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뜨락 심리상담후기
내담자가 처음 그린 그림
마인뜨락 심리상담후기
지금부터 쓰게 될 이야기는, 나에게 치료와 상담을 받는 내담자의 평범하지만 귀하고 값진, 상담에 관련된 이야기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분석한 내용은 작성하지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미술치료, 미술심리상담 등을 직업으로 하시는 분들은 그림을 보고 어느 정도 캐치하실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에, 그림에 대한 해석이나 분석을 하신다면, 그로 인해 내담자에 대해 미리 예측하거나, 또는 오해나 오인이 있더라도, 혼자서 간직하시길 바란다.
왜냐하면, 앞으로 브런치를 통해 알려질, 내담자의 그림과 우리의 상담 이야기는,
상담시간에 있었던 일들에 관한 것이고,
이 글을 읽는 시간은 정말 소중하고 따뜻해지길 바라기에,
상담후기를 다루는 소설이 되길 소망한다.
"세상에. 진짜 그림 잘 그리네요!
상담사이자 치료사인 내가 내담자의 그림을 보고 이야기 한 첫 문장이다. 이 그림을 5분~10분 사이에 그렸기 때문이다. 그림에 대한 이미지도 없었고, 그냥 혼자서 생각나는 것을 그렸기에, 나는 매우 놀랐다.
처음과 두 번째 만남에서는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세 번째 만남에서 상담을 하다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생각나는 것을 그려보자고 이야기를 했더니, 이렇게 멋진 그림을 그렸다.
정말 기분이 좋았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의 뇌파 수치들도 안정적이었다.
그림을 그리지 않을 때, Busy-Brain/SMR이라는 수치가 높아서, Rumination과 강박이 있는,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보였다.
아, 나는 상담을 하고 있고, 뇌파치료도 같이 하고 있다. 밑의 표를 작성하며 훈련을 하고, 상담도 같이 병행하는데,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잘 몰라도 괜찮다. 나랑 내담자만 알면 되니까. 그리고 이 표는 내가 일하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의 개인 자산이기 때문에, 앞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나: 그림을 그릴 때 느낌이 어때요?
내담자: 잘 모르겠어요.
나: 느낌은 잘 모르겠지만, 수치는 생각보다 안정적인 것 같은데, 몸의 반응은 그림을 그릴 때 집중도 잘하고, 차분해지는 느낌인 것 같아요!
내담자: 그렇지만 느낌은 그냥 그래요. 엄청 차분한 것 같지는 않고, 그래도 뇌파훈련보다는 그림 그리는 게 재미있어요.
나: 그럼요 당연하죠. 뭔가를 하기 위해,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렵고 귀찮고 지루한 일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재미있고, 흥미가 있고, 새롭고, 성취감도 있으니 얼마나 재미있겠어요.
내담자: 맞아요. 앞으로도 그림을 종종 그려도 괜찮나요?
나: 네 당연히 가능합니다. 앞으로는 훈련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그림도 같이 그려요.
내담자: 좋아요. 다음번에도 그림 그려야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3회기 훈련 및 상담을 마쳤다.
1,2회기에서 기본적인 부분들을 알려주고, 내가 알아야 할 부분이 있어서 미처 내담자의 느낌을 신경 쓰지 못했다는 것이 약간 아쉬웠고, 그럼에도 지금이라도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했다.
앞으로도 그림을 그려가며, 스스로 뇌파 및 자율신경계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도 나눌 예정이다.
다음 상담시간이 매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