가 서 있었다.
민하였다.
하지만 이번의 민하는 눈빛이 달랐다.
냉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슬퍼 보였다.
“너는 아직 모르는구나.
이 도시는 죄를 기록하지 않는다.
죄를 잊은 자만이 이름을 얻게 되지.”
하민은 대답했다.
“나는 잊지 않을 거야.
잊는 순간, 나는 내가 아니게 되니까.”
민하는 미소 지었다.
“그 말이 네 두 번째 증명일지도 모르겠네.”
민하의 몸이 빛으로 흩어지며,
세 번째 조각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 조각 안에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기억]
5. 문이 열리다
세 개의 조각 ― [도윤], [죄], [기억].
그 조각들이 서로 닿자,
공중에 새로운 문이 생겨났다.
문 위에는 붉은 글씨가 빛났다.
“두 번째 파편 ― 기억의 문”
하민은 잠시 숨을 고르며 중얼거렸다.
“이건 되감기의 반대야.
기억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시 쓰여지는 거지.”
그의 손에 남은 고무공이 희미하게 진동했다.
이번엔 아홉 번 울렸다.
클리프행어
문이 열리자, 눈부신 빛 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민, 너는 기억을 되돌렸어.
하지만 이제, 그 기억이 너를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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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 4화] 기억의 심판 ― “세 번째 파편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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