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 – 8화: 시간의 심연
시즌 2 – 8화
〈시간의 심연〉
모든 소리가 멎었다.
하늘은 붉게 흔들렸고, 그 중심에서 열린 문 하나가
소년을 부르고 있었다.
그 문 너머로부터
시간이 깨어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 너머의 세계
소년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문 안쪽은 빛도, 어둠도 아닌 무채의 공간이었다.
그곳에는 방향도, 바람도, 그림자도 없었다.
오직 하나 —
수천 개의 시계가 허공에 떠 있었다.
각각의 시계는
서로 다른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고,
어떤 것은 멈춰 있었으며,
어떤 것은 거꾸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곳이… 시간의 심연.’
소년의 심장이 조용히 뛰었다.
투명한 심장에서 희미한 빛이 번져 나왔다.
그 순간, 공간의 한가운데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울렸다.
“너는 이제 하셈의 시간 속으로 들어왔다.”
시간의 수호자
빛 속에서 한 인물이 나타났다.
그의 눈은 별빛처럼 깊고,
그의 이마에는 세 개의 표식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자카르.
하셈의 기억을 지키는 자이자,
잃어버린 선택을 기록하는 자다.”
소년은 고개를 숙였다.
“나는 내 심장을 따라 여기로 왔습니다.
내일을 위해… 선택을 완성하기 위해.”
자카르는 천천히 미소 지었다.
“선택은 언제나 시간을 흔든다.
그리고 그 흔들림이,
네가 사는 세계의 균형을 결정한다.”
시간의 시험
자카르는 손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허공의 시계들이 동시에 울리기 시작했다.
틱, 탁… 틱, 탁…
시간이 흐르는 소리가
소년의 머릿속으로 흘러들었다.
그 속에서 수많은 장면들이 펼쳐졌다.
그의 과거, 잊혀진 선택,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이 심연에서는 네가 다른 시간의 너를 보게 될 것이다.”
― 자카르
소년은 눈앞의 장면에 숨을 삼켰다.
또 다른 자신
눈앞에 한 소년이 서 있었다.
그는 같은 얼굴, 같은 눈빛이었지만
그의 옷은 검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의 손에는 네오의 검이 쥐어져 있었다.
“넌 누구야?”
소년의 질문에 그가 대답했다.
“나는 네가 시간이 허락하지 않은 선택이야.”
“무슨 뜻이지?”
“너는 늘 옳은 길을 선택하려 했지.
하지만 때로는 틀린 선택이
하셈의 길일 때도 있었다.”
소년의 눈이 흔들렸다.
“그건… 죄의 길이야.”
“아니, 그것은 회복의 길이다.”
그의 또 다른 자아가 속삭였다.
시간의 균열
그 순간,
수많은 시계가 동시에 부서지기 시작했다.
자카르의 목소리가 공간을 울렸다.
“시간이 너의 결정을 기다린다.”
소년의 심장이 요동쳤다.
그 안의 빛이 불규칙하게 뛰며
시간의 벽을 흔들었다.
‘선택이… 시간을 움직이고 있어…’
그의 앞에 두 길이 열렸다.
하나는 잃어버린 과거로 돌아가는 길.
다른 하나는 미래로 직진하는 길.
소년은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조용히 속삭였다.
“시간은 내가 걷는 길이지,
나를 가두는 벽이 아니야.”
선택의 발걸음
그의 발밑에서 붉은 빛이 피어올랐다.
심장의 파동이 공간 전체를 울리며
무너진 시계들을 다시 맞춰 세웠다.
소년은 걸음을 내디뎠다.
그의 앞에는 이제 더 이상 두 갈래의 길이 없었다.
모든 시간이 한 점으로 모이고 있었다.
“하셈이 허락하신 때가 이르면,
모든 선택은 하나의 길로 수렴된다.”
― 자카르
소년은 고개를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그 시간을 향해 걷겠다.”
클리프행어
자카르가 미소 지으며 손을 뻗었다.
“좋다.
하지만 잊지 마라,
시간의 심연에는 아직 하나의 그림자가 남아 있다.”
그 순간,
공간의 끝에서 균열이 일어났다.
그 틈새로,
네오의 잔영이 미소 짓고 있었다.
“시간의 심장은… 아직 내 것이다.”
소년의 눈빛이 붉게 빛났다.
“그럼, 시간 속에서도 널 다시 이길 뿐이야.”
시간의 심연이 폭발하며
새로운 장이 열렸다.
다음화 예고
시즌 2 – 9화: 잊혀진 날들의 기록
시간의 심연에서 깨어난 소년은
하셈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
창조 이전의 선택과 인간의 기원을 마주하게 된다.
ⓒ 레오, 2024. 아르케와 네오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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