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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trl Magazine Mar 11. 2022

AI와 알고리즘은 너무 과대평가 됐다

사진=응용수학자 데이비드 섬프터의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


요즘 유튜브나 틱톡 등을 보면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의 인도로 오게됐습니다', '알고리즘의 은총을 내려주십시요' 등의 댓글을 종종 볼 수 있어요. 반쯤 농담삼아 하는 말들이긴 하지만, 요즘 사회에 이 '알고리즘'이란 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런 '알고리즘의 시대'에 의혹을 드러내는 책이 출간됐는데,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 응용수학과 교수 데이비드 섬프터의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이 그것이에요.


가끔 제목이나 간단한 소개글 등만 봐도 어떤 강렬한 끌림을 느끼는 책들이 있는데, 이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이 바로 그런 책이었습니다. 데이비드 섬프터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대형 소셜플랫폼에 대한 음모론은 거의 대부분 허황된 것이다.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통해 사람의 감정이나 경향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건 대개 과장된 홍보일 뿐이다. 알고리즘은 일종의 통계이지 전지전능이 아니다.  

▲AI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리 대단한 수준이 아니다. 아직까지는.


사실 노래 한 두곡만 들어도 취향에 맞는 음악들을 척척 찾아주는 음악 큐레이팅 서비스나 '바둑의 신'에 등극한 인공지능 알파고 등을 생각해보면 이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주장이긴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수학과 과학을 통해 알고리즘과 AI에 대한 선입견을 깨트려줍니다.


예를 들어 저자는 '미즈 팩맨'이라는 게임에서 AI가 최고점인 99만9999점을 획득할 수 있었던 건 초기에 정보를 충분히 제공했기때문이지 아예 아무 정보도 주지 않은 상태에서 달성한 결과치가 아니며, 사람처럼 어떤 게임을 보자마자 플레이 방법을 인식하거나 원래 목적을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는건 여전히 AI에겐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또 알고리즘이란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을 분류하고 이들이 자주 선택한 결과치를 제안하는 것이지, 알고리즘 그 자체가 특별하거나 반드시 적중하는 것이 아니라고도 강조합니다. 오히려 저자는 페이스북이나 아마존, 유튜브 등이 중요하게 여기는건 각 회원의 좋아요 활동이나 사진, 개인 정보 등의 데이터이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데이터에 대해 너무 가볍게 여기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하죠. 


물론 지금의 AI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알고리즘은 일상을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AI와 알고리즘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만병통치약이나 만능키라고 부르는건 시기상조이고 언제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많은 인플루언서와 미디어들은 AI와 알고리즘을 마치 전지전능한 솔루션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고, 이는 각종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 등의 플랫폼의 확산과 맞물리면서 거의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는 사람도 점점 늘고 있죠.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예외가 아닙니다. 최근 'AI가 분석한 빅데이터, 차트', '유튜브 알고리즘 분석', 'AI가 추천해 주는 음악, 영화' 등과 같이 AI나 빅데이터, 알고리즘과 같은 단어를 포함한 마케팅이 부쩍 늘고 있는걸 보면요. 그렇지만 이는 비즈니스적인 홍보일뿐이지 AI와 알고리즘이 추천한다고 해서 반드시 내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고, 그것에 얽매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대단한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우리의 데이터가 우선적으로 필요하고, 그 데이터를 제공할지 말지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애당초 이 알고리즘이란 것도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낸 것고요. AI와 알고리즘을 너무 광신하거나 얽매이지 않아도 됩니다. 아직은 사람이 먼저인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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