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의 문(연재)

시즌 3 - 2화: 어둠의 리듬 - 남겨진 자의 노래

by Leo Song

9개의 문(연재)



시즌 3 - 2화: 어둠의 리듬 - “남겨진 자의 노래”



인트로


빛이 돌아온 세계에서
진정한 침묵은 사라지지 않았다.
도시의 골목마다 미세한 울림이 번지고 있었다.


그것은 공기의 떨림이 아니라,
남겨진 자들의 노래였다.


하민은 그 노래를 들었다.
그 음율은 단조롭고 느렸지만,
그 안에는 절망보다 깊은 그리움의 진동이 있었다.



이전 이야기


쉐미니 이후의 세계에서
하민은 되돌아오지 않은 자들의 흔적 ―
빛의 잔향을 감지했다.


그는 그들이 단순히 사라진 존재가 아니라,
빛과 어둠 사이에 머물러 있는 하셈의 미완의 조각임을 깨달았다.


그때, 도윤이 나타나 다시 균형을 흔들기 시작했다.



1. 잔향의 도시


도시는 살아 있었지만,
그 생명은 여전히 불안정한 호흡 위에 서 있었다.
빛이 스며들면 어둠이 울었고,
어둠이 잠잠해지면 빛이 흔들렸다.


하민은 그 경계를 걷고 있었다.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은
하나의 맥박처럼 규칙적이면서도,
어딘가 어긋난 리듬을 품고 있었다.


그는 속삭였다.


“하셈, 왜 이 빛은 완전하지 않은가요?”

그러자 내면에서 미세한 답이 들려왔다.


“완전은 머무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이다.”



2. 남겨진 자


밤의 끝자락,
하민은 오래된 교회의 폐허에서
낯선 울음을 들었다.


그 울음은 인간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빛과 어둠 사이에서 길을 잃은 존재의 호흡 같았다.


그곳에는 한 여인이 앉아 있었다.
흰 옷이 먼지에 덮여 회색이 되었고,
그의 머리카락은 길게 늘어져 있었다.


하민이 다가가자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그 눈은 맑았으나,
그 안에는 살아 있는 절망이 있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하민이 물었다.


그녀는 낮게 대답했다.

“나는, 돌아오지 못한 자들의 노래입니다.”



3. 어둠의 리듬


그녀는 노래하기 시작했다.
말이 아닌, 공기의 울림으로.


노래가 시작되자
도시의 불빛들이 하나둘 깜박였다.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세상의 시간이 잠시 멈춘 듯했다.


하민의 심장이 그 리듬에 맞춰 뛰기 시작했다.
그것은 낯선 리듬이었지만,
어딘가 태초의 시간과 닮아 있었다.


그는 깨달았다.
빛의 완성은 새로운 시작이지만,
어둠의 리듬은 기억의 회복이었다.



4. 회상의 문


그녀의 노래가 끝나자,
하민의 눈앞에 오래된 장면이 떠올랐다.


도윤과 함께,


그가 처음 문을 열었던 그날.

두려움과 희망이 동시에 깃든 그 첫 순간.

그때 하민은 말했다.


“만약 우리가 이 문을 통과한다면,
우리의 이름은 남지 않겠지?”

도윤이 대답했다.


“남지 않아야 한다.
남는 이름은 빛이 아니라, 그림자니까.”

그 기억이 사라지며,
하민은 조용히 눈을 떴다.


눈앞의 여인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 자리에는 단 하나,
검은 빛의 파편이 남아 있었다.
그것은 고요히 빛나며,
심장의 리듬에 맞춰 떨리고 있었다.



클리프행어


하민은 그 파편을 손에 쥐었다.
그 순간, 도시 전체가 흔들렸다.
하늘 위로 거대한 문양이 피어올랐다.


그 문양은 완전한 원이 아니라,
열린 고리 형태였다.

그의 내면에서 음성이 울렸다.


“쉐미니의 끝에는 열 번째 문이 있다.
그러나 그 문은 열릴 수 없다.
왜냐하면 그 문은, 너 자신이기 때문이다.”



다음 화 예고


[시즌 3 – 3화] 열 번째 문 ― “보이지 않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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