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결산하는 거시트렌드
하루하루 참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술변화만 주목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정치, 경제 등 매일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뉴스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래서 정신을 차리고 우리가 어떤 변화의 물결에 서 있는지 알아봐야 하겠습니다.
거시적인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활용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STEEP 분석이 있습니다. 이 분석 프레임을 가지고 사회, 기술, 경제, 환경, 정치 영역의 트렌드를 살펴보았고, 이 결과를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 참고로 STEEP 분석은 Social(사회적), Technological(기술적), Economic(경제적), Environmental(환경적), Political(정치적) 영역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기법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우리는 개인 맞춤형 소비, 기술 혁신과 보안, 경제적 유연성, 지속 가능한 환경 관리, 그리고 복잡한 규제 환경이 맞물리는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사회적 변화와 기술 혁신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공급망의 투명성 관리와 리스크 대응 능력을 높이고, 투자의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위한 통합적 데이터 분석과 전략 재정립이 필수화가 되었습니다. 이를 종합하여 판단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우리의 생존역량이 될 것 같습니다.
첫번째 사회적 변화입니다. '개인 맞춤형 소비의 시대'의 확산입니다. 개인화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트렌드이긴 한데, 가속화되어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GenZ로 대표되는 미래 주 소비자는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초 개인화 상품을 선호하며, 소비 과정에서 겪게되는 나만의 경험을 극단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또한 이들은 친환경과 윤리적 가치를 추구하는 목적 중심의 가치소비를 중시합니다. 환경뿐만 아니라 브랜드 철학, 메시지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희소성을 가진 특별한 상품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800억원에 낙찰된 빈플의 NFT 작품, 빈티지 명품을 사고 파는 리셀 시장의 빠른 성장은 이러한 소비자의 가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두번째 기술적 변화 입니다. 우리 생활은 AI 등장 전과 후로 나뉠 수 있겠습니다. AI 기술의 확산과 보안영역에서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자율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인공지능인 '에이전틱 AI'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IT 기업 가트너는 2025 기술 트렌드로 지능형 감지기술과 사이버 보안 기술을 꼽았습니다. 일상에서 쉽게 인지할 수 없는 작은 센서로 정보를 수집하고 원거리 통신을 가능케 하는 '앰비언트 인텔리전스' 기술이 소비자의 편의를 혁신적으로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무인 매장에서 자동 결제 시스템이 빠르게 보급되는 현상이 이러한 기술 변화를 반영한 사례입니다. 또한 AI 발전과 함께 급속도로 증가하는 허위 정보와의 싸움에서 AI 기반 보안 기술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핫한 영역 경제적 변화입니다. '유연성과 효율화의 극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하루하루 깊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무역과 기술 경쟁으로 경제적 민족주의가 강화되고 있으며, 매일매일 달라지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들은 AI 기반의 플랫폼을 통해 공급망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유연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암호화폐와 같은 디지털 자산의 토큰화가 가속화되면서 부동산, 예술품 등 전통적인 자산이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자산으로 변모하고 그 규모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환경에서는 탈탄소 등의 환경 친화적인 방법과 원전 등 그와 반대되는 산업친화적인 안건이 공존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 축은 지속가능성과 순환경제를 필두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리, 탄소 배출권 거래 참여, 제품 생애주기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7년부터 시행될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제품 패스포트(DPP)는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순환경제를 촉진하는 중요한 규제입니다.
마지막, 가장 혼란스러운 정치적 변화입니다. 미-중으로 대표되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무역과 기술 경쟁이 그 어느때보다 심화되고 있습니다. Open AI를 필두로 한 미국의 AI 기술 패권 장악과, 올해 초 전세계를 센세이션에 빠뜨린 패스트 팔로워 중국의 Deep Seek 등장 등 기술의 정치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패권 전쟁을 기반으로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 복잡한 규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탄소규제와 원전 등 각국의 규제와 세제가 더욱 파편화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유연하게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분산형 거버넌스와 리스크 관리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러한 변화들이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합니다. 개인 맞춤형 소비가 일반화되고, AI 기술이 일상 전반을 혁신하며, 경제적 유연성과 지속 가능한 환경 관리가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정치적 갈등과 복잡한 규제 환경 속에서 효율적이고 투명한 거버넌스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사회적 변화와 기술 혁신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공급망의 투명성 관리와 리스크 대응 능력의 향상, 효율적인 자원 배분과 전략적 재정립을 위한 통합적인 데이터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단순한 적응을 넘어 능동적으로 변화를 이끄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요구합니다. '기술 사회에서 대체될 인간으로 존재할 것인가, 기술을 만들고 사용하는 주체로서 어떤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를 고민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