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의 문(연재)

시즌 4 - 4화: 보이지 않는 도시

by Leo Song

9개의 문



시즌 4 - 4화: 보이지 않는 도시


인트로


모든 도시는 기록된다.

주소가 있고,
좌표가 있고,
데이터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믿는다.


지도에 있는 곳만이
존재한다고.

하지만

지도에 없는 도시가 있다.


기록되지 않았지만,
사라지지 않은 곳.

그곳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이전 이야기


민호는 남쪽 구역에서
‘기록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시스템 밖에서
이름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이었다.


삭제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가운데
그들은 이름을 불렀고,

삭제는 멈췄다.


그 순간
중앙 관리자 A-00이 말했다.

“새로운 변수 확인.”



1. 경계


지우가 말했다.

“이쪽이에요.”


민호는 그녀를 따라
골목 깊숙이 들어갔다.

익숙했던 거리였다.
분명 몇 번은 지나갔던 길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골목 끝이
이상하게 흐려져 있었다.


마치
공기가 거기서 끊긴 것처럼.


민호가 멈췄다.

“…여기, 원래 막다른 길 아니었나요?”


도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원래는 더 이어져 있었어.”


지우가 조용히 말했다.

“이제는 지도에서 사라졌죠.”



2. 통과


지우가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 흐릿한 공간을 밀었다.


순간
공기가 갈라졌다.


민호의 눈이 크게 떠졌다.

벽이 아니었다.

막혀 있던 공간이
열리고 있었다.


지우가 말했다.

“들어오세요.”


민호는 잠시 망설였다.

그 안은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이상하게 밝았다.

그러나 그 빛은
익숙하지 않았다.


민호는 한 발 내디뎠다.



3. 보이지 않는 도시


그 순간
세계가 바뀌었다.


거리였다.


분명 도시였다.

건물도 있고
사람도 있고
불빛도 있었다.

하지만 이상했다.


간판이 없었다.
주소가 없었다.
신호등도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것도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민호가 숨을 삼켰다.

“…여긴…”


지우가 말했다.

“비기록 도시.”



4. 존재 방식


사람들이 지나갔다.

그들은 서로를 보았다.
서로를 인식했다.

하지만
그들의 손에는
휴대폰이 없었다.


지도도 없었다.
인증도 없었다.


민호가 물었다.

“그럼 이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갑니까?”


도현이 대답했다.

“기억으로.”


민호의 눈이 흔들렸다.

“기억이요?”


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 기억하면
그 존재는 유지돼요.”

“아무도 기억하지 않으면?”


짧은 정적.

도현이 말했다.

“…사라집니다.”



5. 다른 기준


민호는 한 노인을 바라봤다.

노인은
천천히 길을 걷고 있었다.


그를 지나가는 사람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을 부르지는 않았지만
그를 알고 있었다.


민호가 물었다.

“저 사람은 누구죠?”


지우가 말했다.

“모두가 기억하는 사람.”


민호가 다시 물었다.

“그럼… 가장 안전한 사람입니까?”


도현이 웃었다.

“아니.”

“가장 위험한 사람이야.”


민호의 눈이 좁아졌다.



6. 충돌


그 순간
하늘이 흔들렸다.


민호의 시야 위로
검은 선이 나타났다.


A-00.

“비기록 구역 발견.”


지우가 숨을 삼켰다.

“…들어왔어.”


도현이 낮게 말했다.

“여긴 원래 못 들어오는데…”

검은 선이
도시 위를 가로질렀다.

건물 일부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멈췄다.


민호의 심장이 뛰었다.

“여기도… 삭제되는 겁니까?”


A-00의 목소리가 울렸다.

“기록되지 않은 영역은
불안정하다.”



7. 존재의 선언


민호는 이를 악물었다.

“여긴 지워지면 안 됩니다.”


A-00이 답했다.

“존재하지 않는 것은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민호의 눈이 흔들렸다.

“…존재하지 않는다고요?”

“기록되지 않았으니까.”


그 순간
지우가 말했다.

“민호.”

“여긴 시스템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해요.”


도현이 말했다.

“이건 기록이 아니라
기억이야.”


민호의 손이 떨렸다.



클리프행어


민호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말했다.

“…그럼 내가 기록하겠습니다.”


그 순간
비기록 도시 전체가
흔들렸다.

빛이 퍼졌다.


A-00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불가능.”


민호의 눈이 흔들렸다.

이건
시도조차 없었던 일이었다.


그는 숨을 삼켰다.


기억을 기록으로 바꾸는 순간.

세계가 변하기 시작했다.



다음 화 예고


시즌 4 ― 5화
중앙 기록 구조



저작권


ⓒ 쉐미니의 길 연구팀
무단 복제·배포·변형을 금합니다.
인용 시 반드시 출처를 명시해 주십시오.



#9개의문 #웹소설 #판타지소설 #도시판타지 #브런치연재 #시즌4 #보이지않는도시 #비기록도시 #기억과존재 #연재소설







매거진의 이전글9개의 문(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