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의 문(연재)

시즌 3 - 6화: 기억의 끝 - 잊혀진 자들의 이름

by Leo Song

9개의 문




시즌 3 - 6화: 기억의 끝 - “잊혀진 자들의 이름”



인트로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하셈의 시간 속에서 다른 형태로 보존될 뿐이다.


하민은 빛의 증언이 끝난 후,
도시의 심장부로 향했다.


그곳은 인간이 가장 오래된 기억을 숨겨둔 자리 -
“잊혀진 자들의 기록소.”


그가 그곳에 들어선 순간,
시간은 멈추고,
세상은 하셈의 기억 속으로 잠겼다.



이전 이야기


도윤은 하민에게 말했다.


“이제 마지막 문이 남았다.
그 문은 ‘기억의 끝’에 있다.”


하민은 깨달았다.
문을 여는 일은 더 이상 외부의 사건이 아니라,
내면의 증언과 회복의 과정임을.


그는 “에데르의 서약”을 받아들였고,
이제 마지막 문 - 기억의 문 - 으로 향한다.



1. 잊혀진 자들의 기록소


도시의 중심, 오래된 도서관 같은 건물.
그러나 그 문을 넘는 순간,
하민은 곧장 빛과 기억이 겹쳐진 차원으로 들어갔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수천 개의 빛의 조각,
그 하나하나가 이름이었다.


울지 못한 아이의 이름,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한 아버지의 이름,
끝내 용서받지 못한 자의 이름.


그 이름들이 빛의 비문(碑文) 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하민은 그 속을 걸었다.
그의 발걸음마다 기억들이 반응하며
짧은 이야기로 피어났다.


“그날, 나는 그를 놓쳤다.”

“그는 내 이름을 몰랐다.”

“나는 여전히 기다린다.”


그 수많은 속삭임은 슬프지 않았다.
그것은 회복을 기다리는 침묵이었다.



2. 하셈의 기억


그때, 하늘에서 낮은 울림이 들려왔다.


“하민, 네가 듣는 모든 이름은 나의 기억 안에 있느니라.”


하민은 고개를 들었다.
하늘이 갈라지며,
거대한 빛의 구체가 나타났다.

그 중심에서 한 문장이 새겨졌다.


“나는 잊지 않는다.”

그 문장은 하민의 가슴으로 스며들었다.
그는 무릎을 꿇었다.


“하셈, 이 모든 이름이 당신의 심장 안에 있다면,
그 잊혀진 자들은 어디로 돌아가야 합니까?”

“그들은 빛으로 돌아오리라.
그러나 그 빛은 고통을 통과해야만 완전해지느니라.”


그 말과 함께,
하민의 주변에 있던 이름들이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하셈의 기억 속으로 통합되고 있었다.



3. 이름의 회복


도윤이 나타났다.
그의 몸은 거의 투명에 가까웠다.

“하민, 이제 봤지?
빛은 승리가 아니라 기억의 회복이야.”


“그럼, 그들은 구원받은 건가?”

“아니.
그들은 하셈의 기억으로 돌아간 거야.
기억은 구원의 첫 문이자 마지막 문이지.”

하민이 말했다.


“그럼 ‘잊혀진 자들의 이름’은…?”

도윤이 대답했다.


“잊힌 게 아니라, 하셈의 기억 안에서 새롭게 불려지는 중이야.”


그 말이 끝나자,
공기 중의 빛이 다시 피어올랐다.

각기 다른 색의 빛줄기들이 하늘로 향했고,
그 중심에서 거대한 문양이 완성되었다.

그 문양은 바로
하셈의 이름(השם) 이었다.



4. 기억의 끝에서


하민은 눈을 감았다.
도시의 모든 소리가 멈췄고,
그의 내면에서만 하셈의 숨결이 들렸다.


“하민, 이제 네 안에도 나의 이름이 새겨졌느니라.
기억은 나의 생명이며,
그 생명은 잃은 자들을 다시 부르리라.”


그 말이 끝나자,
하민의 가슴에서 빛이 폭발했다.


수천 개의 이름이 동시에 울렸다.
그 울림은 도시를 넘어,
하늘로, 별로, 그리고 시간의 경계를 넘어 퍼져나갔다.



클리프행어


빛이 가라앉고,
하민은 마지막으로 남은 이름 하나를 보았다.
그 이름은 흐릿했으나,
명확히 보였다.


“도윤.”


그가 돌아보자,
도윤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의 자리에 남은 것은 한 줄의 문장.


“기억의 끝은 시작의 자리.”



다음 화 예고


[시즌 3 - 7화] 이름의 서 - “하셈의 언어가 깨어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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