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의 문(연재)

시즌 2 - 2화: 그림자의 이름 ― “첫 번째 파편의 심문”

by Leo Song

인사말.


행복만 가득한 추석명절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노브북의 고장 그리고 복구 그러나 글들의 사라짐..


다시 9개의 문의 스토리처럼.. 새롭고 낯선 떨림으로


그동안 준비했던 세계를 더듬어 글을 올리다보니..


10월 4일 토요일에 연재하기로 한


9개의 문- 시즌 2-2화를 늦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기다려주신 분들에게는 감사를 드리고


처음 오신분들에게는 고마움의 인사를 드립니다.


모두 모두.. 행복한 따뜻한 마음이 가득한 추석연휴가 되시기를...




시즌 2 - 2화: 그림자의 이름 ― “첫 번째 파편의 심문”




인트로


이름이란 단순한 호칭이 아니다.

도시는 이름을 통해 인간을 구분하고,
기록자는 이름을 통해 인간을 통제한다.


하민은 첫 번째 파편의 문 앞에서
자신의 이름이 흔들리고 있음을 느꼈다.

이번에는, 이름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었다.




이전 이야기


되감기의 심장을 파괴한 뒤, 하민은 새로운 도시로 깨어났다.

피의 강은 빛으로 변했고,

시계탑은 08:11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 뒤집히며 ‘민하’라는 또 다른 존재가 나타났다.


그림자들은 그를 둘러싸고 속삭였다.


“민하, 네가 진짜 이름이다.”


하민은 자신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
첫 번째 파편의 문으로 들어섰다.




1. 이름 없는 심문관


문이 닫히자, 사방이 완전한 어둠에 잠겼다.
그 어둠 속에서 심문관의 목소리가 울렸다.


“이름을 말하라.”

하민은 단호히 대답했다.

“하민이다.”

그러나 대답과 동시에 벽에 새겨진 붉은 글씨가 흔들렸다.

[하민] → [민하] → [無名]


“너의 이름은 진실하지 않다.”
심문관의 목소리가 낮고 느리게 이어졌다.

“이름은 너를 지탱하는 증거다.
그러나 너는 이름과 존재를 분리시켰다.
그것이 통과자의 한계다.”

하민은 숨을 고르며 되물었다.

“한계라니…?”

“너는 통과했지만, 증명하지 않았다.
선택은 있었으나, 뿌리는 없었다.”




2. 기억의 서(書)


공중에서 한 권의 책이 천천히 내려왔다.

그 표지는 피와 빛이 뒤섞인 색이었다.
책의 제목은 단 한 글자였다.

〈기록〉

책장이 스스로 열리며, 하민의 과거가 펼쳐졌다.

두 번째 칸에서 자신의 이름을 되찾던 날,
피의 강 위에서 울부짖던 순간,
그리고 도윤과의 마지막 대결까지.

하지만 그 장면들 위로 낯선 문장이 새겨졌다.


“그는 선택했으나, 증명하지 않았다.”

하민의 손이 떨렸다.

“증명이라니… 나는 분명 선택했어!”
그러나 심문관의 목소리는 흔들림이 없었다.

“선택은 기록되지 않는다.
증명만이 기억된다.”




3. 이름의 분리


그 순간, 하민의 그림자가 움직였다.

그림자는 인간의 형태로 일어나 그와 마주했다.
그 얼굴에는 하민의 모든 감정이 섞여 있었다.

두려움, 분노, 죄책감, 그리고 회피.


“너는 나를 버렸지.”
그림자가 말했다.

“너는 나를 통과하지 않았다.
그저 도망쳤을 뿐이야.”

하민은 뒷걸음질쳤다.

“너는 내 일부가 아니야.”
그림자가 웃었다.

“아니, 나는 네가 외면한 이름이다.
너의 선택이 지우고 간 흔적들.
사람들은 그걸 ‘민하’라고 부른다.”




4. 거짓의 증명


심문관이 다시 물었다.


“너는 자신이 하민임을 증명할 수 있는가?”

하민은 눈을 감았다.
모든 장면이 되살아났다.


그가 구하지 못한 아이,

외면했던 엄마의 눈빛,

그리고 되감기를 부쉈던 순간의 결단.

그는 낮게 속삭였다.

“나는 완전하지 않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도,


나는 선택을 멈춘 적이 없다.
그것이 나의 이름을 증명한다.”


심문관의 목소리가 잠시 멈췄다.
이내 낮은 울림이 공간을 진동시켰다.


“선택은 증명의 전제.
하지만 증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5. 민하의 등장


하민의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그림자 속에서 한 인물이 걸어나왔다.
그 얼굴은 하민과 닮았으나, 눈빛은 전혀 달랐다.
민하였다.


“내가 네 그림자라고 생각했겠지.”
민하가 웃었다.

“하지만 이제는 반대야.
이제 네가 나의 잔상이다.”

하민이 외쳤다.

“나는 네가 아니야!”

“그럼 증명해.
누가 진짜 이름의 주인인지.”

민하의 손끝에서 붉은 빛이 번쩍였다.


공간이 갈라지고, 수십 개의 이름이 공중에 떠올랐다.
그중 하나가 하민의 이름이었다.

[하민 : 통과자 – 상태 불완전]

[민하 : 기록자 – 상태 미확인]




6. 첫 번째 파편의 결계


심문관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이 결계 안에서 거짓은 살아남지 못한다.
이름을 가진 자만 통과할 수 있다.”

민하가 미소 지었다.

“그럼 이건 단순하지.
나는 네 이름을 되돌릴 뿐이야.”

붉은 빛이 하민을 덮쳤다.

하민은 손바닥의 고무공을 꽉 쥐었다.
여덟 번의 진동이 울리며 공간이 흔들렸다.

“나는 되감기를 끝냈고,
이제 반복조차 선택하지 않는다!”
그의 외침이 어둠을 가르며 퍼져나갔다.




7. 깨진 거울


공간이 폭발하며 수많은 거울이 깨졌다.

그 조각 속에서 하민은 수천 개의 이름을 보았다.

그중 절반은 ‘민하’로, 절반은 ‘하민’으로 적혀 있었다.
그러나 한 조각만이 아무 이름도 새겨지지 않았다.

하민은 그 조각을 집어 들며 속삭였다.


“이게 나야.
아직 기록되지 않은 이름.”

민하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미소 지었다.

“그래, 그게 네 증명이겠지.


하지만 기억해.

이 도시는 아직 이름 없는 자를 용서하지 않아.”




클리프행어


심문관의 목소리가 마지막으로 울렸다.


“첫 번째 파편, 이름의 심문은 통과되었다.
그러나 증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민하가 사라진 자리에서,
하민의 이름이 공중에 새겨졌다.

[하민 : 통과자 – 불안정]
그리고 그 아래, 희미하게 번지는 또 다른 문구.

[다음 문이 열린다.]




다음 화 예고


[시즌 2 – 3화] 이름 없는 거리 ― “두 번째 파편의 기억”




저작권 안내

ⓒ 2025 레오 송 All Rights Reserved.
본 연재 소설의 모든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으며, 무단 복제·배포·2차 가공을 금합니다.
인용이나 공유 시 반드시 출처를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적 이용, 불법 전재 및 배포를 금합니다.




#웹소설 #판타지소설 #현대판타지 #도시판타지 #쉐미니 #선택의신학 #9개의문 #시즌2 #이름의심문 #브런치연재


화, 목, 토 연재
이전 12화9개의 문(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