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길어디든 스며들어자기를 내세우지 않고어떤 모양에도 담기는현자 같은 물이지만손님을 기다리던이불 가게를 집어삼키고하늘색 지붕만 남아거기 집이 있었음을 증언하는냉정한 물의 뒷모습은등골이 서늘해진다생각해 보면물은 그저 정해진 자기의 길을 가는 것일 뿐인데 그 길을 막아선 우리는또 그 물을 무서워하며스스로萬物의 靈長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