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 – 9화: 잊혀진 날들의 기록
아르케와 네오의 기록(연재)
시즌 2 – 9화 〈잊혀진 날들의 기록〉
“모든 시작에는 기억이 있었다.
기억은 말이 되었고,
말은 빛을 낳았다.”
1. 시간의 끝에서
소년은 심연의 폭풍 속에서 깨어났다.
공간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무한한 하얀 빛이었다.
그는 자신이 더 이상 ‘현재’에 있지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시간이 멈춘 것이 아니라, 시간 이전으로 되돌아온 것.
그의 발밑에서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은 말처럼 속삭였다.
“여기서부터 모든 선택이 시작되었다.”
소년은 고개를 들었다.
멀리, 거대한 원형의 빛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중심에서 하셈의 이름이 울리고 있었다.
2. 창조 이전의 장
빛의 바다 속에서 수많은 문양이 떠올랐다.
그것은 언어도, 물질도 아닌 형태 이전의 기호.
자카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이것은 ‘잊혀진 날들의 기록’.
인간의 첫 기억이 기록된 하셈의 장이다.
네 심장이 깨어났기에,
이제 그 기록을 볼 자격이 주어졌다.”
소년의 앞에 펼쳐진 기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살아 있는 듯,
빛의 문장으로 서로 엮이며
한 장면을 이루었다.
그는 숨을 삼켰다.
그곳에는 첫 인간의 그림자가 서 있었다.
3. 첫 번째 선택
빛의 중앙에서 한 존재가 일어섰다.
그의 눈은 순수했고, 손에는 아무것도 쥐지 않았다.
자카르가 속삭였다.
“그는 첫 선택자.
그러나 완전한 자유 속에서
자신을 바라본 최초의 존재였다.”
소년은 물었다.
“그가 죄를 지었나요?”
“아니, 그는 거울을 본 것이다.
그리고 거울 속에서 ‘다른 가능성’을 본 순간,
시간은 태어났다.”
소년의 눈이 흔들렸다.
“즉, 시간은 타락이 아니라 자각으로부터 시작된 건가요?”
자카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하셈은 시간을 ‘벌’이 아닌 ‘기회’로 만드셨다.
기억이 잊히는 것은 저주가 아니라
회복의 여정이기 때문이다.”
4. 잊혀진 이름
소년은 첫 인간의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그의 입술이 움직였다.
“나는 기억한다.
그러나 그 기억이 나를 무너뜨린다.”
순간, 소년의 심장이 강하게 뛰었다.
그 속에서 이름 하나가 깨어났다.
그 이름은 너무도 익숙하면서,
동시에 낯설었다.
‘아르케…’
소년은 무릎을 꿇었다.
“그 이름은… 나의 기원인가요?”
자카르는 미소 지었다.
“그 이름은 모든 존재의 첫 울림이자,
네가 되찾아야 할 진실이다.”
5. 시간의 파문
공간이 흔들렸다.
빛의 장이 갈라지며 검은 균열이 번졌다.
그 균열 속에서
네오의 잔영이 다시 나타났다.
“너는 여전히 과거에 매여 있구나.
기억은 족쇄다.
네가 그것을 믿는 순간,
시간은 다시 너를 삼킬 것이다.”
소년은 눈을 감았다.
투명한 심장에서 붉은 빛이 번졌다.
“아니, 나는 기억을 믿지 않아.
나는 그 기억을 해석한다.”
빛이 폭발하며 네오의 그림자가 사라졌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깊은 정적과 한 줄의 빛.
6. 잊혀진 날의 의미
자카르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하셈은 인간에게 시간을 주셨다.
그 이유는 죄를 심판하기 위함이 아니라,
선택을 완성시키기 위함이다.”
소년은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렇다면 나의 시간은… 회복의 여정이군요.”
자카르는 미소 지었다.
“그대의 이름은 잊혔지만,
하셈의 기억 안에서는
단 한순간도 잃어버린 적이 없다.”
소년은 가슴에 손을 얹었다.
심장이, 다시 박동했다.
7. 클리프행어
시간의 장이 닫히기 전,
멀리서 또 다른 목소리가 울려왔다.
“기억의 끝에는 아직 봉인된 선택이 남아 있다.”
소년이 고개를 들었을 때,
빛의 수면 위에 - ‘네오의 문장’ - 이 떠올랐다.
그 문장은 두 세계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는
최후의 기호였다.
소년은 속삭였다.
“하셈, 이제 제가 그 문장을 해독하겠습니다.”
하늘이 뒤틀리며,
새로운 여정의 문이 열렸다.
다음화 예고
시즌 2 – 10화 : 봉인된 문장의 비밀
소년은 하셈의 기록 속에서
빛과 어둠의 언어가 처음 분리된 그날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창조의 문장을 해독하고,
인간이 왜 ‘말로 죄를 지었다’는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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